"어제 낮잠을 잤어요. 아니 오늘일지도 몰라요. 헷갈리네요."
"어떻게 잠을 잔 본인이 그걸 잊어버릴 수 있죠?"
"제 이야기를 들어봐요. 요즘 엄청 피곤했거든요. 이런 저런 일들이 겹치고 요런저런 생각들이 쌓였어요."
"그래서요?"
"갑자기 피로가 몰려온거죠. 그래서 잠을 잤어요. 해가 정상을 찍고 하강하려 할 때였죠."
"오후."
"맞아요. 그리고 실컷 자고 일어났어요. 몸이 개운해서 일년은 잔 듯한 느낌이었죠. 해는 막 뒷산으로 숨으려 하고 있었죠."
"3시간 정도? 27시간?"
"몇 시인지, 손목시계를 봤어요. 이상했어요. 해가 아직 있는데 바늘이 9시 15분을 가리키는 거예요."
"고장 아니면 장난?"
"그때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시간이 남들보다 빨라진 건 아닐까? 아니면 느려진 게 아닐까?"
"잠이 덜 깼네요."
"나의 시간이 달라진 느낌이랄까. 낮잠을 자기 전에는 세상의 시간과 똑같았는데, 잠에서 깨어보니 나만의 시간으로 세팅되었달까? 피로와 낮잠. 피로 탓일까요, 낮잠 탓일까요. 역시 둘 다 때문이겠죠?"
"이야기는 끝났나요?"
"아무래도 세상의 시간과 다르게 살면 피곤할 것 같더라고요. 시간을 맞추려고 노력을 해봤는데..."
"아직 남았나요?"
"제 생각에는...지금은 세상의 시간보다 한시간 정도 차이가 날 것 같아요. 아무리 해도 한시간은 차이가 나더라고요."
"......"
"이해 하시죠?"
"평범한 변명은 없나요? 거미줄로 추락하는 비행기에 탄 승객을 구했다거나, 돌연변이 악당으로부터 도시를 지켰다거나?"
"낮잠으로 피곤에 탄 저를 구한 건?"
"덕분에 약속시간을 지키진 못했네요."
남들과 다른 시간 속에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남들과 다른 속도로 살고 있는 건가.
요즘! 밧데리를 갈아줘야 하나.
잠이나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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