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벡신스키의 작품을 보며 / 안해원

in #kr7 years ago (edited)



벡신스키의 작품을 보며 / 안해원

아파야 한다면 아픔으로
죽어야 한다면 죽음으로
헤어짐은 죽음보다 더한 징벌이기에
진홍빛칼날 위에 하나 되길 원했다

발과 손이 묶여버린 이슬같은 순수
말라버린 육체의 미동도 없이
굳은 정절의 구토로 뒤섞인 슬픔
하나되어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신념
그것은 사랑의 절규인가 속박의 시위인가

폐허 위에 세워야 할 진실
죽음도 전율한 사랑의 영원함
이보다 더한 진실은 없다
벡신스키는 알고 있다
그들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위선이 원하고 있음을

사랑의 결말이 참혹할지라도
참혹함이 충격으로 다가올지라도
두려움없이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산 자의 사랑을 원하기 때문이다
죽음조차 영원한 벡신스키의 표현을 버리고
진실할 수 없는 우리를 알기에

<*벡신스키 / 1929년-폴란드 카르파티아 산맥 근처의 도시 "샤녹(SANOK)"에서 출생
유년시절을 2차대전의 영향으로 암울함 속에서 보냄. 폴란드 현대 예술의 대표주자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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