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중 체임벌린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야당은 그에게 총리직 사퇴를 요구한다. 히틀러에 대한 유화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의미였다. 강한 사퇴요구에 체임벌린은 물러나고, 맘에 들진 않지만 자신의 후계자로 윈스턴 처칠을 지목한다. 야당과의 전시 내각을 구성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다. 처칠은 보수당과 왕실 내에서 환영받지 못한 인사였다. 과거에 했던 전쟁은 실패한 경우가 많았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독일과 협상보다는 전쟁을 해야한다고 주장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총리에 임명되자마자 국왕과 기싸움을 하고, 자신의 정적인 체임벌린과 할리팩스를 전시내각에 포함시켜야 했다. 상황은 쉽지 않았다. 계속해서 손으로 V자를 지으며 승리와 항전을 얘기하지만, 독일군의 기세는 그의 손가락을 꺾어버릴 기세였다. 프랑스를 정복하고, 영국군이 탈출하지 못할 상황에 이른다.
처음 총리에 임명됐을 때에야 임명이 됐으니 계속해서 밀어부칠 힘이라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패배하고, 내각에서는 체임벌린의 화친론이 계속 나오니 정치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그의 목적은 전쟁광 처칠을 총리에서 내리고 할리팩스를 총리에 앉히는 것이었다. 미국에 도움을 요청해보지만, 미국은 중립국이라는 등 무슨 법안이 발의됐다는 등 이유를 들며 도움을 주지 않는다.
이렇게 처칠의 주변엔 아무도 남지 않게 되고, 끊임없는 압박에 처칠은 무솔리니 중재의 협상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버리는 일이었다. 그 뒤 괴로워하며 처칠은 방에 불을 끄고 혼자 있는데,
그의 아내 클레멘타인이 들어온다. 그녀는 윈스턴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어깨에 온 세계의 운명이 달려 있죠. 하지만 그 마음의 갈등이 지금 당신을 이렇게 단련시킨거에요. 당신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강하고 확신이 없기 때문에 현명한 거에요."
나는 이 영화에서 어떤 다른 부분보다도 이 장면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처칠이 불굴의 의지를 지녔고, 그로 인해 영국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일반적 사실보다도 그의 불굴의 의지 뒤에는 이렇게 현명한 사람이 끊임없이 함께 해주었음을 이 영화는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명해지고 싶다면 현명한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그렇게 되는 지름길임을 이 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아내의 말에 용기를 얻은 처칠은 처음엔 지지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지지해주겠다는 국왕의 손을 잡게 되고, 특유의 달변으로 대중과 각료와 의회를 설득하여 항전의 의지를 밝힌다. 그의 의지는 우리가 익히 알듯 세상을 구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파시즘으로부터 탈출하는 계기가 된다.
영화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짓는다.
Success is not Final, Failure is not Final,
It is the courage to continue that counts
Winston Church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