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감성 넘치는 중2병 소년/소녀들이
내적으로 성장할 사이도 없이
세상을 구하는 중역에 내몰려
극한 감정을 맛보는 메카닉 오타쿠 애니
저와 같이 80년대에 태어나신 분들은 한번즘은 들어보시거나 한번즘 봐보셨을만한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TV판을 출장 중 비행기 안에서 다시 보게되어 리뷰를 써봅니다.
95년 일본에서 TV판으로 먼저 상영되었던 애니메이션으로 "나디아"로 유명했던 애니메이션 제작소인 가이낙스 를 일약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펌핑하는 결정적 요소를 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언제가 닥칠지 모르는 세계 종말을 대비하여 인류를 구원하고, 보완할 로봇 에반게리온이 Nerv라는 조직에 의해 개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로봇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고, 어른도 조정이 불가능하고, 오직 14~5세의 중학생 아이들이 탑승해서만이 기동이 가능합니다. Nerv의 수장인 아버지에게 어느날 불려온 중학생 "신지"는 훈련도 없이 지구에 갑자기 나타난 미상의 물체 "사도"를 격퇴하기 위해 로봇을 타고 출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매번 지구에 위협이 되는 "사도"를 격퇴하는 미션을 맡아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것이 에반게리온이지요.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26부로 제작되어 있는 TV에니메이션의 전반부는 청소년 시절 타인과 어떻게 교류해야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소심하고 지극히 평범한 소년이 세상을 ㄱ하기 위해 로봇을 타게 되면서 겪게 되는 그런 약간은 뻔한 메카닉 물로 보입니다.
저도 이 애니메이션은 중학생때 비디오 테이프를 암암리에 구해서 봤었는데요. 이당시만 하더라도 인터넷도 제대로 안되는 것은 물론, 일본 문화에 대해서 많이 부정적이었어서 제대로 수입이 안되었었지요. 하이텔, 천리안 등 모뎀을 활용하여 겨우 연결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몰래 불법 복제된 비디오 테이프를 구입해서 돌려보는게 일상이었습니다 저도 중2병을 앓던 시절이었어서 그런지 주인공에 상당히 몰입하게 되면서 여러번 되돌려 봤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전반부를 보면서는 로봇이 너무 멋있기도 했고 시대 배경이 종말이 와서 영원히 오지않을 것 같은 밀레니얼(2000년)을 넘어선 2015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고, 실제 2000년에 세컨드 임팩트(2차 세계 대전인지...;;) 때문에 인류의 절반 이상이 날아간 상황을 그리고 있어서 더 몰입감이 있었던 것같습니다. 종말 논자 였었어서...(중2병)
이번에 다시보면서는 내용보다도 캐릭터들에 조금더 몰입해서 보게 되었었던것 같습니다.
에반게리온은 1호기 조종사이자 주인공인 신지, 그리고 0호기 조종사인 레이, 2호기 조정사인 아스카와 그들을 보살피며 전투 작전을 관할하는 미사토가 주요 인물입니다. 물론 그외에 인물들도 애니메이션속에 매우 중요한 역할들을 합니다만 분량으로 봤을때는 이 네명이 주요 인물이지요.
또 제가 이 4명을 주연으로 본 것은 4명다 매우 연약하고 완성되지 않은 인격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중2병을 앓고 있는 세명이야 그렇다 치지만 작전을 책임지는 성인인 "미사토"까지 완성되지 않았다라니 동감 못하실수 있겠지만 그녀는 애니메이션에서 직접적인 관할을 함과 동시에 3인칭 관찰자적 시점에 있다보니 시청자들과 가장 많이 소통할 기회를 가진 인물입니다.
그렇다보니 드라마를 보는 내내 그녀가 겪었던 세컨드 임팩트의 트라우마라던가 강해 보이려는 이면뒤에 숨겨진 연약한 모습, 그리고 중학생인 신지를 전혀 컨트롤 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여러가지 약점을 발견하게 되지요.
어렸을 때는 몰랐습니다. 이런 그녀에게 저의 모습을 투영하게 될줄은요. 회사에서 어느정도 중간위치를 하게되는 10년차가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무엇이 정답인지 잘 찾지 못하고, 그렇다보니 신입을 포함한 후배들을 가르칠때에도 마냥 확신에 차서 얘기를 못하는 저의 모습. 그리고 무엇인가 결정을 하고 나서도 혹시 잘못된것은 없나 하고 걱정하는 제모습이 "미사토"와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캐릭터에 마음이 더 쏠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몰입하게 된것은 아버지 역할인 "이카리 겐도우". 신지만큼이나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모자라다못해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캐릭터이며, 아들인 "신지"에게 조차 제대로 이야기를 못하는 그. 일에만 몰두하는 그사람에게 취미생활은 제대로 있는지 궁금한데요. 요즘 어른들은 그래도 많이 나아졌지만, 제가 크는 시절의 아버지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런 그에게 업무 외에는 뚜렷한 취미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저를 투영하면서 스스로 반성도 하고 약간의 합리화도 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는 일중독이라기 보다는 다른 목적을 완성하기 위해서 였지만요.
이렇게 이 애니메이션은 보다보면 캐릭터에 빠져들어 자신이나 누군가를 투영하는 그런 재미가 있습니다.
또 이애니메이션의 특징 중에 하나로 의미를 알수 없는(...) 추상적이며, 뭔가 있어보이는 설정들로 인해 연구를 하게하여 오타쿠를 양산하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위의 씬만 보더라도, 0호기가 타고 있는 로봇이 자폭하면서 갑자기 나타나는 머리위의 원형 링이라던가,
Nerv의 지하에 붉은 십자가에 매달려 "롱기누스의 창"에 봉인되어 있는 리리스 등 여러모로 어려운 용어들과 복잡한 세계관으로 인해서 공부없이는 이해가 어려워 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이 똑똑해(...) 보이게 하는 효과까지 나타납니다.
뭐 에반게리온 현상이라는 책, 논문 등이 있다고 하니 말 다했지만요. [나무 위키](https://namu.wiki/w/신세기 에반게리온)에 있는 소개 글만으로도 이미 덕력 뛰어난 오타쿠들이 얼마나 있는지 알수 있으니 말 다했지요.
TV판에서 다 못끝낸 이야기를 끝내기 위한 에반게리온 극장판도 이미 여러편이 나온 상황인 만큼 수많은 떡밥을 만들어내는 에반게리온 TV판, 26부작으로 조금 길기는 하지만 90년대 일본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애니메이션을 한번 봐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영화 정보 : 신세기 에반게리온 TV판
- 영화 평점 : AAA
@tipu curate
Upvoted 👌 (Mana: 5/25)
명작은 명작인데 최근 작가의 코멘트땜에...ㅡㅡ
아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ㅠㅜ 또라이는 또라이 인가봅니다
정말 재미있게 봤던 애니입니다
주인공 아버지가 약간 소시오패스 같은...;;
ㅎㅎ 소시오패스 정확한 진단인듯 합니다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보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ㅎㅎ
본지 좀 되긴 했는데, 2호기 조종사도 이름이 레이였나요?
아이쿠 아스카인데 오타네용ㅎㅎ 감사합니닷
댓글보니 남자분들은 다 보신듯 하네요.ㅎㅎ 저는 이름만 잘 알아요.^^
ㅎㅎㅎ 메카닉이라 남덕들이 훨씬 많지요~^^
출장 가시면서도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매이션을 보고, 그리고 트리플에이에 이렇게 리뷰도 쓰고...
절대로 업무 외에 뚜렷한 취미생활을 못한다고 할 수는 없는 걸요?ㅋㅋ
ㅎㅎㅎ 말씀듣고보니 그러네욥ㅎㅎ
뭔가 취미생활이 거창할필욘 없는데 강박관념인가봐요ㅎ
똑똑해 보이려면 봐야할텐데 못 봤네요. ^^
ㅎㅎㅎ 아니에요 이제는 그럴시기 지났습니다ㅎ 그리고 프린스님은 귀티나시기때문에 괜찮습니다ㅎ
바이안스님이 잘하시는 것 애니메이션 사진 이 있잖아요^^
잘은 아니지만 좋아하지요 진심ㅎㅎ
극장판만 봤는데 TV가 26부작이나 되었군요. 신지보다는 레이. 레이보다는 아스카가 기억에 남는.. TV 시리즈도 시간 남을때 한 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리뷰 감사합니다~
그러네요 어떤분들은 오히려 극장판이 더 친숙하실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