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의 일목삼착 - 사기 中
아들 백금(伯禽)이 자신의 봉지인 노(魯)나라로 떠나려 할 때 주공은 아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문왕의 아들이자 무왕의 동생이며 지금 왕인 성왕의 숙부이다. 어느 모로 보나 나는 천하에 결코 천한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일목삼착(一沐三捉), 일반삼토(一飯三吐)'하면서까지 인재를 우대했다. 오로지 천하의 현자를 잃을까봐 걱정되어서였다. 노나라로 가더라도 결코 사람들에게 교만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할 것이다"
일목은 목욕을 한 번 한다는 뜻이며,
삼착은 세 번 움켜쥔다는 라는 뜻이다.
주공이라는 사람이 목욕을 하고 있는데 손님이 찾아오면,
목욕을 채 마치지 못하고 젖은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나와서
손님을 맞이했다.
제대로 말리지도 못한 채 또 들어가서 마저 머리를 말리고
목욕을 하는데 또 손님이 찾아온다.
이렇게 해서 한 번 목욕하는데 세 번이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나와
사람을 만났다라고 해서 일목삼착이라는 네 글자가 탄생했다.
같은 맥락으로 한 끼 밥을 먹을 때에 세 명의 손님이 찾아온다 해도
세 번 먹던 음식을 내뱉고 손님을 맞이하여 일반삼토라 했다.
주나라 주공은 청렴, 신중, 근면의 바람직한 윤리를 보여준 사람이다. 이러한 특징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그가 엄청난 인재욕심이 있었다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아주 잘 맺었으며 인재라고 생각되면 그를 등용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어떤 날에는 하루에 70여명의 사람을 만난 경력도 갖고 있었다고 하니 참 놀랍다.
최근 만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한 가지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들이 말한 내용은 "한때에 자신이 싫어했던 누군가가 때로는, 또 다른 장소에서는 굉장히 좋은 사람이었다. 섣부르게 사람을 판단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이후에는 사람을 조금 더 열린 시선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본문에서 주나라 주공이 보여준 인재에 대한 욕심은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큰 가치를 가진 대상인지를 깨달았기에 나온 행동이었을 것이다. 나는 주공이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진 않다. 내가 주목하고 싶은 점은 그가 인재를 탐하는 행위 속에 담긴 그의 자세이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주공 역시 인재를 만날 때에 그의 부정적인 면모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이며 귀감이 될 만한 부분(누구에게나 그러한 장점은 있다)을 찾아내는 눈을 가지지 않았을까? 그랬기에 많은 인재들을 만남에 더해서 그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벤트 답신 겸 방문했습니다.
이런 좋은 글이 묻히는 게 아쉽네요. 저는 인재 등용하면 항상 유방이 떠오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방문 감사합니다~
좋은 글로 평가해주시니 더 감사하네요
서로 글 통해서 자주 인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