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이 달이 지나면 리셋이다. 남은 쿠폰을 알뜰하게 쓰기로 했다. PMC도 포스터만 보면 끌리고, 천방지축 범블비도 시들해지 트렌스포머의 열기를 다시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선택은 아쿠아맨이다.
마블, DC의 영웅을 보면 재미있다. 스토리가 사람들의 흥미를 사로잡는다. 흥미를 사로잡는 이유는 인간이 꼭 해보고 싶은 상상, 욕망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고대 신화를 현재적 신화로 다시 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엄청난 힘, 시간을 통제하는 능력, 하늘을 날아다니고, 바다속을 지배하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의 신화속에 남아 있다. 현대적 기술과 각색이 어울린 신화라고 해도 차이가 없다.
아쿠아 맨의 감독이 동양인이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선녀와 나뭇꾼, 호동왕자, 망부석, 심청전, 손오공과 같은 이야기를 함께 보는 것 같아서 좋다. 액션이 난무하지만 상당히 괜찮은 스토리를 갖고 있다. CG의 화려함이 넘쳐나지만 자연의 실사가 또한 잘 어우러져있다. 시칠리를 바다에서 바라본 모습과 분수앞에서 메라가 보여주는 신기한 능력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선녀님처럼 인간계에 오신 용궁나라 아틀라나 공주
아틀라나를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용공주 또는 용궁공주 정도 될 듯하네요. 용궁 공주가 육지로 도망오다 인간과 눈이 맞는다. 그렇게 아서라는 왕족을 낳는다. 다시 아틀란트의 세계로 돌아가 여왕을 잊지 못하고 인간은 매일 아침 선착장에서 떠나간 용공주를 기다린다. 참 가련하다.
세상의 평화를 사랑하던 용공주는 다시 정략결혼을 해서 나라를 지키다 바다세상과 육지세상을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왕에 의해서 카라텐에게 버려진다. 심청이가 용왕을 만나서 생명을 구하듯 그녀도 멋지게 부활한다. 역시 엄마는 강하다.
이 아이가 어쩌다 문신에 털복숭이가 되는지...안타깝다
반인 반신의 하이브리드인 아서는 벌코라는 아틀라나의 충신을 통해서 아틀란트인이 갖고 있는 능력을 배우고 보살핌을 받는다. 윌럼 데포우는 이젠 악역과 선한 역 모두에서 꽤 괜찮다. 아틀라나의 다른 자식인 옴은 아틀란트를 지배하고, 네레우스와 연합을 통해서 바다를 통일하여 오션마스타가 되려는 욕망을 갖고 있다. 7 대양을 통일한 오션마스터가 되면 육상 세계에 바다의 오염과 환경재난에 대한 죄값을 물으려 한다. 따라서 역사서 사명을 띈 반인반신인 아쿠아맨이 그들을 잊는 다리가 되어 양쪽 세상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 간다는 이야기다.
외계인인지 똥파리인지 큰 헬맷을 쓴 데이빗 케인
이런 복잡한 이야기에 바다세상과 인간세상에 불을 붙이는 무리가 있다. 외계인처럼 생겼다고도 볼 수 있지만 내가 볼 때에는 마치 머리큰 똥파리처럼 생겼다. 해적으로 악행을 일삼다 목숨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 아쿠아맨을 줄기차게 따라다닌다. 마블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도 그의 스토킹은 계속 될듯 하다. 개인사로보면 충분히 그럴만하다.
정의에 불타는 용궁나라판 낙랑공주 메라
이런 영웅의 이야기에 사랑과 여인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메라의 등장도 인상적이지만, 그녀는 정략결혼의 길에서 정의를 위해서 가족과 약혼자를 배반한다. 아틀라나 공주와 유사한 결을 갖은 여인이다. 호동왕자에서 낙랑공주가 자명고를 찢었다면, 메라는 바다제국의 신물인 금색포크(삼지창)를 찾는 인도자다. 이렇게 이야기가 섞이면 예전에 토르에서는 포세이돈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찌되는지 모르겠다. 족보상으로는 포세이돈이 훨씬 높을 듯 한데.
바다의 신물인 금색 삼지창을 지키는 카라탠과의 대화는 더 재미있다. 엄청난 위력을 갖고 금색포크를 지키는 또 하나의 신물은 삼지창을 갖을 자격에 대한 이야기를 아쿠아맨과 한다. 아틀라나 여왕이 왕이 아니라 영웅을 기대하는 것과 또 다르다. 내일을 위한 유일한 희망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감당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감당해야할 시간, 공간, 상황을 맞이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현실과의 차이라면 신화와 영웅은 준비된 자이고, 현실은 준비가 안된 자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세상엔 영웅이 되려는 불나방이 많은 것이다.
카라텐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공짜로 쉽게 얻는 것은 없으니 말이다.
사진출처 : 다음영화
#auqaman #marvel #dc #아쿠아맨 #khori
https://brunch.co.kr/@khorikim/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