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가격변동성 누가 만들었나.
블록체인 기술과는 완전히 무관한 암호화폐 투기판이 만들어진 것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블록체인(탈중앙화)의 기술적 완성도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엔지니어들은 당연히 아닐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큰 돈을 벌었다기에 뒤따라 투기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 역시 쉽게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애초에 암호화폐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도록 설계한 소위 '토큰 설계자' 들에게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이들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대부분의 암호화폐들은 극심한 가격변동성을 피할 수 없고, 이것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성장에도 큰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을 투기판에서 고통받게 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원래 복잡해서' 가치평가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암호화폐를 1) 블록체인 노드에게 주기 위한 보상, 2) 거래수단 의 목적에 따라 분리하고,
1의 경우, 기존의 주식과 유사한 '증권형 토큰'으로 구현한다면,
다시 말해서, 암호화폐를 보유한 지분만큼 블록체인의 플랫폼 수수료 수익을 배당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한다면, 주식과 같은 방식의 가치평가가 가능해진다.
2의 경우, 가격변동성이 없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운영하면 애초에 가격변동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여러 구현 방법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애초에 토큰을 설계할 때 가격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투기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식 시장에도 투기는 분명히 존재하니..
하지만 적어도, 암호화폐의 가격이 적정한지 아닌지에 대해 보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교류될 수 있지 않았을까?
플랫폼 형태의 블록체인이던, DApp이던, 매출이 공개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주식시장에 비해 프로젝트들의 실제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것도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이것을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증권형 토큰은 ICO를 하기 어렵고,
증권형 토큰도 스테이블코인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규제의 대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암호화폐의 가격변동성이 낮아진다는 것은, 프로젝트팀이나 기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대박' 을 칠 기회가 작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블록체인 프로젝트팀의 이런 고민이,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프로젝트팀과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내용인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