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블록체인은 육성하고, 가상화폐는 도박처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듯 하다. 특히 정부 입장은 더더욱 그런 것 같다.
아마도 다수의 합의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고 토큰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되면 그것은 마치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괴물로 변신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블대륙은 이제 막 그 개념을 증명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단계이다. 모든 기술혁명이 그렇듯이 시장이 수용하는 시점을 넘어서면 그 기대치로 인해 러시가 발생한다. 20여년 전 IT버블 때도 러시가 있었고, 그 이전 자동차, 철도가 탄생했을 때도 이런 러시가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술이 그들의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버블로 간주되며 조정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기술 발전이 멈춰서지는 않는다. 따라서 기술이 기대수준만큼 올라설 때 제대로 평가받으며 전반적인 시장이 형성된다. 20년 전 한 때 사기집단으로 몰렸던 인터넷기업이나 벤처기업은 우리의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토큰경제는 향후 5년이면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여전히 우리정부는 ICO를 외면하고 있지만, 수 백개의 ICO가 준비되고 있고, 대한민국을 떠나 싱가폴, 스위스, 에스토니아, 벨라루스 등 ICO를 장려하는 여러 나라를 통해 ICO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하고 세금을 낼 것이다. 그렇게 돈을 번 블대륙 부자들은 어쩌면 영원히 대한민국을 외면할 지도 모르겠다. OECD국가인 대한민국이 눈꼽만한 기업들 몇 개 해외 나간다고 무너지지 않을 테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블대륙과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은 나라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머지 않은 장래에 드러날 것이다.
암호화폐(Crypto Currency)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인터넷 상에서도 누구도 수정할 수 없는 원장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하려고 만든 비트코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이런 개념은 비트코인으로 증명되었지만 실제로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로서의 역할에는 불편함이 많다. 그는 개념을 증명하는 것으로 인정받아야겠지만 이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기술 발전 아니겠는가.
라이트형제의 비행기가 지금의 점보제트기가 되었고, 1200bps의 통신속도가 수십 Gbps의 속도로 개선된 것 처럼 블록체인 기술도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또 수 천 수 만개의 새로운 코인으로 진화되어 갈 것이다.
초기에 비트코인을 통해 다수의 합의에 의한 원장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 블록체인 기술은 실물자산을 암호자산(Crypto Asset)화 하고 이를 토큰화(Tokenization)하여 손쉽게 통용될 수 있는 기술로 진화되고 있다. ICO라는 용어도 TGE(Token Generation Event)라는 용어로 대체되고 있다.
이것은 기업이 주도하던 이익중심의 경제모델을 생태계 주도의 공유중심의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업은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 이익은 임직원들과 주주들 그리고 채권자들의 몫이 된다. 하지만 토큰경제는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에게 토큰을 통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모델이다. 참여자의, 참여자에 의한, 참여자를 위한 생태계 조성이 토큰으로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어느 플레이어가 - 기업이든, 재단이든, 개인이든 상관이 없다 -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모아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겠다는 백서(White Paper)를 작성한다. 이렇게 확보된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서 동영상서비스나 Dropbox와 같은 공간제공 서비스한다면,
우선 TGE(ICO)를 통해 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자금을 모집하고 토큰을 제공한다. 나머지 토큰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제공하는 자들에게도 용량만큼 토큰을제공한다. 그리고 이렇게 조성된 공간과 컨텐츠를 필요한 고객들에게 서비스 한다. 이때 고객들은 서비스 이용료로 토큰을 구매하게 된다. 마치 우리 몸과 같이 자율적인 기능을 통해 성장하는 생태계 모델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토큰은 피와 같은 역할을 한다.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혈액순환이 잘되어야 건강한 것 처럼 토큰의 흐름도 매우 원할하게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골고루 배분되고 그들을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생명체는 죽음에 이르는 것 처럼 생태계에는 외부로 부터 끊임없이 영양분이 공급되어야 하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토큰을 구매해 줌으로써 유지된다. 더 많은 영양분이 공급되고 더 많은 참여자가 생겨나면 이 생태계는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토큰은 자연스럽게 가치를 저장하고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 이러한 생태계가 도처에서 기존의 기업 수 만큼 만들어지면서 각각의 가치를 가진 토큰이 필요에 따라 맞교환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상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블대륙의 물물교환경제인 것이다.
이러한 생태계와 또 다른 생태계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바로 암호화폐거래소의 역할이다. 거래소 역시도 초기 모델이라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겠지만, 앞으로 전 세계의 기업 수 만큼이나 다양한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고 이들의 가치를 축적한 토큰들이 발행되면 이들을 정교하게 교환할 수 있는 거래소 기능은 마치 인간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고자 하는 생태계가 코인이나 토큰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생태계의 자산을 축적하는 징표가 없다는 의미다. 징표가 없는 생태계는 피가 없는 생명체와 같다.
기존의 기업 구조로는 이런 생태계 구축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전 세계의 수 만명이 자신의 컴퓨터를 제공하겠다고 한다면 과연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겠는가. 만약 한다고 해도 관리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될 것이다. 수 십 또는 수백만명의 참여자들이 만드는 생태계는 기존 기업형태로는 매우 비효율적이다. 토큰경제만이 가능하다.
마치 법정화폐가 나라의 경제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기능이 매우 작은 규모의 생태계에서도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간의 욕구는 화폐노예로 사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일원이 되어 함께 만들고,함께 나누고, 함께 책임지는 형태의 자아실현인의 삶으로 나아간다. 그것은 기술의 뒷받침 속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정부도 이를 막을 수 는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5년 남짓이면 새로운 신세계의 승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머뭇거리다가는 21세기 후진국으로 이후 100년을 고통 속에 살지 모른다. 후세들에게 부끄러운 세대로 남지는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