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강남순 (한길사)

in #book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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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 페미니즘의 모든 것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 따라서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궁금한 입문자들에게 훨씬 다양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본 책을 통해 배우고 정리한 부분들을 중심으로 개괄적인 책 소개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1. 페미니즘은 정치적 입장이다.
    → 페미니즘을 정치적 입장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정치적 입장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 했던 것 같다. 사회적 위치와 권리, 이익 등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누려야할 당연한 가치들을 주장하는 행위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성, 더 나아가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사회적 입장을 대변하는 페미니즘은 정치적 입장이다.

  2. 페미니즘은 단순 여성중심주의와 다르다.
    → 페미니즘의 시작은 여권 회복일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역사적으로 존중받지 못 했던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각자가 가진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여기서 '다름'이란 누군가와의 비교에서 드러나는 차이가 아니라 그 자체가 가진 고유의 특성을 말한다.

  3. sex와 gender의 차이
    →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sex와 gender의 의미로 확장하지는 못 했던 것 같다. sex로서의 구분은 여자/남자, gender로서의 구분은 여성/남성. 예전에 친구가 인원 파악을 하면서 '여성분들은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말했었는데, 당시 '왜 여성이라고 말하지?' 의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야 미안해...!ㅠ

  4. 남자들이 말하는 역차별의 진실
    → 남성이 아닌 남자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생물학적으로 남자로 태어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얻게 되는 특권에 대해서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남자로 태어나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말하는 경우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자들이 겪는 차별과는 확연하게 그 결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들의 불이익은 남성상으로부터 야기된,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발현되는 반면, 여자들의 불이익은 여성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 남성으로부터의 억압이라는 점에서 뿌리부터 다른 문제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밖에도 페미니즘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에 대해 폭넓게 다루고 있는 책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크게 7가지의 질문으로부터 담론을 끌어내며, 우리의 삶 속 '자연화'된 문제들을 수면 위로 꺼내놓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용어를 대하는 자세였는데, 번역과 음역 사이에서의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단어 하나를 사용할 때에도 그 의미를 곰곰히 생각하고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단어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 그만큼 페미니즘과 관련해서 많은 시간 공부를 하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책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다보니,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페미니즘 입문자가 아니라면, 더욱 지루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본 책의 목차는 7가지의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읽다가 지루해지면 관심 있는 다른 질문으로 건너가면 된다. 이는 개인적으로도 활용했던 방법!

​이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담론이 된 페미니즘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두는 것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필요한 것은 대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이다. 개략적으로나마 대상에 대해 이론적인 개념을 정립하고 나서야, 진정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는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기 전, 도대체 페미니즘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훌륭한 개론서라 할 수 있다. 그대에게 필요한만큼의 지식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제공해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