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아 저리 가!

in #busy7 years ago

아침, 아내가 목소리가 좋지않다.
몸도 구부러졌다.
콧물이 흘러내려 바닥에까지 닿았다.
올것이 온것인가.
아침 상차리기와 설겆이는 내 몫으로 블록체인이 갱신된다.
세상 사람이 모두 증명을 해 줄 것이다.
내가 아픈 아내를 위해 ....
"아빠! 엄마가 독감걸렸나봐."
독감! 아! 지난해 악몽이 떠오른다.
딸아이 친구가 12층에 산다. 12월 어느 날, 감기가 담뿍 걸린 그 친구와 신나게 놀았다. 3일 뒤 금요일에도 우리 집에서 같이 신나게 놀았다. 친구의 기침은 그 날도 폭포수같았다. 다음 날 토요일 새벽에 아내가 깨웠다. 딸아이가 열이난다고. 타이레놀 먹이고 잤다. 아침에는 쌩쌩했다. 오후들더니 맛이 가는것 같았다. 열을 재봤다. 39.5도. 뭐냐? 황당함에 놀라 시계를 봤다. 오후 4시. 인터넷을 뒤져 5시까지 하는 병원을 찾아냈다. 결과는 A형 독감. 타미플루 처방 받고 집으로 왔다. 열은 40도.

타미플루: 의외의 부작용에 복용법은 12시간 간격 (절대 시간) 5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먹어야 한다.

길어지면 재미없다. 토하고 울고 불고, "살려 줘"까지 입에서 나왔다. 그런데 빨리 복용해서 그런지 하루 지나니까 약빨 쥑인다. 이틀 뒤 부터는 열도 떨어지고 잘 논다. 그래도 학교는 못간다. 진단서 2번 끊었다. A형 독감에 걸렸다는 의사의 진단서는 필요없고, 언제부터 등교할 수 있는지가 적힌 진단서가 필요하단다. 블록체인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진단서.jpg

다행히 아내와 나는 전염되지않았다. 일주일간 맘고생도 심했지만 딸아이 친구를 의심했던것도 미안했다. 심증은 가지만 확증이 없어서 속으로 부글거리기만 했는데 그 친구는 A형 독감이 아니었다.

그렇게 그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오늘 또 다른 시련이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있다.
아내는 병원에 갔다. 의사는 말한다. 독감약하고 감기약은 확연히 다르니 독감검사가 필수다. 결과는 B형에 줄이 희미하게갔다. 의사는 확답을 안한다. 조금 더 기다려도 흐린줄은 묵묵부답이다. 의사도 묵묵부답이다. 이 감기약은 타미플루랑 비슷하다나 어쨌든 아내에게 그렇게 들었다. 확연히 다르다더니 비슷한 약이란다. 20분전 말도 이렇게 달라지는 세상. 그 불확실한 세상에 우리 가족은 말 없는 B형독감을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말 없이 따라왔으니 말 없이 조용히 떠나갔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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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걱정스러운데 글은 재미나네요. 부디 말없는 독감 빨리 낫기를 바래요.^^

감사합니다. 님도 독감조심하세요. ^^

날이 많이 추워서인지 독감 많이 걸리시더라구요. 얼른 나으시길...^^*

감사합니다. 산이 조아님도 독감 조심! ^^

독감이 유행이라는데
빨리 쾌차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보부장님도 독감 조심! ^^

독감아 물러가랏... !!! 얼른 쾌차하세요...!!!

물러가랏!! 마라님도 독감 조심! ^^

볼때만다 느끼는데...참 감성 충만 하시네요..
글도 잘 쓰시고..노래는 좀 하시나여? ㅋㅋㅋㅋ
모든지 잘 할수 없으니...춤은? ㅋㅋ

좋은글 읽고 팔로우하고 갑니다. 날씨가 엄청 춥네요. 감기조심하시고,일요일 마무리 잘하시고요 ...화이팅
짱짱맨 서포터즈 (보팅+팔로우+댓글) @yjc638 (아나야) 입니다^^

제가 받은 댓글 중 최고의 찬사네요, 감사 감사합니다. 하지만 글 솜씨는 딱 0.62 SBD 많큼이네요. ㅋㅋ 아나야님이야말로 순수함과 위트력이 탁월하신것 같습니다. 아나야님도 일요일 마무리 잘하시고, 독감 조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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