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유난히 따스하게 비추는 사무실 창밖을 삶이 무미건조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모든걸 체념한듯 바라본다. 그는 도축 공장의 재무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왼팔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인물. 소가 도축되는 순간을 오롯이 보여주는데 그 순간 소의 눈빛이 왠지 아무것도 흥미없는 중년 남자의 눈빛과 겹쳐 보이는 건 왜일까?
중년의 남자가 바라본것은 햇빛에 노출된 자신의 발끝을 그림자 속으로 살그머니 숨기는 여자. 새로 부임한 젊은 품질 검사원이다. 몇 밀리미터의 지방 두께 차이만 보여도 B 등급을 매기는 그녀는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고, 감정의 교류도 없으며, 외적으로도 꾸밀줄 모르는 그런 인물.
중년의 남자가 육체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젊은 여자는 정신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는것 처럼 보인다.
회사내의 절도사건으로 인해 근무자 모두가 상담을 받는 상황에서 서로 알게된 것은 중년의 남자와 젊은 여자는 같은 꿈을 꾼다는 것. 새하얗게 눈덮인 산속을 암수 한쌍의 사슴이 거닐고, 숫사슴은 암사슴에게 먹을것을 찾아주며, 작은 연못에서 물을 마시며 교감하는 꿈.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을 알게된 둘은 호감을 갖게 되고 꿈을 공유하며 조금씩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단절된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 하기로 한 여자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들을(휴대전화 갖기, 신체적 접촉하기, 음악듣기 등등...) 하나하나 조금씩 준비해 나간다. 그러나 자신에 생각의 기준에서 바라본 상대는 다를 수밖에 없기에 솔직한 대화도 오해를 낳는법. 여자는 서툰 준비끝에 그 마음을 남자에게 전달하나 거절당하고 그로 인한 상실감은 그녀 인생전부를 잃는것과도 같기에 욕조에서 왼팔목을 깨어진 유리조각으로 긋게 된다...
밤근무로 인해 180도 뒤바뀐 생활에 적응하려면 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잠만 자거나 멍하니 누워만 있게 되는데 그러던 와중에 아무생각없이 보게된 영화.
정말 조용하고 잔잔하게 두 사람의 감정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빠져들수 밖에 없는 영화로 사랑은 상대방을 통해 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며, 텅텅 비워진 마음속을 아름다움으로 채워가는 여정이라 하는것 같다. 같은 꿈을 꾼다는건 어찌보면 같은 생각을 하는것과 비슷한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신비하고도 즐거운 경험이겠지.
더군다나 그 대상이 이성이라면 사랑에 빠지는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썰렁한 개그 코드도 진심으로 웃어주며 말의 뉘앙스까지 파악해 버리기에 또다른 나로 착각하게 만드는 상대. 그런 상대방을 만나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일일 것이다. 아니면 그런 상대를 명확히 알아볼수 있을땐 이미 늦었거나...
그러하기에 현실은 유혈이 낭자한 도축장과 같을것이고, 꿈꾸는 세상은 새햐얀 눈으로 가득한 단 둘만의 공간이기에 더욱 갈망하게 되는것 같다. 참 아이러니 한건 더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되면 또다시 꿈꾸기를 갈망하는게 인간이니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사랑의 방식과 형태는 다를지언정 감출수 없는게 사랑이고, 사랑 때문에 권태가 오지만 그 무료함과 무미건조함을 이기는것도 사랑이니 그 양면성의 위험을 감수하고픈게 사람인가 보다.
저도 처음에 한국영화인줄 알았습니다.ㅎㅎ
사진 순서가 바뀐건 아닌지..ㅋㅋ
요즘은 이런 잔잔한 영화가 좋더라구요.
결말은 비극인가 보네요.
ㅎㅎ 사진 순서가 바뀐건 아닌데 말씀 듣고 보니 그럴법도 하네요^^ 결말은 글쎄요... 비극이나 해야하나 해피엔딩이라 해야하나 아리송하네요 ㅎㅎ
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네요. 잔잔한~~
좋아하는 스타일이면 함 보세요~ 보실만 할거에요^^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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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유부남이 할 법한 진솔하면서도 위험한 아쉬움이네요.ㅎ 사랑의 양면성 얘기도 공감합니다^^
역시 예리하십니다^^ 철부지 시절엔 하나도 모르던것들이 눈에 보이나 그림의 떡일 뿐이지요~ ㅎㅎ
이 영화 보려다 말았던 영화군요.
'사랑은 상대방을 통하여 나를 치유하는 과정'
극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아플줄 알지만 하게되는 게 사랑일까요?
불나방처럼.
뭐라 정의할수 없기에 더욱 신비한게 사랑이 아닐런지요. 평범하지 않은 사랑이야기에 볼만한것 같습니다^^
뭔지 모르겠지만, 꼭 보고싶어지는 영화네요^^
마음 헛헛하실때 찾아보시면 괜찮을듯 합니다~^^
사랑이 권태로운 남자 키야 저네요 ㅎㅎㅎ
그러다 whatwelivefor 님에게 어마무시한 불같은 사랑이 찾아올것만 같습니다. 영화처럼요^^
영화소개 잘봤습니다.
잔잔하게 재밌겠네요, 한번 봐야겠습니다 ^^
옙,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사랑은 어디서나
화두입니다.
기회가 되면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예,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감독들도 대단한것 같습니다~
왜 도축장일지.. 의미하는 바가 있을 듯 하네요..
예리하십니다^^ 도축의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주어 좀 불편할수도 있으나 감독이 의도한바가 있겠죠~ ㅎㅎ
앞에 사진을 보고는 한국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한국영화가 감정선을 너무 잘 살렸다고 생각하며 읽고 있었는데, 마지막 포스터!
외국영화였네요.ㅋ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네요.
그러고 보니 헷갈릴수도 있겠네요^^ 은근히 빠져들게 데는 영화였습니다. 볼만합니다!!
ㅋㅋㅋㅋㅋ리얼 공감입니다. 한국아저씨의 옆모습이었는데 외화
제목부터 끌리는 영화네요~!!
꼭 찾아봐야겠어요^^
원제는 body and soul 이라 찾아보시면 나쁘지 않을듯 해요~^^
흔한 스토리가 아니라 더 재미있겠네요.
너무 뻔한 영화는 정말 식상하잖아요.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잔잔한 영화가 저도 좋더라구요.^^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끝날때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간만에 재미난 영화였습니다. 추천드려요!!
라이드님의 글만 읽었을 일본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이 영화 봐야겠어요. 아주 마음에 들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예, 헝가리 영화에요. 헝가리 여성 감독이구요. 이 영화로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잔잔하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남으실거에요^^
헝가리 여성 감독이라, 더욱 끌리네요.^^
이런 잔잔한 영화 좋아하는데 찾아서 봐야겠네요. 저는 이상하게 이런 영화가 몰입이 잘되고 SF,액션 영화(때려부수는)는 보다 잠드는 경우가 많네요.ㅎㅎ
의외입니다.
ㅋㅋㅋㅋ
블럭버스터류를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저도 한두살 늘어가면서 잔잔한 내용들이 좋아지는것 같아요~ 시간날때 함 보시면 괜찮을듯 합니다 ㅎㅎ
보고싶어 지게 만드시네요.휴일에 찾아봐야 겠어요^^
19금이라 아이들 없을때 보세요^^
영화 소개 고맙습니다. 내용을 보니 한 번 챙겨보고 싶은 영화네요.
개인적으로 최근에 볼만한 영화가 없었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모든것은 변하니까요. 과일이 익어가는 과정처럼 사랑을 공유하는 관계의 성격이 변해가는 것이겠죠. 사랑이라는 이름은 변하지 않지만 그 이름의 고갱이는 변하는 것이죠.그것을 서로가 공감이라는 툴로 동조화하면 더 발전되는 것이고 엇박자가 나더라도 이를 사려깊은 이해로 극복한다면 성숙이겠죠. 그 또한 관계의 툴로서 작용하는 또 다른 사랑의 성격이겠죠. 어렵지만 말이죠.
예, 사랑이란게 똭 정의되기가 어렵고 평범하지 않은 사랑을 보여주는 내용을 보니 다른 시각이 생기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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