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의 초대 - 77. 널브러져서 자는 고양이는 건드리지 않는 법이다.

in #busy7 years ago

image.png

고양이가 잠을 자는 자세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언어적인 메세지가 담겨져 있다.

집고양이는 하루에 적어도 16시간 정도는 코를 골고 자거나 졸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때의 모습을 관찰해보면 어떤 기분상태인지 어떤 컨디션인지를 알 수 있다.
image.png

고양이가 깊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잠 자는 것처럼 위장을 하고 있을 때가 적지않은데, 이럴 때는 깨어있으면서도 게으르고 나른한 상태를 즐기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고양이의 잠자는 모습들 중에서 발라당 드러누워서 배를 다 드러내고 누운자세, 일명 완전히 널부러져서 잠을 자는 자세는 고양이가 집사에게 무한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널부러져서 잠을 자는 자세의 고양이는 그만큼 심리적으로 포근하고 아늑하고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자세이다. 이럴때에는 완벽한 안전을 보장 받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잠 자는 모습이 무척이나 편안하게 보이는 것이다.
image.png

고양이가 당신에게 보내고 있는 지극한 무한신뢰의 증표, "널부러져서 잠자는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에는 장난이라도 무례하게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당신에게 보내는 무한한 신뢰의 마음이 한 순간의 잘못 건드림으로 인하여, 마치 뜨거운 활화산에 차가운 얼음물을 갑자기 확 끼얹어서 꺼버리려는 무지막지한 짓거리와 다름아닌 것이다.

당신앞에서 널부러져서 자는 고양이를 건드리면, 순간적으로 고양이의 동공이 커다래지면서 당신을 뚫어지게 응시할 것이다. " 아니 감히 이 놈이! 그래도 당신을 믿고 있었는데 " 라는 실망감과 분노감의 이글거리는 눈빛이 당신을 엄습해올 것이다.
image.png

그래서 널부러져서 자는 고양이는 툭툭 건드리면 안되는 것이고, 스스로 일어날 때 까지 기다리거나 혹은 빨리 깨워야 하는 상황이라면 부드럽게 터치를 해주면서 서서히 깨워서 놀래키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마치 나에게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말을 함부로 하거나 지나친 장난스러운 행동을 단 한번 만이라도 잘못하게 되면, 그것이 순식간에 그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어버릴 수 있어서 더더욱 조심해야 하듯이 말이다.
image.png

그래서 널부러져서 잠을 자는 고양이 처럼, 나에게 "널부러져서 다가오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경우에도 차가운 얼음물을 순식간에 확 끼얹는 어리석고도 무례한 짓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굳이 지적할 것이, 충고할 것이 있다면, 그냥 미지근한 물로서 마사지해주면서 부드럽게 가르치고 쓰다듬어주는 것처럼 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image.png

Sort:  

냥이들이 너무 귀엽네요.

저도 고양이를 키우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무한한 신뢰를 보이는 관계는 고양이 키우기 전까지 받아보기 힘든 경험이죠.

그렇군요. 고양이들이 보통 사람을 자기 아래로 둔다고 하던데...잠 잘때도 무한 신뢰를 해야 널부러져 자는군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소중한 냐옹쓰...
남편에게 냐옹이처럼 자유롭게 해주고 존중해주려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ㅠㅠ

고양이를 떠나서 저도 저렇게 정말 아무생각없이 널부러져 있고 싶습니다.
정말 그런 느낌.... 좀처럼 느낄수가 없네요...

자는 모습 귀엽네요. 모두 다른 자세로 쿨쿨 자고 있네요.

사람도 이렿게 편히자면 피곤히 싹 풀리겠습니다.

좋네요
함부로 건들지 않기.
인간관계란 참 어렵습니다

부드럽게 가르치고 쓰다듬어 주라..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

고양이도 사람도... 라는거군요

허억 심쿵!! 고양이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군요!
귀여워서 키워보고싶지만 자취하는 저로썬 일터에 나가면 돌봐줄 사람이 없기때문에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그렇게 무한 신뢰를 하다니.
처음 알았습니다.
'절대 다른 존재를 위해 노동을 하지않는 동물'
사람을 지 종으로 여기는 놈.

막연히
고양이는 아무에게도 곁을 주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항상 글과 함께 사용하시는 사진들이 매우 예뻐요.

고양이를 키워본적은 없지만 저게 저런의미인지는 오늘 처음알았습니다 ㅋㅋㅋㅋ 남의집 가서도 실수하면 안되겠군요...

널부러져 자는 고양이를 건드린적이 많았는데 이게 큰 실수였군요 ㅠ
몰랐습니다..

오...확실히 고양이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게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가 되겠군요.

전 요즘 달팽이호텔이라는 예능을 챙겨보는데 거기 나오는 고양이가 그렇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널부러져서 다가오는 사람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듣고 보니 주의해야겠습니다.

무장해제하고 자는 고양이...말씀대로 믿고 편히 자는데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겠네요.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글..정말 와 닿습니다.^^

고양이 너무 귀엽다 ...ㅎㅎㅎ
저도 지금 저렇게 퍼질러 자야겠어요~

사람과 잠자는 고양이 관계로군요
잠자는 고양이...놀래키지 말라는 지혜내요^^*

널부러져 자는 고양이에게 무례하지 않게 따뜻하게 이야기하기, 보다도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요 ㅜㅜ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야겠는데요? ㅎㅎ
길냥이들한테 좀 미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