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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éraldine Pfliger와 Manuel Castells의 대담(2006 출간)을 번역해서 연재합니다.
2010년 경 한국어로 번역 출간 예정이었지만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강의 및 세미나에서 이 책을 같이 봐야 할 상황이 많아서 번역된 부분 중 일부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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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네트워크로 : 카스텔과의 대담』 (2006)
제랄딘 플리제 (번역: 임동근)
연구를 위한 인터뷰
"거실의 테이블에는 신간들로 뒤덮여 있었다. 다비드 도이취의 『현실의 제작』, 에릭 해클의 『사라와 시몬』, 사무엘 헌팅턴의 『변화하는 사회 속의 정치질서』, 마누엘 카스텔의 『정보화 시대』, 카탈루니아 공산당 잡지 『레알리타트』, ‘살 테라에Sal Terrae’의 출간물과 브로셔, 슬로터다익의 『같은 배에서』, 카르바로가 문고판으로 낸 인체비율과 관련된 작은 책으로 펼쳐져 있었던 책 : “포스트모더니티는 “신 이후의” 그리고 고대 제국들과 그 지방분회들 이후의 시대이다.”"
-- 마누엘 바스케즈 몬탈반, 『내 인생의 남자』, p. 45 (Seuil, 2003)
맨 처음 마누엘 카스텔을 인터뷰하길 원했을 때는 난 UC 버클리의 초청연구원이었다. 그 때가 2002년 봄이었고 난 『정체성의 권력』이라 불린 『정보의 시대』 삼부작 중 두 번째 책을 읽었다. 예전부터 늘 그의 폭넓은 주제들이 나를 놀라게 했었지만 이 책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나는 학업과정 동안 이해했었던 이 믿을 수 없는 그의 여정을 다시 생각했다. 『도시문제』(1972)의 구조주의적 접근, 전반적인 때론 덩케르크를 과장한 전공서적 『모노폴빌』(1974), 삼부작의 첫 작품인 『네트워크 사회』(1998b)와 영토와 이를 지배하는 네트워크와의 관계를 그려내는 흐름의 공간 개념, 그리고는 지금, 짜피티스트에서 미국의 애국 민병대까지를 포괄하는, 지구화 시대의 사회운동에 대한 다문화적 분석. 거기에 맑스주의 도시사회학이 보여주었던 전형적인 옛 모습들이 버클리에 자리 잡고 20년간 여기서 교육되었다는 점. 프랑스에서 교육받은 맑스주의자가 어떻게 미국 대학에 통합될 수 있었을까? UC Berkeley가 가장 진보적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낭테르는 아니지 않았는가! 마누엘 카스텔의 불어본 저서들이 반영하는 인상파적 이미지는 그의 사상적 경로를 은폐할 것이었다. 『도시 문제』에서 『정보의 시대』까지, 30년 넘는 시간이 흘렀고, 나는 이제 이 조각들을 봉합하고, 그의 연구인생을 재구성하고자 한다.
나는 마누엘 카스텔에게 프랑스 잡지 『플뤽스』(Flux)에 실을 인터뷰를 요청하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그의 고향 바르셀로나로 막 돌아간 다음이었다. 사회학자 카스텔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몇몇을 경유하고 1979년까지 카스텔이 있었던 ‘사회운동연구센터’(CEMS) 연구원 도미니크 로랑의 추천을 받아야만 했다. 난 카스텔에게 1960년부터 2005년까지 그의 과학적 여정들을 재구축하기 위한 인터뷰 책작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의 삶이 아니라 (그는 “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을 재해석하겠다는 말로 설득하여 그의 허락을 얻었고, 2004년 1월부터 카탈루니아 개방대학 그의 사무실이 있는 바르셀로나에서 이 대화들을 시작했다.
저작 목록
마누엘 카스텔과의 이 대화록은 문제의식, 방법론, 저자와 작품이라는 두 주요 연구대상이 있는 연구프로젝트와 유사하다. 매 인터뷰가 사회학자로서의 여정을 보여주는 5개의 작품을 뜯어보며, 예상했던 결과는 처음부터 저작 목록에 초점을 맞추었다. 따라서 카스텔의 삶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과학적 생산의 기원과 진화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칼롱Callon과 라투르Latour가 “만들어진 과학”의 연구에 집착한 것처럼 카스텔의 작품을 “만들어진 것”telle qu’elle s’est faite으로서 이해하고자, 과학사회학을 차용한 방법론이 떠올랐다. 과학사회학의 작업들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성을 갖는다.
라투르와 울가가 『실험실 생활』(1996)에서 했던 것처럼 과학실험실에 인류학적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실천, 방법, 기술, 규약에 대한 연구들.
두 번째는 하나의 이론이 다른 이론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혹은 작업들이 출판되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과학적 논쟁들을 세세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미국 과학철학에 의해 핵심과학에 폭넓게 적용된, 논쟁과 토론들에 대한 연구는 사회과학에서는 여전히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데올로기 논쟁과 이론적 투쟁들은 현실의 개념들, 사상들, 객관화들을 탄생시켰고, 그 구축과정은 섬세히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두 번째 것과 유사한데, 크리스티앙 토팔로프가 『사회과학의 도시』(2001)와 EHESS에서 같은 이름으로 했던 세미나에서 사용했던 방향성이다. 이의 요지는 학술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주요 주체들에게, 학문이 발표되었을 때 제기되었던 다양한 논쟁들 속에서 작업을 보자는 것이다.
세 번째 방법과 유사하게 각각의 장은 하나의 책에 집중하고, 책에 대한 토론을 카스텔의 생각과 이 작업을 진행했던 맥락들과 연결시키고자 했다. 또한 대화는 시대적 맥락의 상실을 피하고자 했다.(의역, 당시의 상황에서 판단하고자 했다.) 멀리 떨어져서, 높게 올라가서 과거의 생산물을 관찰하는 것, 20년이나 지난 후 그 틀린 점, 약점 혹은 무용성을 강조하는 것은 손쉬운 일이다. 역으로 토팔로프(2001, p.308) 식으로 생산과 수용의 맥락에서 작품을 재위치시키면, 이 작업은 “성찰적 역사주의”에 자리잡는다. 목표는 마누엘 카스텔의 작업을 새롭게 보는 것이었고, 역사 속에서 연구 사조들 속에서 이를 자리 잡게 만드는 것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사회학자의 보다 큰 성찰을 가능하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지 질문자의 손쉽고 날로 먹는 비판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생산과 관련된 맥락에 맞춘 이 방법은 작품의 내용에 대한 순수히 과학적인 토론에서 벗어나게끔 해주었고, 카스텔이 성장했던 학술적 직업적 분야에 대하여 말할 수 있게 해주었다. 대담은 케인즈, 맑스, 스미스의 세상을 재구축하고 경제학 대가들의 지적 풍토에 대한 생태학적 설명들을 제공하는, 그러면서도 그들 작업들에 대한 미증유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로베르 에일브로너(2001)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그의 발표문과 책들을 접하면서 대담의 목적은 단지 생각들을 논하는 것뿐만 아니라 종합적이고 인신론적인 입장을 택하는 것이었다. 이런 의미로 이 책은 현재의 기준으로 주요 사회학 연구 주제들을 종합적으로 다뤘던, 2003년 영문으로 출간된 마르탕 앙스와 마누엘 카스텔의 대화와는 구별된다.
이 연구를 위한 인터뷰는 두 가지 측면에서의 질문에 기초한다. 첫째로, 이 작업은 개인적인 맥락, 연구생산의 조건들, 작업들의 대상이 되는 대화들, 이들이 사회학자의 과학적 여정의 진화를 어떻게 구조화시켰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연구주제, 이론, 방법론의 측면에서, 그 여정의 궤적과 단절들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마누엘 카스텔의 작품 속에서, 그 책들이 출간되면서, “종속의 길”을 관찰할 수 있을까? 도시에서 네트워크 사회로, 저자는 어떤 길을, 어떤 변화를 가져온 것일까?
맥락에서 내용으로
이 두 가지 측면을 가진 질문을 위해, 대담은 서로 보완이 되는 네 가지 관점을 따랐다.
우선, 맥락의 분석은 저자의 연구 여정 각 단계에서 연구의 장과 환경들에 대한 연구를 뜻한다. 천방지축 같은 여정들은, 반복하고, 우회하고, 우연히 만나게 되고, 개인적인 맥락은 다소 직접적으로 작업의 내용들, 이해의 중심들, 이론적인 부분들에 영향을 준다. 공산주의자, 혹은 무정부주의자라는 사실은 분명, 우리가 사회구조, 국가와의 관계, 사회적 실천들을 이해하는 방식에 동일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개인적 맥락에 대한 연구는 직업적 환경, 학술적이거나 정치적인 이름으로 행해진 지적인 전투들, 저자의 정치적 행동의 장소와 시간들에 대한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 그 다음 작품에 집중하며, 연구는 사회학자의 작업을 분석하면서 생산의 조건들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런 출발은 작업을 현실화시키는 구체적인 선택들을 등진다. 재정, 기관의 지원, 팀들, 지적인 성공과 실패들, 학습효과들. 결국 세 번째 관점은 작품이 출판된 후 벌어진, 사회적으로든 학술적으로든 논쟁과 토론들 속에서 작품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누구에게 말하고자 한 것인가? 누가 여기에 대답했는가? 혹은 누가 반대했는가? 이 경우 저자가 대답하길 바랐던 문제들을 심각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각각의 대담은 부분적으로는 이론-문제설정-방법-연구현장의 구도를 벗겨내는 것이다. 연구의 이런 비탈길을 위해, 시작은 작품의 프로필을 받아들이고, 주요 기여들을 밝히고, 내부의 일관성을 포착하고, 모순들과 조각들에서 헤쳐 나오게 된다. 이런 틀에서 대담의 기술들이 재형식화, 단어의 유효화, 대척점들을 지나게 된다. 기술들은 논쟁, 모순, 불일치를 찾는 것이다.
도시연구들과 관련된 토팔로프의 작업들 혹은 화학이나 약학과 관련된 라투르의 작업과는 다르게, 이 작업은 ‘저자’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토론에 기초한다. 그 장점은 사회학자에게 자신의 작업과 관련된 그의 느낌들을, 의심, 후회, 확신, 논쟁거리인 개념들과 그렇지 않은 개념들을 질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토론을 통해 성찰과 거리두기를 이끌어낸다는 원칙. 한계는 당연히 인터뷰 속에 상당한 주관성이 자리잡는 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품과 거리를 둔 분석을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제시된 것 속에서는 그 한계를 매우 힘겹게 극복할 수 있다. 이런 작업의 중요성은 구체적으로 주관적이 됨으로써 나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 물러서기 위해서, 세 가지 유형의 물질적인 것을 통해 대화를 완성하였다. 당시 세대와 관련된 기록들, 특히 사회과학과 도시연구의 최근 역사를 다루는 작업들; 각 책들에 인용된 주요 참고문헌들; 과학 저널의 카스텔 책들의 비평과 강의 노트들. 이 다양한 물질적인 것들을 통해 대화의 자료들이 다양해졌고, 이 저작들의 출간을 둘러싸고 무슨 논쟁들이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대담의 진행
대담의 기술들을 제시하기 이전에, 연구대상, 즉 카스텔의 작업들과 관련된 내 보고서에 대해 짧게 언급하고자 한다. 테마의 선택, 질문의 범위, 비평 내용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것이다. 대담을 객관화시키는 방법은 아마도 이 작업이 다루는 안경을 기술하는 것이다. 독자들이 개인적인 시각에 따른 변형들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시각의 교정을 아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도시계획 및 경제학 교육을 받으며, 그르노블 도시계획연구소의 도시사회학 강의에서 『도시 문제』와 『모노폴빌』을 배웠다. 그 때 난 맑스주의 정치사회학에 관심이 있었을 때고, 시카고학파를 배울 때이기도 했다. 그 강의의 글들은 1990년대 내내 도시계획 학생인 나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목표들과는 지루하고 나에게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다. 1년 후, 석사과정에서 지역 및 도시경제, 혁신환경, 산업지구, 지역발전이란 주제들과 익숙해졌다. 난 필립 아이달로Philippe Aydalot와 그레노블 경제학자 쿠를레와 페퀴외르의 작업들에 토대해서 도시경제라는 강한 문화를 습득하고 있었고, 이 작업들은 1980년대 마누엘 카스텔과 피터 홀에 많은 영감을 받은 것들이었다. 나는 도시 경제분석과 기술혁신에서 격리현상까지의 사회역동을 함께 연결한다는 것에 이끌려, 『정보 도시』(1989)를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파리에 도착한 후, ENPC의 DEA 논문을 준비하면서, 피에르 벨츠와 경제, 기술, 영토와의 관계를 분석하는 버클리 출신의 새로운 도시계획 세대였던 마이클 스토퍼의 강의를 들으며, 신경제지리학의 보다 정교화된 기법들을 공부했다. 1999년 ENPC의 ‘기술, 영토, 사회 연구실’(LATTS)에서 박사과정으로 지원했고, 네트워크와 영토 간의 분석에 관심을 가진 연구 팀에 속했다. 『네트워크 사회』가 불어로 막 출간되었고 인터넷이 폭발하던 당시, 언론의 많은 반향을 가져왔었다. 당시 난 우리 팀의 주요 저작 중 하나였던 카스텔의 최신 저작들을 재발견했다. 우리는 함께 그 책들을 수없이 토론했고, LATTS에서 경험 많은 연구자들의 분석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2002년 버클리에서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정부정책연구소’Institute of Governmental Studies에서 6개월을 보냈고, 이때의 작업들은 도시연구와는 아주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카스텔의 초기저작에서 공격했던 자유주의 정치과학을 알아갔다. 넬슨 폴스비가 매일 오후 3시의 차시간을 열었으며, 그는 평판이 좋았던 정치학자로 9월11일 이후의 미국 정부현황에 대한 훌륭한 분석을 했었다. 그럼에도 내 대부분의 시간은 도시계획연구소의 강의를 따라가고, 도시계획학과 도서관 서반을 훑는 일에 보냈다. 난 문서고를 뒤지고 카스텔이 버클리에서 보낸 20년 동안 생산했던 독특한 문헌을 모았다. 2003년과 2004년, 박사를 마치고 칠레의 산티에고에서 도시 네트워크와 분절이란 연구주제를 시작했다. 초청연구자 및 강사로서 카톨릭 대학의 도시 및 영토 연구소에서 머물렀다. 이 때, 매우 놀랍게도, 도서관 구석에서 “칠레 산티애고 카톨릭 대학 강사, 마누엘 카스텔”이 1972년에 썼던 먼지 나는 보고서들을 발견했고, 이는 내가 까맣게 까먹고 있던 것이었다. 20살로 보였던 카스텔, 도시투쟁의 전투적 사회학을 제안했던 카스텔의 강의를 기억하는 칠레 동료들과 함께 강의를 했던 것이다.
몇 번씩 되돌아 치며, 결국 난 학생시절부터 젊은 연구자가 될 때까지 마누엘 카스텔의 작업과 현장들을 마주친 것이다. 최근 들어 로잔느 연방 기술학교의 ‘도시사회학연구소’(LASUR-EPFL)에서 사회운동, 소외문제, 이동성, 다양한 국제적 맥락 속의 영토구조 및 동학 등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진척시킬 수 있었다. 이 연구소 덕분에 사회운동에 대한 연구들, 여전히 나에게는 낯설었던 이 주제를 분석할 수 있었다. 『도시와 풀뿌리들』(1983b)와 『정체성의 권력』(1999a)이 나에게는 가장 감동적이었던 책이다. 내 생각에, 사회학자가 자신의 가장 중요한 독창성을 보여주는,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를 보여줄 이 인터뷰들을 생각해냈다.
마누엘 카스텔 연구 작업들에 대한 내 보고서를 설명한 후, 난 이 긴 대담들을 진행하면서 느낀 분위기들을 말하고 싶다. 사람들과 지나가며 이야기를 하며 나온 질문은 “카스텔 괜찮냐?”였다. 이 질문에 놀랐었는데, 나에게는 이는 논외의 것이었던 것 같다. 난 『네트워크 사회』의 저자와 차한잔 마시려고 바르셀로나에 온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연구자의 감정, 청취, 열림의 정도는 이런 프로젝트의 성공에는 필수적인 사전 조건들이었다. 마누엘 카스텔은 오랫동안 얘기하면서도 조용하고, 따뜻하고, 이해심이 많았었다. 그는 자신의 이미지나 평판을 고려하지 않으며, 그의 방법론, 목표, 실수들, 그 작업의 한계들을 얘기했다. 비판하고 파헤치는 것에 대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수많은 지식인들이 비난의 말을 끊어버리고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으며, 대담을 다시 교열하면서 몇몇 문단을 빼줄 것을 요청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카스텔은 질문에 언제나 대답했으며,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고, 언제나 신뢰와 친근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우리는 대담을 통해 이 사회학자는 자신을 지식인으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학자로 생각한다는 것을 볼 것이다. 대담의 개방정도를 설명해주는 구분이 있다. 지식인은 자신의 에고와 개인적인 이론적 진전을 중요시하고, 반면 학자는 작업을 토론하고 이를 최소한 자신의 부분으로 흡수한다. 따라서 난 마누엘 카스텔을 대화에 열린 학자로 만난 것이며, 사유의 스승이나 지주로서 만난 것이 아니다.
여정과 단절 / 과학적 도정(道程)의 미로
이 책의 소망은 저자의 과학적 도정(道程)을 재구성하고, 이론적이며 경험적인 이 과정의 중요한 단계들을 알아보며, 단절의 순간들을 포착하는 것이다. 『도시에서 네트워크로』의 여섯 대화들은 이전의 연구들과 단절되어 있거나 진행 중인 카스텔의 과학적 생산물의 각 조각들을 위치 짓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나는 이 사회학자의 업적을 수놓았던 다섯 개의 주요 책들을 선정했다. 『도시 문제』(1972), 『모노폴빌』(1974), 『도시와 풀뿌리들』(1983b), 『정보 도시』(1989), 『정보의 시대』(1998b). 이 선택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그 책들은 지난 30년 동안 학계에서 가장 논쟁적이었던 저작들이다. 프랑스적인 시각을 보여주기 위해 유일하게 『모노폴빌』을 선택하였고, 이 책은 불어 논문들을 모아 미국에서 수행한 독창적인 작업인 『도시, 계급, 권력』(1978a)과 매우 유사하다. 또한 이 탐구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는 데, 그것은 과학적 사실들의 생산과 도정(道程)의 미로는 절대로 합리적이지 않다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e에 대한 비판이다. 연구자의 삶은 사실 운명, 개인적 선택, 마주침, 체념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여기서 재구축된 길을 따라 가는 것이 마누엘 카스텔의 도정(道程)을 절대 선형적인 이미지로 그리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과거 덕분에 설명되지는 않으며(그것은 시간 결정론이다) 또한 모든 것이 연구 환경에 의존하지는 않는다(환경 결정론의 위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저자와 함께 나는 모든 조각들을 다시 봉합하는 것의 불가능성이 아니라, 복합성을 배제하지 않고 이 과정을 이해하는 열쇠를 찾았다.
1장에서는 활동가였던 젊은 시절과 사회학자로의 교육과정, 1968년 5월의 반프랑코 저항과 도시사회학이라는 최초의 무기들 사이를 논하고, 이후의 장들은 다섯 편의 연구 저작들에 집중한다. 저자와 함께 이 저작들을 훑어가며 나는 도시의 역사뿐만 아니라 사고의 역사를 드러내고자 했다. 마누엘 카스텔의 프로필은 폭넓다. 1970년대 프랑스의 맑스주의 도시사회학에서 상징적인 인물이었던 그는 70년대 말 이 유파와 단절하고 방법론을 수정하였으며 연구의 장을 바꾸고는, 캘리포니아 버클리로 가기 위해 프랑스의 지적 환경을 떠난 후 20년 동안 그 곳에서 교편을 잡는다. 피에르 라사브Pierre Lassave(1997)가 도시사회학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1950년대, 1970년대, 1980년대의 주요 심포지엄을 분석했던 것처럼, 이 책은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와 같이 유럽에서의 도시연구와 사회과학의 변화들을 보여주기 위해 그 환경에 따르는 핵심 요인을 추적한다. 1965-75년 비판적인 도시사회학, 1975-80년 이 경향의 실패와 환멸, 1980년대의 재전환, 버클리에서 작업한 도시 및 기술에 관한 초기작업들, 마누엘 카스텔은 이 시기들 동안 있었던 도시연구의 거대 조류들을 다시 이야기한다. 그는 연구의 장이라는 구조 속에서 이데올로기, 정치 정당의 영향, 국가의 역할을 말하고, 그 다음 방법론적인 변화들과 연구의 장 및 이론의 각 역할들을 설명한다. 이 대담은 또한 우리에게 프랑스와 미국, 1970년과 1980년대 사이에서 과학적 사실들의 가공 과정들을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이 여정은 연구자의 수십 년 여정과 연구 환경의 진화만이 아니라, 그가 항상 통찰력 있게 분석했던 사회의 변형들을 다시 그려본다. 『도시에서 네트워크로』, 1960년대에서 오늘날로, 도시, 사회 그리고 카스텔의 세계는 그 이론만큼이나 실제로도 어떻게 바뀌었는가? 시스템 도시, 자본의 도시, 사회운동의 도시, 혁신도시-이중도시, 네트워크 사회, 이러한 것들이 이 “공간의 사색자”가 여행한 단계들이다.
시작단계의 참고문헌
CALLON Michel et LATOUR Bruno (dir.) (1991), La science telle qu’elle se fait, Paris: La Découverte.
HEILBRONER Robert L. (2001), Les grands économistes, Paris: Seuil, coll. Points.
INCE Martin et CASTELLS Manuel (2003), Conversations with Manuel Castells, Cambridge: Polity Press.
LASSAVE Pierre (1997), Les sociologues et la recherche urbaine dans la France contemporaine, Toulouse: Presses universitaires du Mirail.
LATOUR Bruno et WOOLGA Steve (1996), La vie de laboratoire, Paris: La Découverte.
TOPALOV Christian et LEPETIT Bernanrd (dir.) (2001), La ville des sciences sociales, Paris: Belin.
독서 노트
이 책의 독해와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 각 장은 다음과 같은 양식으로 구성된다. 우선 인터뷰 앞에 당시의 맥락에 맞게 책을 설명하고 개념 및 분석의 유래를 보여주고 책의 내용을 요약했다. 대화에서 카스텔 작업을 잘 모르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모호해 보일 부분은 각주로 설명을 달았다. 인용된 저자들, 특정 역사적인 사건과 맥락들 또한 각주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다음에 책이 출간된 시기 과학잡지에 발표된 서평에 기초해서 책에 대한 주요 비판과 논의들을 요약하였다. 인터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요약과 맥락짓기, 비평과 주 등, 다양한 수준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세 개의 참고문헌을 만들었다. 첫 번째는 괄호 친 것으로(Amiot, 1986) 표시하고 장 뒤에 참고문헌을 실었다. 두 번째는 카스텔의 작업들과 관련된 것으로 각진 괄호로[Castells, 1999a] 표시하고 인터뷰의 마지막에 선택된 참고문헌을 실었다. 마지막으로 책의 마지막에 1967년에서 2006년까지의 마누엘 카스텔 모든 작품을 실은 참고문헌을 실었다.
책 마지막에는 과학적 생산에서 카스텔이 사용한 핵심개념들을 모은 용어집이 있다.
안녕하세요. 나중에 여유를 가지고 꼼꼼히 읽어봐야 할 것 같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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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접하는 플랫폼이라 생각할게 많군요. 수정, 삭제가 안된다는 점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음....이곳에서도 이런 어려운 글 쓰고 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