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검장인이 만든 명품 장검이 고급스런 칼집에 넣어져 삼엄한 감시를 받으며 보관되어 있다. 이 천하무적의 칼만 있으면 어떤 적이라도 무찌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집안의 가보를 남겨져서 대를 이어가며 귀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칼집에 넣어진 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칼날이 없다. 오랜 세월을 보관하는 동안 관리부실로 녹이 슬어서 부러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리자는 이를 상관하지 않는다. 칼날은 없지만, 칼을 사용하는 일이 없기에 아무도 이를 눈치 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그랬듯이 두터운 유리보관함에 넣어진 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칼날이 없다면 칼의 용도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일 게다.
그런 일이 우리네 교회에도 있다. 바로 예배당의 정면에 걸려있는 십자가이다. 십자가는 예수님의 죽음을 상징하는 표징이다. 아시다시피,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보혈을 흘리신 대가로, 우리는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그분이 흘리신 보혈의 공로를 믿기만 하면 죄가 용서함을 받아 영원한 천국에서 하나님과 함께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도 천국을 누리며 살게 되는 길이 열렸다. 그래서 교회마다 십자가가 교회건물위에 우뚝 세워져 있고, 예배당의 전면에도 아름답게 조작된 십자가가 걸려 있다. 수많은 여신도들은 아름다운 목걸이로 만들어 목에 걸고 있기도 하다. 십자가의 보혈이 없었다면 교회도 천국도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사람들은 여전히 죄의 저주를 받아 고통스럽게 살다가 영원한 지옥에 던져질 운명일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자 그리스도인 것을 믿고,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의 공로로 죄가 용서함을 받았다고 믿는 크리스천들은 자신들의 천국행을 기정사실화하며,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자녀가 된 럭셔리하고 즐거운 인생을 누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는 때는 심판대 앞에 서 있는 순간이다. 그러나 아무도 심판대 앞에 서본 사람이 없기에,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아니, 의심하면 믿음이 없다고 질책하기 때문에 아무도 이에 대한 의구심을 입 밖으로 내뱉는 법이 없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의 능력을 이 땅에서 확인할 수 없는 것일까? 아니다. 이 땅에서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사53:5)
예수님이 이 땅에 오래전부터 구약의 선지자들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언하였다. 위의 이사야의 예언이 대표적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희생제물이 되어주심으로, 그 이름을 믿는 백성들은 평안과 치유가 일어날 것을 예언하였다. 그래서 당신은 그런 삶을 누리며 살고 있는가? 당신의 삶과 영혼에 평안이 가득차고 모든 정신질환과 고질병이 치유함을 받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계신가?
여호와의 손이 짧아 구원하지 못하심이 아니요 귀가 둔하여 듣지 못하심도 아니라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 죄가 그의 얼굴을 가리어서 너희에게서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라(사59:1)
아담의 후예로서 우리 안에 새겨진 죄성은 죄를 좋아하며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 소유자가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과 멀어지게 되었으며, 죄의 대가로 우리는 평생 동안 고된 노동이 숙명으로 지워졌고, 갖가지 불행한 사건으로 인한 슬픔과 고통이 매일의 양식이 되었다. 그래서 자녀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 하나님은, 죄가 없는 자신의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셔서 우리를 대신하여 처형을 받게 하신 게 바로 십자가의 형벌이다. 그래서 보혈의 공로를 믿는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죄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당신은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계신가?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17:21)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14:17)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고전4:20)
죄로 인해 가로막혔던 담이 헐어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믿는 자녀들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어 예전의 다정했던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그래서 성령 하나님이 자녀안에 들어와서 다스리고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하나님이 나라가 이루어진 증거와 변화, 능력과 열매가 있는가? 십자가의 보혈을 믿음으로 죄가 용서함을 받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삶에서 죄의 형벌이 말끔하게 사라지고, 영혼과 삶이 기쁨과 평안으로 가득차고, 놀라운 성령의 능력으로 귀신을 쫓아내고 고질병을 치유하며 기적과 이적으로 영혼을 구원하는 성령의 도구로 살아가고 계신가?
아니라면, 당신이 믿고 있는 십자가는 단지 기독교인임을 나타내는 종교장식품에 불과할 것이다. 아쉽게도 거의 대부분의 우리네 교인들은 십자가의 공로를 믿고 있다고 하지만, 십자가의 보혈의 능력을 드러내지 못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하나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과 진배없이 건조하고 냉랭한 영혼으로 고단하고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이 땅을 떠난다면 예외 없이 지옥의 불에 던져진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이 지옥 불에 던져지는 것은 마땅한 일이지만, 천국을 철썩 같이 믿으며 무거운 신앙의 짐도 마다하지 않은 당신이 지옥의 불에 던져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일 것이다. 그러나 틀림없이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아쉽게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의 능력이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자신의 영혼과 삶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 증거와 열매가 없다면, 돌이켜 회개하고 하나님을 전심으로 부르며 성령의 내주를 간구하셔야 할 것이다. 성령이 당신 안에 들어오셔야 비로소 십자가의 보혈의 능력을 가슴에 새겨주시기 때문이다. 그래도 돌이켜서 회개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하나님의 말씀을 경멸한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는 날을 맞게 될 것이다.
크리스천 영성학교, 쉰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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