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코인에 비유하자면...(1)

in #coin7 years ago (edited)

나는 월급이라는 코인을 받는다.
이 코인은 때로는 인센티브에 따라 하향되기도 하고 상향되기도 한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코인의 가치가 우하향을 향한다.
이럴 때 이 코인 말고 다른 코인도 생각하지만 쉽지가 않다.

때론 내가 채굴기 같다는 생각을 한다.
채굴장을 운영하는 분들의 채굴장 사진을 보면 수많은 그래픽 카드들이 선반에 수십개씩 얹혀져
끊임없이 반복 계산을 한다. 그들에게 전기가 제공되고 그들이 채굴한 코인은 채굴장의 손에 들어간다.
나 또한 수많은 반복작업을 하며 월급코인을 캐낸다.

한 달간 열심히 코인을 채굴한다.
서비스업으로서 사람들에게 웃고 가르치며 코인을 채굴한다.
때로는 에러가 나서 채굴되지 않거나 다시 계산해야 할 때도 있다.

승진하면 좀 더 많은 코인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한다.
채굴기에서 좀 더 상위급 채굴기가 되기 위해 퇴근후에 공부도 한다.
소위 자기계발의 목적 대부분은 현재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다.

1060에서 1080으로, ASIC이 되기 위해 다들 새벽에도 토익학원을 다니고 밤늦게까지 카페에서 공부를 한다.

한편 인간관계도 코인을 적용할 수 있다.
우정도 코인으로 보면 어떨까?
친구와 연락하고 관계를 맺을 때마다 1코인씩 쌓인다.
어릴때는 친해도 지금 연락을 안하는 친구들은 어릴 때 쌓은 코인을 점점 잃어간다.

그러고 보면 어릴 때는 우정 코인을 채굴하기가 정말 쉬웠다.
놀이터에서 서로 숨바꼭질만 해도 바로 서로 이름을 물어보고 친구가 되었다.
해가 질 때 까지 신나게 놀고 다음 날 또 보자고 하면 끝이었다.
하루하루 노는 것만으로 쉽게 우정코인을 채굴했다.

하지만 학교들을 졸업하면서 코인 난이도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우정코인을 채굴하기 가장 쉬웠던 마지막은 고등학교였다.
대학교 부터는 우정코인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수많은 해쉬(돈)파워가 필요하기도 했다.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으려면 밥을 많이 사거나 시험을 잘 보던가 무언가 투자가 있어야 했다.
동기들 사이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생겨 우정코인은 좀처럼 채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창회를 통해 우정코인을 팔아 이익실현(반가움, 회포 등)을 한다.

때로는 삶에서 새로운 종류의 코인도 있다.
종교적 믿음이라는 코인도 새로 받아들이게 된다.
어떤 사람은 사기성 짙은 ICO에 참여해 우정코인을 비롯해 갖가지 코인을 광신 코인으로 맞바꾸어 버린다. 반대로 광신코인은 다른 코인과 교환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신의 삶을 한가지 코인에 매진하며 살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의 삶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의 삶도 결국 코인을 채굴하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 코인은 스스로 만들어 내기도, 남들이 만들어 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코인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병이나 사고로 한가지 코인을 다 잃을 때 다른 코인으로 살아갈 힘을 얻기 때문이다.

p.s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이야기를 계속 적다보니 삶에서 많은 부분이 코인과 비슷한 모습으로 보이더라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