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9월에 코인판에 들어온 사람입니다. 그때 아마 중국발 규제로 인해 비트가 450만원대 였고, 리플은 215원인가 했었죠. 이더는 33만원, 라이트는 6만원대였습니다. 퀀텀이 그뒤로 곧 상장해서 13,000원인가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추억이 어린 시절입니다. 코인에 투자한다고 하니 다들 한소리씩하고, 주변에 권해봤자 반응은 별로 없었죠... 그러다가 11월 즈음에 비코가 갑자기 떡상을 하고 알트들이 미친듯이 올라가는 신세계를 경험하니 사람들의 반응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가상화폐는 지금 어느 분야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분야가 되었습니다.
우선 미리 진입하신 분들의 선견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 시절에 미리 혜안을 가지고 투자하신 분들은 대부분 많은 수익으로 그 보상을 받으셨으리라고 봅니다.
저 역시 이번 하락장에 적지 않은 손실을 보았습니다. 처음 투자금액보다 추가 투자 금액이 점점 불었기에 미리 투자한 메리트를 다분히 깎아 먹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 겨우 원금보다 조금의 수익만 보전하고 있다고 할까나요...
사실 스팀의 다른 분들처럼 화려한 투자 경험이나 실력이 전혀 없지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처음 코인판에 들어온 분들이 다른 어떤 커뮤니티보다 스팀에서 많은 정보와 위로를 얻으실 것으로 확신하기에(저 역시 그랬었습니다.)저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여유자금이 아닌 생활자금을 투자하신 분들에게는 정말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버하라고 말씀도 못드리겠네요..하지만 한발 멀직이 생각하면 이번 하락장이 꼭 절망만을 낳는 것은 아니기에, 그리고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기에 글을 올립니다.
일단 이번 하락장은 9월 이후에 처음 겪어본 역대급 하락장입니다. 9월 이후에도 여러번의 하락장이 있었지만 이렇게 길고 하락폭이 컸던 것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인간은 귀납적인 사고를 좋아하기에 언제나 과거의 경험으로 미래를 예단하긴 합니다. 저 역시 그동안의 경험으로 '코인은 하락해봤자 30%내외이고, 곧 반등한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하락장을 제대로 대비 못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면 11월 이후 1월 10일 정도까지는 계속 상승장이었습니다. 50일의 상승과 지금의 하락은 비교할바가 아닙니다. 제가 업비트에 12월 초에 처음 스팀을 1000원대에 샀습니다. 에이다는 그때 150원 정도였구요, snt는 63원이었습니다. 지금은 하락해도 그때의 가격보다는 몇배나 높습니다. 한발자욱 떨어져서 보면 상승입니다. 다만 코인은 오른다라는 기대 심리가 너무 크고 단기간의 가격변동이 그동안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이기에 사람들의 충격이 큰 것 같습니다. 만일 그 자금이 당장 필요한 자금이라면 그 압박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할거라고 봅니다. 거기다가 하나 더해지는 것은 도덕적 죄책감입니다. 저역시 처음에 하락을 경험한 것이 비트가 650만원이었다가 계속 하락해서 600만원으로 된 날입니다. 버티다가 결국 전량 매도를 했는데, 그 이유 중 큰 것이 공짜돈에 관심가지고 투자했다가 결국 본전도 못찾을 거'라는 도덕적 죄책감입니다. 물론 자고 일어나니 비트는 거짓말처럼 회복했고, 나중에 보니 제가 던진 그 가격부터 반등했더군요 ㅜㅜ
우리는 언제나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라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전형적인 기득권 옹호 논리이죠. 노동자가 있어야 기득권이 유지되니까요....사실 노동이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무조건 옹호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을 안하고 살 수 있으면 그래도 행복할 수 있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있겠습니까. 자신의 자아 실현이 꼭 노동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실 코인은 이 노동과는 대척점에 있다고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코인에서 돈을 잃을때 생각 이상으로 죄책감을 가지고 손절하고 실망하는 것을 봅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는 아니겠지만 여러분은 미래의 가치를 보고 투자한 것이며, 그 투자에는 당연히 시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어떠한 가치과 확신을 가지고 투자하셨느냐일겁니다. 저는 그날 이후로 제 스스로 코인에 대해서 마인드 셋팅을 다시 했습니다. 저는 사업가입니다. 저의 성향을 보면 사업에서 돈을 날릴때 의외로 담담한 것을 봅니다. 힘들기는 하지만 적어도 죄책감을 가진 적은 없었습니다. 후회는 남지만요. 사업을 하다보면 손실을 보는 구간이 있습니다. 그 구간을 버텨야 이익의 구간으로 돌아섭니다. 코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다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손실을 볼때 마다 '나는 블록체인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내가 코인을 직접 만들수 없으니 남이 만든 것에 투자하는거다'라고요. 그뒤로 손실을 보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일단 맘이 편하니까요. 저는 사업이었지만 여러분들도 코인을 생각할때 투자 이상의 다른 무언가로 치환하여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시면 훨씬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실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이번 하락장은 그만큼 코인은 기회의 영역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거기에 정부 규제는 호재구요. 일단 정부 규제 방안이 과세로 바뀌어간다는 뉴스가 계속 나옵니다. 아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말 훌륭한 세원이 될테니까요. 정부가 규제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이 실체가 있다는 것이며, 과세할 정도로 이제는 존재감이 있다는 얘깁니다. 잡알트들이야 언제 없어질지 모르지만 적어도 우량 코인은 이제 시작입니다. 이정도 하락은 감내할 만한 분야입니다. 과세가 시작되면 코인은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것이며 규제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요한 세원을 무분별하게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울러 하락과 상승의 반복은 늘 기회입니다. 셀트리온이 지금 35만원을 달리는데, 이게 일주일이내에 20만원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코인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매수기회를 놓쳐도 기다리면 매수기회가 오며, 매도 기회를 놓쳐도 기다리면 매도 기회가 있습니다. 존버와는 다르게 조정의 사이클을 잘 타면 언제나 기회는 주어집니다. 이전에는 코인이 사라질까하는 두려움이었지만 이제는 규제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두려움도 훨씬 얕아진 정도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희망입니다. 무조건 존버하라는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어제 오늘의 일에 집중하지 마시고 조금더 장기간으로 , 넓게 생각해보면 이 코인판은 기회의 땅입니다. 떨어지는 시세에 너무 슬퍼마시고 자신을 잘 지키시어 꼭 성투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