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그렇듯이 나 또한 "흑우"이다.
흔히 말하는 "투자자"도 아니고 "투기꾼"도 아니고,
그냥 용돈 조금씩 모아놓았던 것으로
별 생각 없이 올라가는 빨간색에 기뻐하고,
별 생각 없이 떨어지는 파란색에 슬퍼한다.
전체 가상화폐 투자자 중 소액투자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이 글은 나 자신의 투자에 대한 복기이며,
철저하게 "흑우"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가상화폐 시장이다.
스팀이라는 이 매력적인 공간 또한 나에게는 그저
"호재나 얻어볼까?" "분석글이나 봐 볼까?"
의 공간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
어떤 분들은 이 스팀이라는 공간에 대한 애착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으시겠지만,
사실 난 많은 유저들이 그저 나처럼 기웃기웃 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400만원 시드를 가지고 굴리고 있으나,
이 곳 스팀에서 4천, 4억, 혹은 그 이상을 굴리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나보단 고급진 정보를 들고 있겠지."
"뭔가 나보다는 나은 매매법을 가지고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의 배설물들을 뱉어내는지 보고
그 배설물들을 받아먹고자 오는 곳이다.
다음은 나의 포트폴리오이다.
나의 포트폴리오 및 매매기법은 아주 간단하다.
네오 25%,이더 25% 이오스 25% 퀀텀 15% 비트코인 10%.
매일 차트를 보고 있을 수는 없으니, 하루에 한번 꼴로 체크한 이후,
전체 사토시가를 체크 이후, 저 비율에 맞춰서 조정해주면 끝이다.
엘리엇 웨이브 파동이 어쩌고 저쩌고..
추세가 어쩌고 지지와 저항이 어쩌고..ab=cd의 공식이 어쩌고..
나 같은 흑우들은 이런 것에 집중할 시간도 없을 뿐더러,
시간이 있다 친들 사실 능력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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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이더는 들고 있는 이유야 뭐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네오,퀀텀,이오스. 이 세가지가 주력이라고 할 수 있다.
1.이오스.
현재는 바낸을 이용하고 있지만, 사실 모든 흑우들이 그렇듯이
빗썸->업비트->해외 거래소의 테크를 타고 있다.
빗썸에 이오스가 상장되었을 당시 나의 생각은 이랬다.
"뭐야 이 듣보잡은?"
상장 당시 15000원까지 치솟았다가 9천원대까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역시 타지 않길 잘했다, 난 흑우가 아니야,
물린 흑우들은 어떻게 하냐라며 스스로의 자제력을 높이 평가했다.
내가 이오스를 타게 된 것은 사실 @indend007 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처음 읽었던 포스팅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 "EOS 생태계" EOS 의 Dapp 생태계를 위한 두번째 대규모 VC 발표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글을 보고 이오스에 대해 열심히 구글링을 시작하며, 알면 알 수록 내가 느낀 점은
"이것은 거대한 생태계다!"
이더리움, 비트코인, 혹은 타 플랫폼 코인을 타면서는 느끼지 못했던 느낌이었다.
굉징하 매력적인 느낌이었고, 사실 지금도 이오스 매수로 마우스가 왔다갔다 한다.
이오스로 올인하지 않는 이유는 추후 흑우의 투자원칙을 통해 서술하도록 한다.
2.네오
이오스가 생태계라면, 네오는 부잣집 아들내미의 느낌이다.
강력한 아버지를 뒤에 두고 있는 힘 쎈 녀석.
사실 중앙집권적 코인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타지 않았던 코인이지만,
12월말~1월 폭락장을 경험하면서 제발 그만 뚜드려 맞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비록 소액 투자자이지만,
블록체인 세계에 대한 강한 확신과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 정도는 있다.
네오는 그 이상향과는 거리가 멀다. 내 안의 세계에서 리플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마치 꿈을 꾸며 순수문학을 꿈꾸던 문학 소년이,
현실과 타협하여 양산판타지를 쓰는 느낌처럼,
네오는 현실과 타협하여 "그래, 나도 먹고는 살아야지"
하는 느낌으로 타게 된 코인이다.
3.퀀텀
퀀텀. 이 애증의 코인.
눈팅만 하던 내가 이 포스트를 작성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바야흐로 12월 17일~12월 19일.
업비트에서 나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한다.
73.01% 상승. 그것도 하루만에. 3만텀이었던 퀀텀은 하루만에 5만텀이 된다.
나는 생각한다.
"너무 크게 올랐어, 내일은 분명 떨어질꺼야.
그동안 계속 가만히 있었다구."
그런 나에게 이 코인판은
"응, 그래서 니가 흑우" 라고 말하듯이
다음 날 37.8퍼센트의 상승률을 보이며
퀀텀을 7만텀으로 만들어버린다.
그 충격이 너무 크고, 배가 너무너무 아파서,
나는 퀀텀을 기억속에서 지워버린다.
마치 시집간 첫사랑을 일부러 기억에서 지우듯이 말이다.
그리고 한동안 여기저기 방황하던 나는 소소 님의 방송을 보며,
퀀텀에게 다시 한번 덤벼보기로 했고,
마치 시집간 첫사랑과의 불륜처럼 다시 퀀텀에 발을 담궜다.
현재 내 포트폴리오에서 15%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법정 스님의 말처럼 소유는 애착을 불러일으키고,
애착은 번뇌를 불러일으킨다.
많은 코인투자자들이 그러듯이, 들고 있으면 들고 있는 코인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샘솟게 된다.
인공위성을 통한 노드 구축, 모바일 선점, utxo, evm 등.
퀀텀은 "무언가 특별한 코인이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저평가도 이런 저평가가 없다고."
하지만 모든 불륜의 끝이 그러하듯, 요새 나의 생각의 귀결점은 이러하다.
"과연 퀀텀과 나의 사랑은 세기의 로맨스인가?"
퀀텀이 정말 특별한 코인인가? 네오를 뒤집고 "중국의 이더리움" 패권을 놓고 싸울만 한가?
모바일 이식의 자리를 먼저 꿰차고, 그 자리에서 이득을 얻고 있는가?
퀀텀 기반 디앱들이 크게 성공을 하고 있는가?
과연 퀀텀의 시총이 이렇게 낮은 것은 "저평가인가, 아니면 그만큼 매력이 없기 때문인가."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12월 17일~19일에 느꼈던 감정의 대칭점인
"너무 크게 떨어졌어, 내일은 분명 오를꺼야. 그동안 계속 가만히 있었다구." 는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퀀텀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잘못된 관계임을 인정하고 관계를 끝낼 수 있는 단호함이 없이 그저 질척거리고 있을 뿐은 아닐까?
이러한 고민을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퀀텀은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 자리를 내줄만큼 퀀텀만큼 매력적인 코인이 없다."
사실 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까지 많은 재미를 본 코인들이 있다.
트론, 아이콘, 버지, 센트라, 카이버 등..
하지만 그 코인들 중 하나도 퀀텀을 대체할 만큼의 매력을 느낀 코인이 없다.
트론? 좋은 건 다 몰아넣어놨는데, 로드맵이 길고 방향성이 모호해..
아이콘?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 개발의 한계가 뚜렷해..
센트라? 실용성 및 저평가는 알겠으나 경영진의 경영 및 마케팅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
카이버? 탈중앙화거래소! 멋지지만 경쟁자가 너무 많고, 중앙화거래소가 차지한 자리를 뺏을 수 있을까..
버지? 캬! 레이스프로토콜! 하지만 다크코인은 규제의 가능성이 너무 커..
아직까지 퀀텀만큼의 성과를 보여준 코인도 드물고,
이렇게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코인도 드물다.
똥텀이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점도 알겠고, 갈아타고도 싶지만 대체후보가 없다.
정말 애증의 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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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이 만약 계속 이 상태라면, 아마 이오스로 흡수되거나,
아니면 비트코인으로 흡수 되지 않을까.
나의 포트폴리오에 퀀텀이 계속 존재하기를 빌며 오늘의 일기를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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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은 우정으로 시작한다. 당신은 다른 사람과 문제를 의논하고, 그 사람은 당신의 문제를 의논한다. 대개 불륜이 시작되려면 이 사람을 자주 보아야 한다. 직장, 모임, 위원회, 흔히 우정을 통해서, 그밖에 당신들을 묶어 놓는 책임감을 통해서이다. 우정이 깊어질수록 당신들은 특히 충족되지 못한 욕구 때문에 서로 지지하고 격려한다. 인생은 어렵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극도로 착각한다.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누군가를 만날 때, 상대에 대한 매력은 강력한 자력이 된다. 머지않아 당신은 침대 속에 들어와 있는 그 친구를 보게 된다. 그것은 마치 “우연히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 당신도 그 친구도 의도하지 않았다.
-윌라드 F. 할리 박사(결혼 상담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