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포스팅은 과학관련 된 얘기 말고, 여러분들과 가상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소통하고 싶어서 위와 같은 주제를 선정하였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공대생입니다.
특히 전기 컴퓨터 분야를 전공했죠.
그래서인지 가상화폐에 정말 많은 관심이 가고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입장입니다.
가상화폐가 어떤 기술인지와 블록체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은 알지만,
정치, 경제 분야쪽은 제가 많이 알지 못하다보니 예전에 지인과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 자신한테 조금 갑갑함을 느꼈습니다.
그 당시 이야기를 나누었던 주제가 바로 '과연 가상화폐가 지금의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까' 입니다.
가상화폐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이번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인의 의견은 '이데일리' 저널리스트 이진우씨의 입장과 동일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같이 이야기 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가상화폐가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저널리스트 이진우씨의 의견
많은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고 있는 두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 째, 돈이 자꾸 시중에 풀리는 이유는 정부(중앙은행)가 화폐를 무분별하게 발행하기(찍어내기) 때문이다.
둘 째, 이렇게 돈을 풀어대니까 시중에 돈이 넘쳐서 부동산, 주식같은 자산의 가격이 올라간다.
위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시중에 돈이 풀리는 메커니즘을 잘 모르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조폐공사의 윤전기가 밤새도록 돌아가서 수십만 수백만장의 지폐가 만들어지고 그게 아침이 되면 자꾸 시중으로 풀려나가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시중으로 흘러나간 돈은 부자들의 주머니로만 들어가는 게 틀림없다고도 믿는다.
왜? 나한테는 그 돈이 들어온 적이 없으니까
그러나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 늘어나는 건 정부가 돈을 함부로 찍어내기 때문이 아니다.
만약 정부가 돈을 함부로 찍어낸다고 치자. 찍어낼 수는 있다.
그 돈을 어떻게 시중에 푸나.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몰래 돈뭉치를 던지나? 아니면 헬기에서 돈을 뿌리나?
정부가 시중에 돈을 뿌릴 방법은 없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 늘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들이 은행에 와서 대출을 신청하는 것 그래서 대출을 받아가는 것 딱 그거 한가지 방법 뿐이다.
만약 당장 내일부터 "지금부터 아무도 대출을 받을 수도 없고 아무도 대출을 갚을 수도 없다"는 법을 만들어서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를 폐쇄해버리면 그날부터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은 지금에 비해 정확히 단 1원도 늘지 않고 단 1원도 줄지 않는 상태가 계속 유지된다.
그 상태에서 정부가 시중에 돈을 풀 방법은 없다.
정말 돈을 찍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나눠주는 방법 말고는.
내가 대출을 받으면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은 내가 대출받은 액수만큼 늘어난다.
즉 시중에 돈을 풀어댄 주범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1억원을 은행에 예금했다고 치자.
A는 그 1억원을 언제든지 찾아서 쓸 수 있으니 A에게는 1억원이 있는 것이다.
B는 돈이 한푼도 없는데 은행에 와서 1억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하자.
그 순간 B의 통장에도 1억원의 돈이 꽂힌다.
B는 비록 그 돈이 대출받은 돈이지만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는 마음대로 쓸 수 있는 B의 돈이다.
B도 1억원이 생겼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은 처음엔 A가 가진 돈 1억원 뿐이었지만 B가 1억원의 대출을 받는 순간 B가 갖게 된 돈 1억원을 합해 총 2억원이 되는 것이다.
정말 시중에 2억원의 돈이 풀렸는지 확인하려면 자동차 세일즈맨이 1억원짜리 차를 A에게도 팔 수 있고 B에게도 팔 수 있는 지 보면 되는데 A는 예금통장에서 1억원을 찾아와서 자동차를 사고, B는 대출받은 돈 1억원으로 자동차를 산다.
시내에는 자동차 2대가 돌아다닌다.
B가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세상에는 그 순간 1억원이라는 돈이 '풀려나오는' 것이다.
이런 게 가능한 이유는 돈이라는 게 형태를 띈 뭔가가 아니라 그냥 숫자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냥 종이에 1억원이라고 써서 은행이 도장을 찍으면 그게 1억원 가치를 갖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만약 우리가 쓰는 화폐가 구리로 된 엽전이며 그 엽전실물 말고는 그 어떤 형태의 돈도 화폐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대출도 발생하기 어렵고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나는 것도 불가능하다.
방금 사례에서 A가 1억원짜리 엽전 한개를 은행에 예금했다고 치자. 은행은 그 엽전을 B에게 대출해줄 수도 있지만 그 다음날 A가 1억원짜리 엽전을 다시 찾아가겠다고 하면 A에게 내줄 1억원짜리 엽전은 없다.
그래서 B에게 엽전을 대출해주지 못하는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는 A도 1억원짜리 차를 사고 B도 1억원짜리 차를 사는 방법은 없다.
시중에는 돈이 단 한푼도 더 풀리지 못한다.
대출이라는 게 존재하지 못하는 사회인 것이다.
친구에게 돈 1억원을 빌려주는 것과 내가 1억원을 은행에 예금하고 은행이 내 친구에게 1억원을 대출해주는 건 결국 마찬가지인 것 같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내가 그냥 친구에게 1억원을 빌려주면 그 친구가 그 돈을 되갚기 전까지는 나는 1억원에서 한 푼도 꺼내 쓸 수 없지만 은행에 예금하고 은행이 그 돈을 대출해주면 나도 1억원을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고 친구도 그 1억원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둘이 돈을 모아서 2억짜리 아파트를 살 수도 있다)
정부가 돈을 찍어낸다는 건 돈을 시중에 푼다는 건 결국은 사람들이 대출을 받는 걸 의미하며 굳이 정부가 그 과정에서 뭘 했는지를 설명한다면 정부는 몇몇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은행이라는 걸 세워서 운영하시오"라고 허가를 내주고 그 은행이라는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지폐실물이 없어도 사람들의 계좌에 대출 금액에 해당하는 숫자를 찍어줄 수 있는, 그리고 그 숫자를 다른 은행으로 이체해도 그 은행은 그 숫자를 믿고 돈을 내주도록 강제하는 시스템을 만든 게 정부가 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정부는 돈을 시중에 풀어내서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을 늘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긴 하지만 정작 시중에 돈이 풀리는 건 정부의 의지가 아니라 그 시스템 안에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의지 때문이다.
(불경기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대출을 받아가지 않고 죽어라고 돈을 갚으려고만 하는 상황을 의미하는데 그래서 고육책으로 꺼내든 것이 화폐를 찍어서 시중의 국채를 사들여서 국채 소유자에게 국채대신 화폐를 들고 있게 만드는 양적완화다..그런데 이조차 돈을 시중에 푸는 게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국채를 화폐와 교환해서 들고 있게 한 것 뿐이다. 양적완화로 돈을 풀수 있지 않느냐는 본질과 다른 댓글이 있을까봐..덧붙인다)
왜 구구절절 이 이야기를 하냐면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가 세상에 등장한 이유와 앞으로 그게 대안화폐가 될지도 모르는 이유가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정부가 화폐를 자기들 맘대로 무분별하게 찍어내서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그게 화폐를 사용하는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정부가 마음대로 찍어내지 못하고 애초부터 발행량이 정확하게 제한된, 그래서 가치가 유지되는 화폐를-그게 비트코인이다- 도입해서 쓰는 게 정의로운 것이고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기 때문에 암호화폐가 앞으로 미래의 화폐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더 찍어낼 수 없는 이 코인이 얼마나 가치있는 물건인가"
라는 논리로 그 가치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설명이었다가 디지털 금이라고도 했다가 요즘에는 그 코인만으로 거래되는 생태계의 가치가 코인의 가격으로 반영되는 것이라고도 설명하는데 디지털 금이다(내가 가치 있다고 믿으니까 가치 있는 건데 왜 말이 많으냐는 논리)라는 논리 말고는 다 논리의 헛점이 있다..)
그러나 앞서 길게 설명한대로 정부가 화폐를 무분별하게 찍어내는 게 아니라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대출신청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시중에 돌아다니는 화폐의 양이 정확히 그만큼 증가하는 것이며
화폐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게 정 그렇게 싫으면 정부에게 뭘 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대출받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면 되며,
실제로 발행량이 한정된 암호화폐가 미래의 화폐가 되어 실제로 사용되기 시작하면 내가 1비트코인을 은행에 예금한 상태에서 나도 그 1비트코인을 언제든지 찾을 수 있고 그 1비트코인을 빌려간 대출자도 만기 전에는 갑자기 그 1비트코인을 갚으라는 요구를 받지 않아도 되는 그런 상황을 만들 방법이 없다.
그러면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해도 전세금 대출도 못받는다.
은행이 대출을 해줄 방법이 없다.
누군가 예금을 한 코인을 그대로 대출해줘야 되는데 그 예금자가 그 코인을 어느날 갑자기 다시 돌려달라고 자기 집주인이 전세금 올려달라고 하니 그걸로 올려줘야 한다고 하면 그 코인을 빌려간 사람에게 얼른 그 코인 갖고 오라고 해야 된다.
이미 그 코인은 대출자의 집주인에게 전세금 인상액으로 전달됐는데 어떻게 갖고 오나.
코인의 양은 처음부터 딱 정해져있어서 정부도 코인을 못찍어낸다고 했지 아마?
그러면 세금이 잘 안걷히는 불경기에(불경기에는 서민들이 더 어려워지므로 정부가 생활보조금을 더 많이 지급해야 되는데 정부도 세금이 덜 걷힌다) 서민들은 죽어나는 것이다.
정부가 국채를 찍어서 (종이에 1비트코인 이라고 써서 정부가 도장을 찍고) 그 국채를 시중에 팔아서 돈을 조달하라고?
그게 정부가 발행하는 지폐와 같은 것이다.
정확히 발행량이 애초부터 정해진 코인만 쓰자면서 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지폐나 국채를 발행하는 건 괜찮나?
그러면 정말 그때부터는 정부가 돈을 찍어서 막 시중에 풀어댈 수 있는데?
대출이 늘어나고 통화량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부작용보다는 그렇게 필요할 때 대출이 가능하고 그로 인해 통화량이 늘어나는 것이 갖는 순기능이 1000배는 더 많기 때문에 현재의 화폐 시스템이 정착되고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그 본질이 기존 화폐를 대체한다고 설명하든 아니면 그 암호화폐로 표현되는 독자적인 생태계의 가치가 반영된 코인이라고 표현하든, 그 본질은 기존 정부의 화폐 시스템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통화 체계를 갖고 그 안에서 살겠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첫째는 그게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기존 정부가 그걸 허용할 리가 없으며,
둘째는 그게 구현된들 아름다울리가 없다는 것이다.
대출이라는 게 불가능하고 딱 정해진 양의 통화만이 존재한다면 경제발전도 존재하지 않고 세금이 걷히지 않으면 세금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 오는데 그 미스매칭이 생길 때마다 서민들이 괴로워하는 상황이 늘 발생하는 (예전에 쌀로 공물을 바치는 시대에는 흉년이 들면 국민들은 그냥 죽어야했자나...) 그런 사회가 뭐가 그리 아름답겠는가 말이다.
코인의 생태계론도 그렇다.
누군가가 비유한대로 아이유코인이 만들어지고 아이유 콘서트는 1 아이유코인으로만 표를 살 수 있게 하는데 그 콘서트가 무지 재미있어서 40만원의 가치는 있다고 한다면 1아이유 코인의 가치는 그날로 40만원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아이유코인 시장(생태계)이 만들어지면 멋진 상품들이 모두 이 시장에 들어와서 아이유 코인으로만 거래하려고 할 것이고 그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들의 가치가 올라갈수록 그걸 살 수 있는 코인의 가치도 올라간다는 게 생태계론의 요지로 이해한다.
그런데 여기서..아이유는 콘서트 표를 왜 아이유코인으로만 받을까.
1아이유코인 또는 40만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야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렇게 굳이 아이유코인만 받게 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이유 코인의 가치를 올리려는 목적 딱 그것 하나다.
(미국이 석유거래에 반드시 달러만 쓰라고 산유국들에게 강제하는 것과 동일한 이유다. 미국은 달러 패권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달러의 주인이고 달러의 가치가 유지되는 게 미국이 달러 시뇨리지를 향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인의 장점중에 하나는 그걸 발행하고 통제하는 중앙기관이 없는 분산형이며 그 코인의 지배자는 따로 없다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
만약 아이유가 아이유 코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40만원은 받지 않고 1아이유코인만 받는 생태계에 들어간다면(누군가가 그런 것을 강요 또는 유도한다면) 그 코인은 분산형 코인이 아니라 아이유가 지배하는 코인이다. 그게 현재의 달러와 뭐가 다른가..
우리나라 코인 시장의 문제는 이런 본질과 관련한 토론이 이제 부질없어졌다는 것이다.
그게 거품이든 뭐든 이제는 연착륙 아니면 부작용이 크다.
그리고 여론을 중시하는 이 정부는 아무리 이 시장이 문제가 많은 시장이라고 생각하더라도 갑자기 이 시장을 죽이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극단적으로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서 사람들이 보유한 코인을 사주고 이 사단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비트코인에 거품이 많이 끼었더라도 큰 문제 없이 서민들도 잘 빠져나올 수 있겠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이런 해결책이 가능한 이유는...아이러니하게도 비트코인이 비난하던, 중앙은행이 돈을 함부로 찍어내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의 발행량이 일정했다면 생각도 못할 방법인 것이다.
돈을 필요할 때 찍어내서 쓸 수 있다는 건 고마워해야 되는 일인 것이다.
스팀잇 유저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Hi! I am a robot. I just upvoted you! I found similar content that readers might be interested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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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소망 릴레이에 @seokil 님 글을 보고 지목했습니다.
괜찮으시면 릴레이 참여 부탁드릴게요 :-)
자세한 링크는 (https://steemit.com/kr/@teeth1231/2018-3) 여기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