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과 약간 상관없기는 한데, 한국군이 병사들까지 대규모로 보냈던 마지막 파병이었던 2004년 이라크 얘기를 해보자면...
지원한 병사들의 가장 큰 이유는 '여기만 아니면 어디든지 가겠다' 였습니다.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이놈의 군대, 어디로든 벗어나고 싶다는게 컸지요. 실제로 지원자들 보면 돈 안줘도 가겠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라크에서의 구체적인 임무는 재건지원이었습니다. 즉 미국이 원하던대로 저항세력 찾아서 싸우는 임무가 아니었고, 애초에 국회에 동의를 구할때도 비전투 임무만을 상정한 것이었습니다. 파병가는 병사들 중 이러한 상황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일단 지금처한 이놈의 상황을 벗어나고자 묻지마 지원 ㅡ.ㅡ 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 전투임무를 상정하고 파병되며 수백명의 사상자가 날거라고 설명해줬어도 지원자들은 거의 대부분 남았을 겁니다. 젊고, 실전은 겪어보지도 못했으며 약간의 기대심리마저 있었으니까요. 1차대전 참호전에 지원한 영국 시골 청년같은 느낌이랄까...2에서 말한 바대로 한국군은 이라크 가서 대체로 꿀빨았습니다. 전투도 없었고 국내에 남았더라면 했을 각종 훈련과 작업도 좀 줄었죠. 당시 병력부족에 시달리던 미국 대신해서 싸워야 하는거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영국군 처럼) 그랬다면 누군가는 분명 집에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정부는 나름 현명하게 판단했다고 봅니다.
파병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곤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타 국가의 젊은이에 비해 그런 극한의 선택을 겪어야만 것 자체에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