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안녕하세요. 날도 춥고 장도 추운 요즘 여러분들은 어떤 일들을 하시면서 새로운 하루들을 그려나가고 계신가요. 저는 암호화폐와 제도권의 힘겨루기를 보면서 크립토마켓의 내일을 그려보고 있어요.^^ 요즘 다보스포럼이 개최되고 있는 모양인데.. 재미있는 기사를 한 편 봤습니다.
[이슈+] 세계 지도자들 "가상화폐 위험… 블록체인은 매력적"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2&aid=0003245774
위 포럼에 참가하고 있는 분들은 가히 세계 경제의 거물들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암호화폐를 대하는 스탠스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은 쩌는 기술인데, 암호화폐는 거품이며 범죄의 도구이다.' 우리나라 정부의 스탠스도 비슷했던것 같아요.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과기부와 파리채들고 날뛰는 법무부 아조씨의 기묘한 동거 말이에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 가능한 것인가? 라는 주제는 크립토 씬에서도 꽤나 핫했던 주제 같아요.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하나의 의견을 제시해볼까 합니다.
- 블록체인과 크립토
여러분은 블록체인의 원형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분산화된 장부의 강력함을 깨닫고 아날로그 블록 체인을 운용했답니다.
*출처: 국가기록원
그것은 바로 조선왕조실록과 실록을 보관하던 사고입니다. 실록을 한 군데 보관한 게 아니라 여러 사고에 분산시켜 보관함으로써 수많은 전란 속에서도 그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었지요. 한 곳의 실록이 유실되어도 다른 곳에 보관된 실록을 토대로 내용을 업데이트해 나가면서 조선왕조의 역사는 우리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었답니다. 분산화된 장부의 안정성은 이처럼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지요.^^ 하물며 디지털화되어 분산화된 장부의 안정성은 이루 말할수 없겠지요?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유용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그럼 암호화폐는 어떨까요? 블록체인을 운용하는데 암호화폐는 과연 필수불가결한 것일까요?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저는 가상의 JM(주민센터) 블록체인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심플한 사례 운용을 위해 보상 방식은 POW/POS에 한정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주민센터에서 떼는 주민등록등본의 공신력을 담보하기 위해 JM(주민센터)체인을 개발하고 전국 시, 도, 광역시에 노드를 구축(프라이빗 체인)하기로 결정하였다...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사람들이 등본을 떼는 내역은 블록에 저장되고, 이 블록들은 기초자치단체의 노드가 업데이트하는 것이죠. 물론 채굴에 수반된 코인은 없기 때문에 노드들은 '선의'로 블록을 업데이트 합니다.
자, 우리는 암호화폐 없는 블록체인을 탄생시켰습니다. 크립토가 없는 블록체인이라니, 앙꼬 없는 찐빵 같지만 개념적으로는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 체인이 절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라고 담보할 수 있을까요?
노드들은 정부정책에 의거해 운용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해쉬파워(POW의 경우)나 지분(POS)을 늘릴 유인이 없습니다. 이는 초기에 설정한 해쉬파워와 지분이 끝까지 유지된다는 말이지요. 여기서 가상의 제3자를 등장시키겠습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공격을 통해 주민센터의 등본 발급 내역을 위,변조하고 싶은 해커 '등본빌런'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등본빌런은 한국의 등본 발급 내역을 자기 손에 넣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진 사람이죠. 등본빌런은 블록체인을 재구성하기 위해 내부망에 접속하여 추가적인 해쉬파워를 투입하거나(POW) / 지분을 빼앗아올 수 있습니다(POS). 등본빌런은 51%의 해쉬파워, 혹은 51%의 지분 확보를 통해 체인을 재구성하고 등본 발급 내역을 자의적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되는거죠. 여러분이 잘 아시는 51% 어택입니다.^^
만약 JM블록체인이 퍼블릭 체인으로 돌아서서, 암호화폐를 도입하고 노드를 유지하고 블록을 업데이트하는 채굴자에게 암호화폐로 보상을 줬다면 어떨까요? POW체인의 경우 보상을 차지하기 위한, '경제적 합리성'을 가진 채굴자들이 등본 시장에 뛰어들고, 이들은 투입 전력과 해쉬레이트로 거대한 벽을 쌓아 블록을 위, 변조하려는 시도를 막았을 것입니다. POS의 경우 수요량의 증가로 인한 따른 가격 상승의 벽이 생성되겠죠.
- 프라이빗 체인과 비용 문제
블록체인에 암호화폐가 필요한 이유는 '보상'시스템이 가장 간편하고, 강력하게 블록체인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JM블록체인의 경우 프라이빗 체인의 한 형태인데, 소규모 프라이빗 체인의 경우 현재 이용되는 클라우드 시스템만으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 보며 기록 내역의 위, 변조가 '절대' 일어날수 없다.... 라고는 말할 수 없겠습니다. 큰 규모의 프라이빗 체인의 경우 블록체인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비용이 효용보다 큰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에 그닥 효율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구요.
조선왕조가 운영했던 프라이빗 체인의 경우, 추측컨대 상당량의 자원이 투입되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실록이 지금까지 전해 내려온 '결과'만을 보고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이 다섯 곳의 서고에 분산 저장 및 유지되는데 필요했던 자원의 투입에 대해서는 아무도 논의하지 않습니다. 조선왕조가 실록을 분산 저장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실록 보존의 '효용'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죠.
암호화폐가 가미된 퍼블릭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을 채굴자에게 전가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채굴자의 전제는 내가 지금 투입하는 비용보다 내가 받을 보상(암호화폐,코인)이 더 크다라는 것이구요. 때문에 코인의 가치가 올라갈수록 더 많은 채굴자들이 진입하게 되고, 이는 블록의 안정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재미있는 메커니즘이지요.
반면 프라이빗 체인의 노드 운영에 있어 경제적 보상은 전무합니다. 이는 추가적인 외부의 채굴자(해쉬파워/지분)의 투입이 없으며, 블록체인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비용은 체인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전부 귀속된다는 말입니다. 체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화벽을 쌓거나 외부의 접속을 24시간시간 모니터링 하는 일들 말이죠.
- 결
암호화폐 없는 블록체인은 충분히 가능한 개념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 안정성은 (경제적 이익으로 무장한)수많은 채굴자가 달라붙어 쌓아놓은 벽이 지켜주는 퍼블릭 체인과 비할 바가 못되겠죠. 앞서 말했듯이, 어설픈 프라이빗 블록 체인을 운영할 바에는 백업 서버를 한대 두고, 클라우드 두세 곳에 내역들을 동시 저장 및 업데이트 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더 이익이라고 보여집니다.
다음번에는 '왜 크립토 시장은 우상향해야만 하는가'와 '암호화폐 시스템을 도입한 퍼블릭 체인이 실패했을 경우의 비참한 말로' 및 이에 결부된 내용을 서술하고자 합니다. 스티밋 동지 여러분 모두 성투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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