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에 대처하는 자세 (이베이&구글메일)

in #ebay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독일에서 15년째 외국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과거 독어전공녀입니다.

가족 소개는 차후로 미루고 제 소개 겸 엊그제 있었던 황당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얼마전에 페북에서 우연히 알게된 스티밋에 호기심으로 가입했다가 생소한 분위기 때문에 적응시간이 필요했던 저로서는, 엊그제 생전 처음 당한 해킹사건이 뭔가 스티밋스럽고 암호화폐스럽고 블록체인(?)스러운(너무 멀리갔네요 ^^;;) 이야기로 생각되어서 글을 써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무튼 독일에서 생활하면서 애들도 키우고 독일 사람들 하는건 이거저거 다 해보다 보니 몇 개 되는 구글계정에, 아마존 이베이 페이팔 신용카드 등등 여기저기 가입되어 있는 사이트도 많고 개인정보 입력해 놓은 곳도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비밀번호는 좀 복잡하고 어렵게 설정해 놓으면, 만든 제 스스로가 까먹을까봐 (어디 적어놔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놓은 사실도 잊어 버리고 어디 적어놨는지도 모르니까요 ^^;)
최대한 간단하게 여기저기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지요.

그래서인지 이미 해킹에 취약한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던 저로서는 정신 바짝 차릴 일이 엊그제 생겼습니다.

아들녀석이 해리포터시리즈에 빠진지 어언 2개월째, 팬심의 당연한 과정으로 보이는 마법지팡이며 눈부엉이 헤드윅 같은 아이템을 갖고 싶어하더니 드디어 마법 학교 호그와트 건물에 관심을 보이는 겁니다.
올게 왔다 싶어서 일단은 레고로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 장난감으로 옛다하고 사주기엔 무척 비쌌습니다. 그런데 레고가 아닌 레핑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레고 짝퉁이 너무도 레고와 흡사하게 저렴하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첨엔 중국 답다는 생각에 웃어넘겼는데 보니까 제품도 괜찮아보이고 여러나라에서 주문한 소비자들의 리뷰도 괜찮고, 가격은 원래 시리즈의 반의 반의 반의 반 가격정도라 심하게 더 괜찮아서 고심끝에 곧 다가오는 아들녀석 생일 선물로 주문을 했지요. 아실만한 분은 다 아실, 알리XX 에서요~

원래 하려던 이야기와는 큰 상관은 없는 이야긴데 하다보니 길어졌네요. ^^; 아무튼 좀 일찍 받을 욕심에 배송비 추가해서 DHL배송 선택하고 기다렸는데 배송 자체가 늦어져서, 며칠 기다리다 주문취소 한다 했더니 금방 보내주겠다고 취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하더니 이틀 후엔가 배송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사흘 후에 배송완료에 사인까지 받아갔다고 DHL배송 추적에는 떴는데 배송위치가 제가 있는 곳과는 수백킬로 떨어진 바이마르로 나오는거에요. 그 와중에 바이마르라면 독일의 대문호 괴테랑 쉴러가 있은었던 곳 아닌가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고..(내가 과거엔 문학공부를 했다는 얼마되지 않은 증거 중 하나...하하..하...)

암튼 토요일 밤에 다시 열 받아서 빠른 배송을 위해서 배송비도 별도 지불하고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다른 사람거 배송번호나 보내는 니들 못 믿겠으니 바로 환불해달라고 메시지 보내고 주말에 걸맞는 패밀리 영화 한 편을 다보고 자려던 참에 메일을 확인 했더니 스팸메일이 두시간 사이에 4천통 가까이 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뭔가 싶은 와중에도 1분에 10통 이상씩 쏟아지고 있었구요. 스팸메일 잘 거르는 구글메일인데도 스팸으로 거르지 못한 수백통이 받은편지함으로 안착해 있었구요.

그 이상한 메일들을 삭제하면서 왠지 알리XX의 레핑셀러 같다는 생각에 더 화가났었구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메일 비번을 바꾸었어요. 스팸메일이 갑자기 수천통씩 밀려 들어오는게 해킹인가 했는데 문제는 더 중요한 곳에서....메일하고 같은 비번을 사용하던 이베이에서 온 메일을 보고 제 아이디를 알게 되었는지 이베이에 들어가서 50만원 정도 되는 태블릿을 주문하고 자동연결되던 페이팔 결제까지 끝낸 상황이었지요.

아마 이베이 계정이던 메일에 수천통의 스팸메일을 보내서 자신이 한 이베이거래가 내 메일에서 발견되지 못하도록 숨길 생각이었을까요? 하지만 제 페이팔 계정이 다른 구글계정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페이팔 결제 메일이 다른 메일에서 발견되었어요. 뭔가 싶어서 봤더니 이베이에서 구입한 태블릿PC 결제 내용이었지요. 이베이에 들어가 봤더니 제가 뭔가 산 걸로 되어있긴 하더군요.

문제는 이베이에서 새롭게 도입한 두번째 보안기능이었는데, 기존의 비밀번호를 넣으면 두 번째 암호를 넣으라고 하는데 그 암호는 미리 입력해 놓은 휴대폰으로 오게 되어 있어요. 휴대폰 번호를 바꾸고 싶어도 휴대폰으로 온 암호를 넣어야 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제 정보에는 접근을 못하고 답답해도 새벽이라 이베이 고객센터 전화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요.

주말이면 무슨 일이든 거의 안 되는 독일시스템이 불행 중 다행인지 몰라도, 페이팔 결제는 끝났지만 연결된 신용카드에서는 아직 결제가 안 되어서 24시간 핫라인으로 전화해서 신용카드는 일단 정지 시켰습니다.

이베이 셀러도 사업자등록자라 한달 내 무조건 환불이 가능한 상태여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물건 배송하지 말고 페이팔 환불만 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냈지요. 페이팔에도 문제제기 기능이 있어서 계산된 제품에 소송 걸어놓구요.
그러고 나니 새벽에 더 이상 할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그동안 방치해 두었던 회원가입한 많은 사이트의 패스워드를 최대한 강.력.하.게. 바꾸고, 몇 개의 계정에 쌓인 수천통의 불필요한 메일을 하나도 남김없이 쫙 정리해 버렸답니다.

이베이 해킹 같은 걸 당하고 나서 관련검색어로 글들을 찾아 읽어보니 당했다는 사례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별 해결책 없이 손해봤다는 글들도 많아서 최악의 경우 태블릿 값이 날아가겠구나 각오는 했지요. 고객센터에 연락해도 별 도움이 안 되었다는 글도 많았구요.

암튼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통화가 가능한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이베이에 연락을 했더니.....누군가 받더군요. 그 사람 많은데서 고객센터로 전화연결이 되는게 참 신기했습니다. 일단 처음 안내원이 자초지종을 듣더니 그 다음 관련업무 전문가에게 연결시켜 줬구요, 그 사람이 제가 본인인걸 간단히 확인하고 나더니 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두번째 보안기능을 풀어주더군요.
전화번호는 제가 손댈수 없도록 미국 어딘가의 번호로 바뀌어 있었고, 그래서 미국에서 해킹 당했나 보다 막연히 생각했는데 구입한 태블릿을 배송할 제2의 배송지가 새로 입력되어 있었습니다.
그곳은 저희집도 미국도 아닌 같은 독일내의 드레스덴의 어느 집이었습니다. 역시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독일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 드레스덴에 짜증나는 해커가 산다는 말이지(또 쓸데없는 문학도의 잔재가........)

일단 주소는 보관해 두고 (나중에 고소한다는 협박편지나 보내볼까...하는 생각을 잠시...) 이베이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꾸어 계정을 정상화 해두었습니다. 해결해 주는 것 없다는 악명높은(?) 이베이 고객센터는 제 예상을 깨고 상당히 친절하고 제가 필요한 도움을 정확히 주었습니다. 제가 주문하지 않은 태블릿 셀러에게도 편지를 보내주었고, 제가 취한 비상조치가 다 적절하고 옳았다고 칭찬도 해주었습니다. (음..칭찬받고 기분 좋은건 나이가 들어도....)

다음 날 페이팔에서도 알아서 셀러와 연락해서 주문취소와 환불을 다 해결해 주었고, 이베이 셀러에게서 개인적으로도 해결했다는 메시지도 따로 받았습니다. 24시간 내에 모두 해결된 해프닝이긴 했지만 메일 계정하나 털리면 많은게 같이 털린다는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일을 해결하다 보니 해커의 허술한 부분이 보여 초보해커인가 아님 걍 장난으로 해본건가 하는 여유있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하실 분이 생길까봐 미리 경험담 겸 스티밋 가입인사 겸 쓴 글인데 굉장히 길어져 버렸네요. 중요한 것은 일이 생기자마자 빠른 대처를 하는 것이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글이란 것 자체를 써본지도 어언 백만년은 된 것 같습니다....
쇼핑몰 사이트 하나를 준비하는 중이라 이래저래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어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여러분들도 패스워드를 강력하게 다들 바꾸시기를 조언드립니다. 특히 쇼핑몰과 메일의 비번은 꼭 다르게 해주시면 더 안전합니다. ^^

앞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로 스티밋 여러분들과 자주 교제하고 싶네요.

아참. 그래서 알리XX의 레핑셀러는 미안하다면서 헤이, 친구, 제품 재발송 해주면 되지?하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고맙지만 됐다고 환불 해 달라고 했습니다. 뭔가 미심쩍지만 해커는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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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4박5일로 다녀온 비엔나에서 맛있게 먹은 비엔나 돈까스 사진 한 장 올려드리고 이젠 이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독일은 이제 자정이 다 되가는 밤이고 한국은 아침이네요. 건강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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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 die Zitrone ausreicht?

Haha, nein, ich habe eigentlich über eBay-Hacking gepostet. Das Photo zeigt nur, dass das berühmte Schnitzel von Wien so groß aussieht. Das Schnitzelhaus heißt Figlmüller. Obwohl die Größe von Schnitzeln dünner als nomal ist, reicht einer für zwei Personen. Ich meine, mindestens für mich und meine Tochter.
Hauptsache, war das soooo lecker. Außerdem hatte ich es zum ersten Mal bemerkt, dass Zitronensaft zu Schnitzel so gut passt.

ja, wenn das schnitzel gut ist...reicht eine Zitrone vollkommen aus...da brauch man dann keine Soucen

Ja, das habe ich zum ersten Mal erlebt. Davor hatte mir das Schnitzel mit Zitronen nie geschmeckt. Haben Sie schon Langos probiert? Außerdem wusste ich nicht, dass Schnitzel neutrum ist. Eins habe ich noch gelernt. Danke.

으… 저도 여기저기 비번이 다 똑같은데, 심지어 운영하는 사이트 관리비번까지… 괜시리 겁나는 내용이네요. 어쨋든 잘풀려서 다행입니다.

경찰에 신고는 하셨나요? 2차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신고는 꼭 해야 할 것 같아요.

금방 해결이 되어서 경찰신고까지는 생각을 못했네요. 예전에는 이베이 셀러에게 사기당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별 도움이 안 되더라구요. ㅠㅠ

그나저나 이렇게 긴 글을 누가 읽기나 하겠나 싶었는데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이제야 따로 말씀드리지만 감동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