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 뒤 하소연을 시작했다. (중학교로 옮긴지 이제겨우 세달, 팀플이 압도적으로 많은 새로운 교육환경에서 힘들어하고 있다.)
아트시간에 45분동안에 팀별로 그라데이션 색상 띠를 만드는 과제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같은 팀의 아이들이 자꾸 물어보고 지시를 원한다고했다. 자신이 아트 클라스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기에 아이들이 자신을 리더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색깔을 칠하는게 좋은지, 자신이 만든 색깔이 맘에 드는지를 계속 확인해 달라고 했다고한다.
팀의 리더가 공식적으로 아닌데다가, 공평하고 하고 싶었기때문에 자신은 리더도 아니고, 컨펌하는것은 팀플에 맞지 않다고 이야기 했지만 제한된 시간동안 빨리 하기 위해서 아이들이 계속 물어봐서 곤란했다고 한다. 특히 한 아이가 자기 맘대로 하면서 계속 투덜대서 힘들었다고 한다. 더 힘들었던건 자신이 주는 피드백에 다른 아이들이 이상한 색깔을 만들어와서 자신이 리더로서도 스스로 자질이 없다고 느껴 졌다고 한다. 팀플의 결과물은 처참했고, 이 팀플때문에 자신의 아트 점수가 낮아질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팀플보다는 혼자 하는 과제가 더 나은것 같다고 했다.
팀플을 왜 해야 하는지, 팀플에서 계속 혼자 맘대로 하는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물어왔다.
우선 근본적인 질문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우선 왜 좋은 점수를 팀플에서 맞아야 하는가를 질문했다. 좀더 근본적인 질문은 좋은 점수가 학교생활에 필요한가였다.
아이는...
자신은 좋은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싶고,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좋은 학교로 진학하고 좋은 대학에 가는것은 더 좋은 인생의 기회를 만들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부모로써 가르치는 선생으로써 내가 해준 조언은..
네가 살아갈 인생은 120년정도 될것이다. 앞으로도 100년도 넘게 살아야 하는데, 지금의 점수가 너의 인생을 모두 결정지어주지 않은다. 또한 아주 작은 부분이기도 하고 인생을 만들어가는 아주 수많은 과정중에 하나일뿐 이기도 하다. 점수를 생각하기 보다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아트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는 팀플을 즐겨라. 네가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더라도 타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어떤것을 공감하는 즐거움을 찾아보아라. 누군가 내생각과 틀리더라도그걸 맞추어가면서 즐기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그것은 좋은 학교 점수를 얻는것 보다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의 귀중한 깨달음이 된다.
그러면서 대학에서 내가 가르치면서 팀플에 대해 하소연하는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주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운영하는 전공수업(데이터 시각화, 인터렉션 디자인 관려)은 모두 그룹과제, 팀플로 진행된다. 매주 강도 높은 과제와 크리틱이 진행되기 때문에 학과에서도 가장 어려운 수업에 속한다. 또 모든 그룹과제는 과정이 매주 공개되어야 하고, 수업을 같이 들은 학우들의 상대평가로 수업의 점수가 매겨지기 때문에 매주 힘든 과정을 놓치지 않고 해야 한다. 불평불만을 들어가면서도 혼자하는 과제보다 그룹과제, 팀플을 고집하는 이유는 서로 어울려서 협업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배우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대학, 특히 요새 대학에서의 전공 팀플은 치열하고도 치열하다. 열심히 하는건 기본이고, 과열현상까지도 나타난다.
장학금이라도 받아야하는 학생들은 특히나 더 팀플에 민감하다. 이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하는 학생들인데, 한두명의 프리라이더가 팀플에 끼여 있으면 정말정말 힘들어한다.
이 학생들은 적극적인 성향이라서 상담도 많이 신청한다. 이 학생들이 팀플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면, 특히 누구누구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팀플에 나타나지 않음, 카톡방에 대답이 없음 등등)있는지를 낱낱이 털어놓는다. 물론 누구누구에 대한 선입견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써 가지지 말도록 또 조심과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럴때마다 이 학생에게 우선 얼마나 힘들까에 대한 공감을 해주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 해주는 조언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해 보자는 것이다. 대학의 팀플은 사회생활, 필드에서 일할때 겪는 타인과의 갈등에 비하면 약한편이다. 이런 문제 상황이 생겼을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해본다면 이는 학점보다 더 나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왜 대학을 다니고 공부할까?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내가 사는 인생에 타인과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런 질문으로 시작해서 상담하는 학생이 생각하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타인과 함께 하는 나의 인생 (앞으로 100년 남은 )을 생각해 보게한다.
그러면서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 팀플을 제끼는 친구가 왜 그런지에 대해서 살펴보고 그 친구에게 같이 도와줄만한것을 찾자보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내가 더 많이 하는 일들을 나중에 나의 포트폴리오로 더 탄탄히 가져갈수 있도록 노력하면 어떨까? 이런 조언을 해준다. (실제 완전 문제를 일으켰던 학생 하나가 팀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상담한 적이 있었는데... 문제 해결이라기 보다는 학생의 현재 문제를 들어주고 공감해준것이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팀플에서 힘들었던 점이 위로가 되었다며 나중에 고맙다고 찾아온적이 있다.)
뻔한 조언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은 이러한 조언만으로도 상당한 발전을 한다. 근본적으로 왜 공부하는 가, 팀플하는가에 대한 좀더 분명한 답을 찾는것으로 방향이 바뀐다.
물론 이 학생이 하소연 한다고 해서 이 학생에게만 더 많은 점수를 받는일은 없다. 다른 학생들의 그룹별 평가에 의해서 공정하게 점수가 매겨지므로 낮은 점수를 이 과목에서 받게 된다. 하지만, 수업을 통해서, 힘든 팀플을 통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팀원과의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가 얼마나 성장할수 있는지를 결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한가를 강조한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런 가르침에 잘따라와준고 성장하는것을 보여준다.
내 아이에게 이런 사례를 들려주면서 자신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잘 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기, 더 잘하면서 타인과의 관계를 잘 쌓아가기, 어려운 친구(특히 장애우, 팀원으로 있는 ADHD)들을 더 많이 도와주고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기 등을 아이에게 조언해 주었다. 아직 어려서 타인과의 관계를 나이가 들어가면서 쌓여지는 경험을 통해서 더 나아지고 즐거워진다고, 대신 그 관계의 이면에는 상대방에 대한 경쟁심이 아닌 따듯한 마음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이러한 따듯한 마음을 배우는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그래서 팀플을 정말 해야만 한다. (가급적이면 학교에서 많은 경우에...) 당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멋지게 끝내는 팀플은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팀플을 힘들어하는 모든 아이들과 학생들을 위해서 몇자 적었습니다~
Congratulations @neofuture!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Click her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Congratulations @neofuture! You received a personal award!
Click here to view your Board
Do not miss the last post from @steemitboard:
Vote for @Steemitboard as a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and increased upv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