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가는 길
맥도날드에 들려서 맥모닝 세트 하나에 소시지에그머핀 추가해서 나눠 먹으면서 간다.
해선이 운전하면서 소시지에그머핀을 한손으로 먹으면서 말한다.
샘 저는 탄산 잘 안마셔요
아 정말요? 왜요
목이 너무 아픈것 같아요. 그리고 그 느낌이 싫어서.. 근데 물도 잘 안마셔요 ㅋ
엥? 그럼 뭘 마셔요?
커피.. ㅋㅋ
아아! 그럼 커피로 그냥 시킬걸... 괜히 콜라시켜가지고 ㅠㅠ
무슨요 그래도 하나만 시켜서 다행 ㅋ 다 버릴뻔ㅠ 저는 그냥 한모금만 마실게요 샘 다 마셔요
아 그래도, 목 메이실텐데..
포항가는길 와촌 휴게소를 지나고 있다.
샘 휴게소 음식 늘 궁금했었다면서요 뭐 드실래요?
아아 늘 궁금했었죠 티비로만 봤었어서 ㅋ 아 근데 ㅜㅜ 너무 배불러요 ㅠ 해쉬브라운을 완전 흡입했더니
글쵸 ㅜㅜ 그럼 우리 오는길에 들리기로 해요
오오 좋아요 샘!
영일교 근처에 주차하는 해선
와아 샘!! 이런 바다 17년만에 처음봐요 ㅜㅜ
ㅋ 올드보이네요 ㅋ
와아 너무 ㅠ 좋아요 샘 고마워요 데려와줘서 ㅠㅠㅠ 와아...
(한껏 바닷바람을 들이마시는 지영)
와아 너무 좋아요 정말 ㅠ ... 저 샘~ 우리 저기 가볼까요? (영일교 끝에 쉼터가 있다. 벌써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다)
네 그래요
벤치에 앉아서 한껏 바닷바람을 쐬는 두사람
해선이 말한다
어후.. 샘 나는 있죠, 저런 파란 파도랑 물이 너무나 무서워요
아 정말요 샘? 샘 수영 하세요?
아뇨.. 못해요 아마 그래서일지도 모르죠. 샘은 수영해요?
네네 저는 물을 좋아해요 근데 바다는 무섭죠 아무래도 ㅋㅋ 근데 어릴때요, 한국에 있었을때.. 한 일곱살쯤 됐나, 이모랑 사촌언니랑 같이 캐리비안 갔었는데요, 거기서 한참 언니랑 수영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제 오른쪽 발목을 잡고 끌어내리는거에요!
어머나!! 미친놈이네요!!
그래서 막 발버둥쳐도 그 힘을 당해낼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막 옆에 있던 아줌마무리에 간신히 죽기살기로 다가가서 어떤 아줌마 팔목을 잡고 살려달라고 그런적이 있어요
범인은 잡았어요?
아뇨.. 사라졌던데요 아줌마들이 왜 그러냐고 묻는 사이에..
어휴.. 정말 세상에 별 미친놈들 많아요..ㅜ 다행이에요 샘 정말 큰일날뻔했네..
그러게요 정말 거기서 잘못됐으면 여기 포항 바다도 못봤겠죠 ㅋ
샘도 참.. ㅋ 어휴 그게 말이에요 ㅋ 이 바다가 뭐라고..
샘의 하루는 늘 쳇바퀴일것 같아요 그죠
뭐 그렇죠.. 근데 다들 이렇게 사니까 체념하고 살아요 나도. 나는 어릴때 그리 행복하지 않았던것 같아요. 아버지는 무능력했고, 엄마는 억척스러웠죠. 뭐 아버지가 무능력하니 그렇게 됐겠지만.. 엄마는 어릴때 동생과 나를 두고 곧잘 집에 나갔었어요. 장사도.. 말이 장사지.. 아가씨 장사 한적도 있으니까요..
네? 그게 뭐에요..?
아.. ㅋ 뭐 그런 다방 같은건데.. 2차도 나가고 그런거요.
아.. 네..
그런 장사하는 사람들 정말 억척스럽거든요, 거기 나오는 아가씨들도 보통 아니니 그 사람들 다루려면 정말 쎄야해요. 그렇게 안동에 있다가.. 내가 초등학교 6학년때인가 중학교인가.. 참 ㅋ 나이가 드니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 하네요. 하튼 그때 야반도주를 했던 기억이나요.
네?? 야반도주요?
네, 빗쟁이들을 피해 안동에서 포항으로 새벽에 불시로 도망갔었어요. 영문도 모른채 나와 내 동생은 그냥 따라갔죠. 거기에서도 그렇게 살다가 다행히 아버지가 친구 소개로 작은 중소기업체에 취직하셔서. 그때도 시력이 정말 안좋아서 떨어질뻔하다가 거짓말로 어떻게어떻게 해서 들어가신거고.. 그렇게 속여서 매년 시력검사도 그냥 넘어가고 그랬거든요. 그때는 그래도 그곳에서 아파트한채를 해줘서 거기서 살았었어요. 그전까지는 한방에서 가족 네명이 다 자고 그랫죠. 내가 옷갈아입을때면 아버지가 돌아앉으시고 뭐 밖에서 갈아입기도 하고..
어휴ㅜ 고생 많으셨네요 샘..
뭐 아니에요 다 그런줄 알고 살았으니까요. 그렇게 들어간 아파트에서 지금까지 부모님이 사시고 계시죠. 엄마는 툭하면 아버지랑 싸우고는 집을 나갔었어요. 지금은 뭐 갈데도 없고하니 안나가시지만.. 그때는 집안 살림은 뭐 내게 맡긴채로 그냥 나가곤했죠. 그럼 나는 동생 도시락까지 싸야했고, 집에 밥이 없고 반찬이 없으면 아버지가 참치를 넣고 김치찌개를 푹 끓여주셨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요.
네..
나는 내가 참.. 억울하고 가여울때가 있는것 같아요. 웃기게 들리겠지만.. 막 나한테 들려진 짐이 너무 버거울때가 많아요. 나는 시집갈때도 혼수같은거 꿈도 못꾸었어요. 그냥 갔죠. 결혼하고 뭐 다 잘됐죠. 그 집에서 나갈수가 있었고, 시댁에서 잘해주셔서 난 결혼하고 풀린케이스에요.
(기분이 그리 썩 좋지는 않은 지영.. 뭔가 그냥 질투가 난다) 네..
참.. 나는 이게 문제에요 ㅋ 말이 너무 많은거..
아 아니에요 샘, 음.. 샘이 좀더 샘을 사랑하고 샘이 하고싶으신거를 지금이라도 하시면 좋겠네요
그런가요? 근데 그러기가 쉽지가 않아요.. 나는 운전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데 그것도 이제는 쉽지가 않고..
네.. (한숨).. 참 어렵네요
샘 무슨.. 샘까지 무겁게 하려고 한 얘기는 아니에요. 무거워지지 마요, 이건 내 문제니까 내가 알아서 해야겠죠 뭐
(한참 바다를 보는 두사람)
지영이 말한다
샘.. 그 딸기 빙수 드실래요? 저기 보니 까페베네 있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