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먹스팀]
《 홋카이도 / 북해도 지역 대표 라멘 3종 》
(일본 공항 면세점 상품)
시식 후기 및 평가
홋카이도 지역 특산 명물 라면 3 종합세트
: 시오 라멘, 미소 라멘, 쇼유 라멘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의 면세점에는 라멘을 파는 코너가 하나 있다. 이 코너 안에는 규슈(九州), 간사이(関西), 홋카이도(北海道) 등등 각 지역별로 소위 명물이라 일컫는 라멘을 패키지로 판다. 오늘 소개하는 라멘은 그 많은 지역들 중 홋카이도, 흔히 북해도라는 한자 지명으로 불리는 지역의 라멘 면세품이다.
《홋카이도 라멘 패키지》에는 총 6개의 면(麵) 팩과 총 3종류의 라면 스프가 2개씩 들어있다. 사실 처음 패키지 상자를 열어보고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고작 면과 스프로만 이뤄진 패키지 상자라니! 이치란 라멘 패키지처럼 라면 한 개 한 개마다 낱개로 면과 스프가 예쁘게 함께 포장된 상품인 줄 알았는데, 속아도 단단히 속은 것 같아 기분이 꽤 상했다.
그래도 난 이미 도쿄를 떠나버린 상태고, 안 먹자니 눈앞에 펼쳐진 라면 6개가 왠지 아까워서 하나를 먹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스프가 SOY SAUCE(醬油, 소유/쇼유)였다.(면은 선택할 필요가 없다. 면은 6개 모두 동일한 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맛의 차이가 없다.)
면과 스프로만 라면을 끓이면 맛이 너무 심심할 것 같아서 집에서 즐겨먹는 건더기 스프 하나를 넣기로 했다. 건더기 스프는 일본에서 사온 즉석 미소 시루(味噌汁) 상품 중 《나카타니엔의 미소 시루(永谷園の味噌汁》의 미역(わかめ)과 유부(油あげ) 플레이크(flake)였다.
조리를 끝내고 라면을 먹어보았다. 면은 예상대로 약간 싱거웠다. 굵지도 얇지도 않은 면에는 국물이 충분히 배이지 않았다. 면의 식감은 부드러운 편이었지만, 국물과 따로 노는 듯한 맛이 매우 아쉬웠다. 그나마 미역 건더기와 같이 먹으면 미역의 짭조름한 맛 덕에 면 맛이 한결 나았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원래 패키지 포장 그대로 조리해 먹었다면 라멘 맛이 무척 심심했을 것이라는 얘기와 다름이 없다.
그러나 한 가지 극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소유 스프가 우려낸 국물 맛이다. 미역 플레이크가 일조한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물에서 느껴지는 쇼유의 내음과 풍미는 상당히 진하고 깊었다. 간장 자체가 갖고 있는 해산물의 흔적이 무척 감쳤고, 은은하게 입천장 안쪽에 끝 맛이 살아남아 있어서 밋밋했던 면의 맛을 그럴듯하게 보완해줬다. 국물 색은 흑갈색인데, 빛깔이 매우 진해서 눈으로도 먹는 기분이다. 맛이야 라멘 전문집에 비할 바가 아니겠지만, 최소한 국물 색깔만 보면 일본 내 평균 수준의 라멘야(屋)에서 먹는 라멘과 진배없다고 착각할 정도다.
개인적으로 이 라멘 패키지를 또 구매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만약 다시 일본을 방문해 이 패키지를 내가 또 살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순전히 이 라멘의 스프 맛이 그리워서일 것이다. 면의 싱거움을 어떤 식으로든 본인 나름의 조리 방식으로 제거할 수만 있다면, 본(本) 라멘 패키지는 제법 괜찮은 음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만큼 스프로 우려낸 국물 맛이 -시쳇말로- ‘열일’하는, 그런 종류의 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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