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의 만년필로 많이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워터맨의 헤미스피어입니다.
배럴의 가운데가 완만하게 두꺼워지는 전형적인 만년필의 모양을 갖고있으며, 캡 상단부분이 사선으로 잘려진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반대쪽 선단은 평평하게 잘라져 있어 그러한 대칭이 묘한 균형감을 줍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모델은 녹색의 마블모델입니다. 몸체에 대리석 무늬가 들어가 있죠.
이 펜을 처음 보았을 땐, 정말이지 촌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녹색의 대리석 무늬는 좀 너무 구식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워낙에 심플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디자인들을 선호하다보니 그렇기도 하고, 가지고 있는 카베코 스포츠 클래식이나 파버카스텔의 온도로에 비하면 그렇게 생각됐던게 당연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종류의 만년필을 영미권의 만년필포럼에선 흔히 "할머니 만년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실 이 말에는 비아냥거리는 느낌이 많죠. 저역시 첫 인상은 그랬습니다.
"세상에 녹색 대리석 무늬라니" 라고 생각했지만, 산 것도 아니고 선물 받은 것이니, 감사히 받아 고맙게 썼죠.
대략 이년 조금 넘게 사용한 것 같습니다. 이 펜은 선물 받은데다가 처음부터 내취향이 아니다는 인식때문에 정말 부담없이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어디 나갈때도 그냥 책가방안에 훅 던져 넣어 다니곤 했으니까요.
오랜 동안 안보여 잃어버렸나 싶으면 구석의 가방 안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편하게 항상 지니고 다녀서 인지 어느 순간부터 녹색의 대리석 디자인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이 만년필에 익숙해지고, 만년필또한 제게 길들여진 탓이겠지요.
물론 좋은 필기감때문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만년필의 필기감은 손에 쥐었을 때의 균형감과 편안함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만년필도 자신의 손과 필기 습관에 맞지 않으면 그건 좋은 펜이 아니고, 따라서 좋은 필기감을 줄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워터맨 헤미스피어는 뚜껑 캡을 씌웠을 때 손에 착 감기는 듯한 적절한 균형감을 줍니다. 손이 작은 편이라, 손이 큰 남자들에게는 좀 안정감이 없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워터맨의 닙은 현대적 닙의 창시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항상 평균이상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Hemisphere 에 h를 빼먹었네요 ^ ^;;;)
특별히 다른 사람 눈에 띄지도 않으면서 편하게 써지는 펜, 그렇다고 너무 비싸거나 또 저렴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만년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통에 걸맞는 퍼포먼스. 그런 것들이 워터맨 헤미스피어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스티밋으로 이전하는 중입니다. 전에 써두었던 글들을 스티밋으로 옮기며 과거 포스팅을 티스토리 블로그에서는 점차적으로 비공개전환할 예정입니다. 그런 이유로 사진에 티스토리 블로그 주소가 박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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