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사람들은 시위를 참 크게도 한다.
이번엔 철도 시위다.
보르도 시내 전체를 시위대가 가득 메웠다.
도로를 거의 점거하다시피하고 행진을 한다.
확성기와 자동차, 현수막을 동원하고 시내를 행진한다.
우리처럼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진 않았지만 대신 선두가 붉은 깃발을 들고 있다.
시위대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다. 내 눈엔 오히려 시위를 즐기는 듯해 보이기도 한다.
외국인인 내게 남의 나라의 시위는 그저 관찰거리일 뿐이다.
그저 사진 찍고 구경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오늘은 파업의 영향이 내게도 미쳤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한 덕분에 시내에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20분이 넘도록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경찰이 와서는
여기는 버스가 오지 않을 테니 다른 정류장으로 가란다.
아.... 햇볕은 뜨겁고 몸은 피곤하고
게다가 다른 버스 정류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난 모르는데...ㅠㅠ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인상 한 번 구기지 않고
얼른 돌아선다.
하긴 뭐 여기서는 파업이 일상이니 별 대수롭지 않겠지.
버스가 다니는 정류장을 찾아 30분을 넘게 걸었다.
다행히 구글맵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 준다.
오늘 따라 보르도의 햇볕이 내 얼굴을 더 까맣게 태우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