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소싯(少時)적 이 말을 들었을 때는 학(學)과 습(習)을 구분하지 못했다. 그저 같은 뜻의 말인데 중요하니까 반복하는거 아닐까 하고... 골프를 하면서 학(學)과 습(習)의 차이를 새삼스레 다시 느끼고 있다.
학(學)과 습(習)의 차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학(學)은 머리로 하는 것이고 습(習)은 몸으로 하는 것이다. 새로운 지식을 접하게 되면 우선 머리로 이해한다. 하지만 몸으로 체득하기 전까지는 진정으로 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골프에서 스윙(swing)은 단순히 치는것(hitting)이 아니다. 바른 스윙을 하기 위한 이론서는 오래 전부터 무지하게 많이 나왔다. 그런데 왜 안되는 것일까? ㅎㅎ
힘을 빼고... 헤드의 무게를 느끼고... 회전을 이용하고... 헤드의 스피드를 높여야 멀리 나간다...
골프 뿐만 아니라 야구, 배드민턴 등 어떤 도구를 이용해서 공이나 공과 비슷한 것을 쳐서 멀리 그리고 빨리 나가게 하려면 공에 맞는 채의 스피드를 높여야 하는데 손목에 힘을 주고 있으면 내 팔의 스윙 스피드 이상으로 채의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 수식으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론은 빠삭하다. 그런데 정작 스윙은 되지 않고 내 공은 항상 OB(out of bound)가 나는 것인가?
ICT(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학(學)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도구가 매우 많아졌다. 예전엔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YouTube 등 동영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이 훨씬 더 많아졌다. 중고등학생들이 보는 인터넷 강의도 그와 같은 것이다. 지필묵이 없이도 얼마든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독서를 장려하는 것이 이제는 고루한 교육 방법으로 전락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과연 남들이 만들어 놓은 책이나 동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공부가 된다고 할 수 있을까? 요즘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밤낮없이 바쁘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을 볼 때 '도대체 공부는 언제 하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학원 강사가 문제를 풀어주는 것을 본다고 공부가 되나? 그건 학원 강사가 공부하는 거지 내가 공부하는게 아니지 않은가?
불가(佛家)에선 수행하는 방법을 일컫는 말로 돈오점수(頓悟漸修)라는 말이 있다. 돈오(頓悟)라는 것은 '어느날 갑자기 문득 깨달음을 얻는 것'이요 점수(漸修)는 '점진적인 수행을 통해 서서히 깨달아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돈오(頓悟)라는 것도 피나는 점수(漸修)의 과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요즘처럼 효율(efficiency)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태에서는 하나의 문제를 잡고 몇일씩 고민하는 것이 바보같이 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고민의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내 것이 된다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를 다시 설파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색한지...ㅎㅎ
목적보다는 과정이고 몸으로 체득하는 과정을 통해서만이 진정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단지 불가에서만 통하는 진리는 아닌 것이다.
아...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창문 앞에 서니 벌써 필드에 나간 듯 마음이 들뜬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고등학생 입장에서 이 부분에 크게 공감합니다. 백날 듣는것보다 본인이 스스로 한번 제대로 풀어보는게 나은 것 같더라구요.
머리와 몸으로 배우고.. 마지막은 써먹어야하는거지요..?
머리와 몸으로는 배우고 익혔는데.. 어디 써먹을 데가 없네요..ㅠㅠ
학창시절 대학을 가기위해. 열심히 익히고 갈고 닦았는데 (참고로 악기 전공입니다) 결혼하고 아이낳고 육아 살림을 하다보니.. 점점 기능은 쇠퇴되고 써먹을 곳도 줄어드네요 ㅠㅠ
ㅎㅎㅎㅎ 모든 운동은 힘을 빼는 순간 업그레이드 되는게 진리죠 ㅎㅎ
보드,테니스, 베드민턴, 골프....
문제는힘을 빼고 자연스러워 진 이후에나 그놈의 힘빼기가 무엇이지 알게 된다는게 함정이죠 ㅎㅎ
최근 인생도 삶도 마찬가지란걸 알게되었습니다
스티잇도 마찬가지겠죠?
스티밋은 반대로 (스팀)파워를 올려야 되지 않나요? ㅎㅎ
이렇게 경건하고 바른 마음과 자세로 골프를 배워야하는데.... 그저께 태어나서 처음으로 골프라는 것을 쳐봤습니다. 음주 스크린 골프.... 반성!!
이 글을 읽고 지금까지 단순 학만을 하고 있지는 않았나 다시 생각해 보게되네요..
하루에 ~분만 투자하면 ~을 해낼 수 있다. 류의 말들도 솔깃하지만 생각해보면 허망할 때가 많습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하루에 1분이라도 행동을 결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임을요..
격하게 공감합니다. 학과 습에 그런 차이가 있었군요.
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안되는 것.. 정말 힘들더라구요.
저는 작정하고 책상물림이라, 머리와 몸이 별도로 놀거든요. ㅜㅠ
날씨 좋은날 잘잡으셨네요...라운딩 제대로 즐기세요~^
그저께 저의 잘못을 필드에서 뉘우쳤지만 그래도 안되더군요. 학과 습이 나뉘어 습의 중요성을 알았습니다. 연습장을 다니면서 습을 해야겠네요. ㅠ
습(習)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글이네요.
머리로 아무리 고민해 봐야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허황된 지식이란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하고 있던 자신을 반성해야겠습니다.
먼저 머리로 배우고 나중에 몸으로 습득하는 것이 모든 배움의 과정인듯 싶습니다
진리의 길에서 먼저 충분한 공부를 거치고, 몸으로 수행을 하고, 생활에서 실천하는 과정이 필요한듯 하고요.
많은 공감을 합니다.
골프로 인생을 배우시네요🤔
ㅠㅠ 골프 3개월만에 포기한 제자신이 부끄럽네요. 학은 했으나 습을 하지 못해서..
학(學)과 습(習)이라는 것이 그렇게 구별이 되는 것이었군요,
예전 타자 연습을 할 때, 반복된 연습에도 잘 느는 것 같지 않다가 어느 순간 기록이 훌쩍 뛰어오르곤 했죠. 골프 스윙도 이런 계단식 상승인가봅니다ㅎ
'학'이 쉬워질수록 '습'을 잘 하는 능력이 중요해지지 않을까요?
감사한 마음으로 방문했더니, 반가운 글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골프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골프를 한동안 쳤더랬습니다. 햇빛에 쉽게 반응하는 더러운 얼굴피부때문에 골프를 손 놓은지는 오래 되었습니다만, OB가 나는 원인은 주로 오버헤드에 있는 듯합니다. 주제넘게 이야기드렸네요. 잘 아실텐데 말이죠. 감사한 마음에 한말씀이라도 남기고 싶었습니다. 자주 방문해서 골프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체육쪽은 학을 몰라도 몸으로 부딪혀서 익히는 경우가 많긴 하죠 ㅎㅎㅎㅎ
저는 골프는 아니지만 너무 공감이 가네요.
효율을 위해 방법만 찾고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지요.. 저도 포함입니다
몸으로 익히면 잊어버리기가 쉽지 않죠 마치 자전거 한번 배우면 평생 잊혀지지 않는 것 처럼요^^
학습의 뜻을 진정 알게 됐네요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배움과 익힘에 대한 이야기에 이런 의미가 있는거였군요
말씀처럼 빨리 배우기 보단 천천히 익히는것을 목표로 배움을 실천해 나가야 겠습니다.
배움에 있어서 진지한 자세와 노력을 통해야 함을 간과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러면 꼭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듯 합니다.
학과 습... 명심하고 새겨 두겠습니다!
몸으로 체득하는 과정없이는 아무것도 배웠다고 할수 없는 것 같습니다. 에메랄드빛 하늘 아래 푸른 필드위에서 걷는 것 자체가 즐거우시겠습니다 .^^
습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만큼 언능 필드로 가셔야겠는데요?ㅎㅎ
제가 학교 다니면서 배운거 학뿐인데..
학(學)교라서 그랬나봅니다.. 진짜 필요한건 습(習)인데
처음에 기타배우시는 줄 알고 들어왔는데... 그럼 먼저 수행하고 나중에 그 수행을 통해 찰라간에 각성을 하는 "점수돈오"가 맞는 순서인지요? ㅎㅎ
왼쪽 안쪽 손바닥에 길게 닳은 부분이 있네요. 임펙트 순간의 그립이 익숙해지시면 이 길이가 조금 짧아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