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백 석
나는 북관에 혼자 앓어 누워서
어느 아츰 의원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 같은 상을 하고 관공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집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씰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 다시 넌지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어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모르는 이에게 고향을 묻고 연결고리를 찾아 나를 연결한다. 그 순간 신선같이 딴세상에 있는 것 같은 의원은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가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지금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지내고 있는가? 관계의 실타래가 어지러운 무늬로 나를 동여맨다.
곰씨의 의자(2017) – 노인경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같이 있어주는 것을 애정의 표현이라 여기는 사람에게 혼자있게 해달라고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참 힘들다.
관계에 칭칭 감겨 숨 쉬기 힘들어지는 순간까지 참고 참다 진심을 다해 ‘혼자 있고 싶다’고 하고 ‘무척이나 피곤했습니다’ 라며 깊은 잠에 빠진다. 무척 홀가분하고 자유로울 것 같다.
두 사람(2017)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페이지 마다 멈춰 깊은 생각에 빠진다.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없다. 글로 표현하기 힘든 추상적인 개념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 놓았다. 다른 두 사람이 따로 또 같이 산다는 것이 어떤 건지 그림으로 잘 표현해 놓았다. 몇 몇 그림에 마음이 먹먹해진다.
나는 그동안 관계 맺어온 타인과의 경험으로 채워져있다. 타인과의 만남의 순간을 페이지로 엮어 책을 만든 다면 책의 마지막 표지는 무엇이 될까?
친구와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같이 여행을 갓을때 느꼇던 감정인것 같습니다. 혼자있는 시간이 고팠던. 그 이후 아 나는 그런시간이 필요한 사람이구나 깨달앗어요
Amazing idea of the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