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생각해봤다.
18년에 들어서, 이전 나날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벌써 2월이 다 지나고 이제 3월입니다. 지금까지 난 뭘 했나 생각해봤습니다.
정말로 시간이 빨리 흘렀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의외로 한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뭘 했을까?
제게 있어서 본격적인 사회생활이 시작된 때는 15년 10월입니다.
자전거가 좋아 자전거를 배웠죠. 제가 직접 벌어서 학원에서 정비를 배웠습니다.
운이 좋아 학원 연계로 수입사에서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배웠고, 수입사에서 자전거샵으로 연결되어 매장에서 미캐닉으로 일을 했습니다.
자전거 시장에서 머문 기간을 합치면 거진 1년 4~5개월 됩니다.
그러나 한 직장에서 1년 넘게 머물진 못했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주말 없는 삶에 힘들어서,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오는 일상에 지쳐서, 짠 급여에 지쳐서..
의외로 일이 지루해서 혹은 의외로 일이 힘들어서..
그만두는 이유는 참 다양했고, 갖다 붙이면 다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었는데요.
아무래도 첫 직장이라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주말있는 삶, (저보다는)높은 급여.. 부럽지 않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다른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여러 일을 했습니다.
자전거를 그만두고 시작한 일은 관공서에 들어가는 인증기, 무인발급기를 설치, 납품하는 일이었습니다.
짧은 기간동안 일을 하고,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오히려 일하면서 쓰는 돈이 많아 퇴사하고..
세스코에 입사하여 일을 시작하고.. 작년 10월에 그만두었습니다.
지금은 또 다른 업체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곧 그만 둘 생각입니다.
풀어쓰니 굉장히 긴 글이 되어 다 지우고 간략하게 썼습니다.
이런 내용을 써도 될까 하는 느낌이 들어서 과감하게..ㅎㅎ
뭘 배웠나?
이직이라는게, 하면 할 수록 더 힘들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한 분야에서 이직을 한 게 아닌, 계속해서 다른 분야로 옮겨다닌거죠.
참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좀 많이 했습니다.
주제는 주로 '내가 좋아하는게 뭘까.' 였습니다. 일이 안맞는것 같다, 잘못 생각한 것 같다 하는 얘기도 물론이고요.
자전거 일을 시작하고 그만두면서 '너무 쉽게 퇴사를 결정했다.' 를 알았고
인증기 일을 시작하고 그만두면서 '기술만 보고 일을 하면 안되겠다.' 를 알았고
세스코 일을 시작하고 그만두면서 '발전할 수 없는 일을 하면 안되겠다.' 를 알았고
인쇄기 수리 일을 시작하고 생각하니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안되겠다.' 를 알았습니다.
생각해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항상 생각했던 것은 무엇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면서 정리를 했습니다.
그 어떤 일을 하면서도, 자전거는 항상 같이 있었습니다.
돌아다니면서 자전거만 보면 눈이 돌아가서 보고 있었고, 어떤 자전거인지 생각했습니다.
출퇴근 길에도, 차에서도 자전거만 보이면 그랬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자전거만 보이면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정말로 자전거를 좋아하는건지요.
좋아하는건지, 아니면 단순히 많이 알기 때문에 보이는건지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미 해당 업계 일을 그만둔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과거 행보를 좀 살펴봤습니다.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무엇을 했는지요.
SNS를 중심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살펴봤습니다.
자전거 관련 글과, 물품이 대부분이었고
그것들 대부분은 제가 자전거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있었던 것이고..
일부는 자전거 일을 하면서, 나머지는 자전거 일을 그만 두고나서 등장(?)한 것들이었습니다.
자전거를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받아들이기로 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제게는 참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애써 무시하고 있었던 마음의 소리를 인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상담하면서 들은 이야기 중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 업계가 어떻든, 미래가 어떻든 다 상관하지 말고
네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해봐라.
실패한다고 죽는거 아니지 않느냐.
그리고 일을 하면서 다른 방향을 발견할 수 있지 않겠냐.'
이 말을 듣고 나니
그동안 참 이런저런 많은 이유로 마음을 무시했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업계 상황이 안좋다는 이유..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미래가 밝지 않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
돈이 안된다는 이유..
(자세히는 모르지만)앞으로 힘들다는 이유..
다 주관적인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억지로 끼워맞춘..
그래서..
어느정도 생각이 정리되고 나니까 마음이 참 편해졌습니다.
해봐서 안될게 뭐냐, 하는 생각이요.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이제 가슴에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자전거업계 구직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확신을 갖고요.
정리하자면..
저는 좋아했기 때문에 자전거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힘들어서, 다른 편한 일이 없을까 해서 여러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여러가지를 배웠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거를 돌아봤습니다.
생각이 정리가 되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확신을 가졌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는 여정이 참 복잡했습니다.
한켠으론 저는 참 쉽게 찾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 한 번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ㅎㅎ
다양한 경험을 하시고 방향을 잡으셨군요. 우선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자신의 방향을 알아내는 게 쉬운게 아닌데.. ^_^ 보트&팔로우합니다!
진솔한 삶의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업을 찾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이직을 많이 해보았어요. 자의든 타이든 ㅎㅎ 언젠가 자기에 맞는 일이 오더라구요. 그리고 맞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더 하고 싶은일도 생기구요. 어떤 일을 하시게 되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
좋은 포스팅 잘보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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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소통해요
무엇을 잘 할수 있을까를 찾는 것, 무엇을 좋아할까? 두가지는 항상 어려운 문제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살면 만족한 삶일까?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만족한것을 찾기 전에 만족을 하는 연습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렵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