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같은 영화 - 노아바움백 [결혼 이야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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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도 사랑의 과정이 될 수 있을까.

결혼식으로 결혼이 완성되는 건 아니듯, 이혼도 결혼생활의 완전한 종결은 아니다.
결혼이 끝나도 가족은 이어지는 법이고, 니콜과 찰리의 경우엔 사랑도 끝나지 않았다.

영화는 부부의 이야기를 공평하게 들려준다.
그들은 공동체가 되기 위해 나름의 방식으로 타협했고, 희생했고, 배려했다.
하지만 행복해지지는 못했다. 한 사람의 실수나 잘못이 아니다.
누구든 어떤 면에선 희생자고, 어떤 면에선 나빴다.
많은 영역을 공유하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에게 상처 입히기 쉬운 법이니까.
그런 게 사랑과 관계의 양면성이니까.
어떤 지점에선 니콜에게, 어떤 부분에선 찰리를 이해한다.

가져가는 것과 잃을 것을 따지고 있는 부부의 이혼에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진 않다.
그러나 영화가 그리는 니콜과 찰리의 이혼은 분명 각각의 ‘성장'을 포함하고 있었다.

한때 부부였던 니콜과 찰리는 이제 더 이상 같은 방향으로 걷지 않는다.
다만 신발끈 정도는 묶어줄 수 있는 관계로 남았지.
시작이 그러했듯, 끝도 둘의 몫이다.
언젠가 그들이 우린 사랑했고 늘 함께였지만 그 세월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이렇게 달랐구나를
담담히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랄 뿐.

#결혼이야기 #노아바움백
“날 너무 필요로 하는 사람, 날 너무 잘 아는 사람,
충격으로 날 마비시키고 지옥을 경험하게 하는 사람.
그리고 살아간다는 걸 알아차리게 하지.
그리고 살아가도록 하지. 살아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