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우한폐렴(COVID-19)가 유발할 경제위기 2편 -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인가?

in Korea • 한국 • KR • KO5 years ago (edited)



어제 하루만에 미국 주가지수가 9%넘게 빠졌습니다. 며칠 사이 30% 넘게 폭락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교통이 중단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의료시스템은 마비된 것으로 보이고 다른 유럽국가들도 곳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환자 발생에 따라 사회 각 부분이 기능을 잃어가고 세계 경제의 공급사슬이 마비되는듯이 보입니다.

이런 상황을 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금융대책으로 타파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많은 정부들이 깨닳고 있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물건 사러 나가는 것도 두려운 상황에서 금리를 낮춰준다고 소비를 늘릴리 없죠. 사회 각 부분이 마비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에 나설리도 없습니다.

현 상황에서는 병이 어떻게든 수그러드는걸 기다리는게 우선입니다.

각 정부는 이 전염병이 자연스럽게 수그러드는 동안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듯 합니다.

산불이 통제가 안될 때, 최대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중요시설에 산불이 번지는 것만 최대한 막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해 놓고 비가 오거나 태울게 없어서 저절로 불이 꺼지는 걸 기대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대략 전체 인류의 20-60%가 감염되었다 회복되면 더 이상 감염할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에 covid-19는 저절로 수그러들겁니다. 그때는 통상적인 감기처럼 취급할 수 있겠죠. 그렇게 되는데 최소 1년 정도는 걸릴겁니다. 그동안 금융이 문제가 아니라 실물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겁니다.



어떤 자산을 금과 비교할때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 현재 명목화폐의 대안적인 화폐라는 의미
  • 인플레이션을 헷지하는 안전자산이라는 의미

비트코인은 명백히 현재의 화폐시스템의 대안으로 디자인되었고 규칙에 따라 발행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비유는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금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큰 빛을 발해야 합니다.



저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현재 화폐시스템이 한계에 이를 때 비트코인이 진가를 발휘한다고 예상하였습니다. 하지만 근 한달간 일어난 일은 이런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주식투자자 못지 않게 패닉에 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지금 상황은 경제공황이 본격적으로 오기 전에 금융패닉이 일어난 것이라는 해석


다가올 경제위기는 2007년 리먼사태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거품을 만들던 금융시스템이 붕괴가 실물경제 위기를 유발한 것이 아니라 명백히 예상되는 실물경제와 사회시스템의 위기가 경제위기를 일으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전조단계로 금융패닉이 일어난 것일 수 있습니다.

금융패닉 상황에서는 모든 자산을 달러나 엔화 같은 유동성으로 바꾸려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실제로 국제 금값도 어제 하루만에 3% 넘게 하락했습니다. 앞으로 본격적인 경제 실물위기와 시스템 위기가 나타나기 전에 다른 모든 자산과 같이 비트코인도 일시적으로 모든 자산을 현금화 하려는 흐름에 휩싸였을 수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현재 위기상황에 대안적인 자산으로 인정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해석


이런 것이라면 이번 금융위기에서 다른 자산과 같이 비트코인도 큰 부진을 겪다가 한참 뒤 경제위기가 조금씩 완화되면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는 모습을 보일겁니다.

사람들 마음속의 가치나 실 사용적인 면에서 아직은 기존 경제시스템에서 가치저장 및 교환수단으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 것이죠.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다음 기회가 있을 때 까지 한참동안 미술품과 수집품같이 특수한 형태의 자산성격을 면치 못할겁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


제 생각에 비트코인이 엄연한 교환수단이자 가치저장수단으로 인정되려면 신용화폐시스템이 명백한 한계에 부딧쳐야 합니다. 이런 세상이 되면 짜장면을 원화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과 기타 민간화폐로도 사 먹을 수 있는게 당연한 것이 됩니다.

아니 한국에서 사용하는 화폐가 여러가지인게 말이 되냐구요? 말이 됩니다. 한 국가가 자신의 영토 내에서 실물자산으로 뒷받침되지도 않는 신용화폐를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제 생각에 지속될 수 없습니다.


지금 진행되는 상황은 본격적으로 국가의 독점적인 발권력과 신용화폐시스템의 한계가 들어난 것은 아닙니다. 이제야 신용화폐시스템이 쌓아올린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이지요.

부자가 망해도 3년이 간다고 현재 금융시스템이 한계를 맞이하려면 아직 겪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이번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쓸 수 있는 중앙은행과 각국 정부의 카드는 아직 몇개가 남아있습니다.

  • 미국의 마이너스금리, 혹은 제로금리
  • 양적완화를 넘어서 회사채를 중앙은행이 직접 사들이는 질적완화를 통한 돈풀기
  • 장기국채 가격을 중앙은행의 발권력으로 고정시키는 일드캡(Yield Cap)
  • MMT이론에 따른 무제한 돈풀기

실물경제위기에 의해 본격적으로 자산가격이 폭락하고 기존의 중앙은행과 국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되면 위 순서대로 돈을 풀고 기존시스템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만약 아직 신용화폐 시스템의 생명이 끝날 때가 아니라면 위 단계를 거쳐 자산가격은 다시한번 폭등하겠죠. 다시 말하지만 자산가격이 폭등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임금이나 사업소득, 연금소득이 폭등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위와 같은 시스템은 주변국가에서 기축통화국으로, 빈자에서 부자에게로, 민간에서 국가로 부를 이전할 겁니다. 엄청난 빈부격차와 불평등을 유발할 겁니다. 많은 국가에서 훨씬 권위주의적이고 국수주의적인 정부가 나타날겁니다.

Leonard Cohen의 'everybody knows' 의 가사가 생각나는 상황이죠. 선한자가 패하고, 부자가 부자가 되고, 선장이 선원에게 거짓말을 하고, 모두들 자기 주머니만 생각하는 세상입니다.



돈으로 돈먹기할 생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 지금쯤 충격이 심할겁니다. 그런 분들에게 제가 할 말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나중에 원금 비슷하게 회복이라도 되면 빨리 빠져나가십시오.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발행 화폐가 신용화폐시스템에 구멍을 내는 것을 볼때까지 붙잡고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상황도 그냥 짜릿한 롤러코스터에 불과합니다.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위 글과 코로나-19관련 다른 글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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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저렇게 미친듯이 살포하니 자산 거품이 생길 수 밖에요. 미국 주식이 제일 혜택 많이 봤습니다. 이번에 거품 터뜨리고 가야되요. 아니면 더 많은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