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

미국 전역이 인종차별 문제를 놓고 연일 뜨거운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 재개 시작 장소로 선택한 곳이 논란을

자아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캠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로 선거운동을 중단한 지 3달 만에 “곧 붐비는 장소에서 다시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 유세 재개는 오는 19일로 정해졌다고 CNN은 설명했다. 6월 19일은

‘준스(Juneteenth) 데이’로 미국 텍사스주 흑인들의 노예 해방 기념일이다.

이렇게 인종차별과 관련해 뜻 깊은 날, 트럼프가 첫 유세지로 선택한 곳은 오클

라호마주 털사다.

털사의 그린우드 지역은 한때 흑인 재산가가 많이 살던 곳으로 ’블랙 월스트리

트’로 불렸다. 그것이 마뜩잖았던 백인들은 1921년 5월 그린우드 지역에 몰려가

약탈하고 불을 질렀다. 개인 경비행기까지 동원해 공격했다는 목격담도 있다.

당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흑인들에게는 아픔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

는 곳이다.

CNN은 이런 트럼프의 선택이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캠

페인의 날짜와 장소 선택은 미국 내 인종차별 역사를 아는 이들의 가슴을 떨리

게 했다”며 “그것은 시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84%의 미국인들에게는 ‘모

욕’이다”라고 지적했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대한

눈짓이 아니다. 그는 그들을 환영하는 파티를 열고 있는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캐런 배스 민주당 의원도 “털사 인종 폭동에 목숨을 잃은 이들에 대한 결례”라

며 “그는 노예해방일을 택했다. 말도 안 되며, 흑인을 또 모욕하는 일”이라고 말

했다.

CNN에 따르면 한 기자가 케일리 매케너니 백악관 대변인에게 이런 유세 재개가

대통령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자 “트럼프에게 의미 있는 날”이라는 답변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