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족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취업을 하지 않거나 취업을 하더라도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이를 일컫는 용어라고 하네요. 저부터 시작해서 그런 분들 정말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유는 취업을 한다고 한들 억! 억! 하는 집을 바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게 되면 그 때부터 은행에 열심히 이자를 주기 위한 찌든 삶을 살게 되기 때문이겠죠... 집을 살 수 없으면서 나와 살게 되면 전세도 구하기 힘들어서 비싼 이자를 내고 10평도 되지 않는 원룸에서 살아야 되고, 일은 하는데 월세 내느라 돈도 잘 모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모든 것에 정답은 바로 부모님의 품 안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되면서 캥거루족이 생기게 된 것지요. 집에 있는다고 해서 해코지는 좀 받을 수 있지만 공짜로 밥도 줘, 빨래도 해주시고, 잠까지 재워 줍니다. 조금이라도 돈을 더 빨리 모으기 위해, 혹은 나갈 여력이 안되어서이든 이 캥거루족은 단기간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현상은 아닐 겁니다.
나름 할 말 있는 캥거루
저에 경우에도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집이 당연히 있어야 된다고들 하지만 아직 결혼 한 상태도 아니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도 아닌 제 상황에서 굳이 큰 돈을 집이라는 거에 묶여 둘 가치가 있나 싶은 생각에서 아직도 독립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말 유치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예전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에 내용 중 소비를 하지 말고 투자를 하라는 뉘앙스의 구절이 있었는데 이 내용을 정말 열심히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좀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찌 되었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제 기준에서 수익도 나지 않는 곳에 이자 내면서 큰 돈을 묶어 두기는 싫은 거죠. 하지만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되고, 또 그럴 생각도 없기 때문에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가 살지 않는 내 집
그 준비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오피스텔입니다. 제 명의로 되어 있지만 저는 부모님 집에 살고 있고, 그 오피스텔에는 소위 말하는 세입자가 살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매 달 저한테 월세를 주고 있지요. 원래 오피스텔에 관심이 없었고, 듣기만 했지 뭔지도 잘 몰랐는데 음악 연습실 할 곳을 찾기 위해 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부동산 사장님들과 친해지면서 오피스텔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제 기준에서 오피스텔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결혼하지 않는 솔로들이 늘어나면서 원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경우 매매가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현재 60% 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대출 이자율이 많이 하락한 상태였습니다.
대출을 끼고 구매하는 경우 큰 돈이 아니어도 투자 대비 괜찮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오피스텔은 가격 변동 폭이 큰지 않습니다.
임대 사업자로 등록하는 경우 최초 오피스텔 분양 시 취/등록세 면제가 됩니다.
신축 오피스텔에 경우 특정 기간 동안 월세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1년 전에 남들이 차 사거나 집 살 때 전 오피스텔을 구매했습니다.
구매금액
당시 오피스텔에 가격은 8,000만 원대 였습니다. 6,000만 원 정도를 대출받았고, 2,000만 원 정도의 현금이 필요했는데 제가 실제로 낸 돈은 1,800만 원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건축업자와 저 사이에 부동산 업체가 있었는데 이 업체는 3년 동안 제가 분양받은 오피스텔을 대신 관리하는 대신 저에게 보증금 200만 원과 3년 동안 월세 수익 45만 원을 보장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 3년 동안 이 부동산 업체는 세입자를 받아서 저에게 주는 월세 45만 보다 더 많은 월세를 세입자에게 받아 수익을 내는 거죠. 작년 연말 정산을 하면서 이 부동산 업체에게 물어보니 이 분들은 세입자에게 무보증에 월세 60만 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직접 부동산 거래를 해서 월세 60만 원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오피스텔 관리를 해야 됐는데 회사가 먼 제 입장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고, 또 솔직히 전 그런 거 신경 쓰는 걸 싫어하는데 감사하게도 대신해준다고 하니 바로 OK 했습니다. 물론 1년에 한 번 이 부동산 업자한테 30만 원을 줘야 되지만 대신 이 부동산 업체는 공실의 위험성, 관리의 귀찮음을 저 대신 떠안아 줍니다. 이런 걸 제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1년에 30만 원은 충분히 낼 가치가 최소한 저한테는 있습니다. 게다가 세입자가 있던 없던 저한테는 무조건 매 달 45만 원이 입금됩니다.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늦지 않게 꼬박꼬박 잘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 아직도 제가 구매한 오피스텔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도 못하고 솔직히 말씀 드리면 몇 동 몇 호 인지도 기억이 안 납니다. 아! 그리고 임대 사업자 등록을 했기 때문에 취등록세도 면제받았는데 이 것도 만약 다 냈다고 하면 거의 몇 백만 원은 들었을 겁니다. 어찌 되었든 이 오피스텔이라는 놈과 저의 성향이 너무 잘 맞아 덜컥 구매를 했는데 지금까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매 달 내는 대출 이자는 15만 원, 그리고 제가 받는 임대 수익은 45만 원입니다. 즉 매 달 30만 원의 수익이 나고 있고, 1년으로 치면 360만 원입니다. 제가 투자한 돈은 1,800만 원이니 은행 이자보다는 훨씬 큰 수익률을 얻고 있습니다. 아 작년 연말 정산 때 재산세로 4만 5천 원 냈습니다^^
기회비용
하지만 제가 오피스텔을 구매한 대신 잃은 게 몇 가지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생애 첫 대출 자격이 없습니다.
.....
응? 생각해 보니 제 기준에서는 오피스텔을 구매해서 손해 본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찌 되었든 전 분명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이자율이 많이 낮은 생애 첫 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 걸 알게 된 순간 솔직히 좀 고민했지만 이미 계약을 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무시하고 도장 찍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아 오히려 구매해서 좋은 점 몇 가지가 생각났습니다.
전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지만 평 수가 작아서 무주택자에 해당합니다.
제가 대출을 받은 이후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졌습니다.
건물 담보 대출 비율이 낮아졌습니다.
저는 제 이름으로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어서 공공주택 신청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 기사보기 이 기사의 요점은 전용면적 20제곱미터 이하 주택/오피스텔 소유자는 무주택자에 해당되고, 그러므로 무주택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번 연도부터 대출자의 수익 기준으로 대출을 해주는 등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졌고, 그나마 70%였던 건물 담보 대출 비율이 낮아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아 그리고 지금 제가 구매한 오피스텔 옆에 새로운 오피스텔이 분양을 하고 있는데 같은 평 수대의 오피스텔이 1억이라고 합니다. 이 걸로 바로 비교를 해서는 안 되겠지만 최소한 비싸게 산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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