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성남을 찾았다. 창생공간 재미(공동대표 이현식 & 전혜주)에서 열리고 있는 김태헌 개인전 <그냥 냅 둬유>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창생공간 재미? 2016년 경기문화재단은 ‘창생공간 소개글’을 읽어보자.
“만들기를 실천하는 시민과 작업자를 위한 열린 제작공간입니다. 이곳은 생활기술을 매개로 생산과 연구, 기록, 네트워크, 자립에 대해 고민하는 물리적 공간이자 인적 네트워크망을 의미합니다. 최근 경기문화재단은 삶터가 중심이 되어 주민의 자발적인 동기를 이끌어내고 지역문화를 연결할 수 있는 '공간'개념의 확장과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수원, 성남, 안양, 남양주, 오산 등 5개 지역에서 각각의 주제에 맞는 창생공간을 운영하는 곳을 지원하고 있단다.
버려지는 사물에 대해 쓸모를 찾는 공방 ‘재미’(성남), 재봉의 ‘이모저모 도모소’(안양), ‘미디어랩 문화전파사’(오산), 영상·디자인 콘텐츠, 팟캐스트 방송을 하는 ‘빙고믹스’(오산), 난로 적정기술을 다루는 ‘공도창공 수동’(남양주), 천체망원경을 제작하는 ‘천문공작실’(남양주), 발효의 ‘생활적정랩 빼꼼’(수원), 출판기획 및 지역아카이브를 하는 ‘곧바로 책, 방’(수원)이 그곳이다.
창생공간 재미의 이현식 공동대표는 창생공간(Maker Space)을 한 마디로 ‘창의적인 생산을 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왜 이 대표가 창생공간의 이름을 ‘재미(在美)’로 명명했는지 감 잡히실 것이다.
머시라? 창생공간 재미의 이현식 & 전혜주 공동대표가 누구냐고요? 그들은 1990년 경원대학교 미대를 졸업한 동료작가이다. 그들은 성남지역 작가들 10여명과 함께 작품 활동을 위해 ‘그림마을’이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그림마을'(이현식 대표)은 15년간 놀이터벽화, 벽화공사, 설치미술, 목공, 리사이클링, 도예, 가구디자인, 인테리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6년 ‘그림마을’ 이 대표는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내에 수년간 공실로 방치된 두 개의 이질적인 건물을 발견하여 하나의 복합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를테면 40년 된 옛 핫도그 공장과 일반 가정집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하나의 창생공간 ‘재미’를 개관했다고 말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창생공간 ‘재미’는 그동안 벽화작업과 인테리어 시공 노하우를 지닌 ‘그림 마을’이 직접 디자인하고, 공사 시공도 맡아 리모델링 전 과정을 진행했다. 내가 방문한 창생공간 ‘재미’는 이름 그대로 창의적으로 리모델링한 미(美)가 있는 건물이었다.
창생공간 ‘재미’는 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1층에는 작가들의 작품, 시제품을 전시할 수 있는 플랫폼 갤러리(JM gallery)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드로잉에서부터 목공, 도예, 금속공예 등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작업장과 목공실 그리고 도예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창생공간 ‘재미’의 프로그램은 흔히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는 미술 프로그램과 차이가 있었다. 창생공간 ‘재미’는 교육과 워크숍을 통해 제작된 시민들의 작품들을 월 1회 마을마켓을 열어 교류하고 있다.
이를테면 창생공간 ‘재미’는 시민들에게 형식적인 교육이나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으로 국한치 않고 구체적인 교육과 생산(작품 제작) 그리고 유통(작품 판매)까지 아우른다고 말이다. 난 1층 공간에 마련된 갤러리(JM gallery)를 방문했다.
‘재미’ 갤러리는 아담하여 개인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었다. JM gallery에서는 김태헌 개인전 <그냥 냅 둬유>가 열리고 있었다. 담백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김태헌의 ‘맨드라미’와 ‘밤의 정원-우주인’ 그리고 ‘인왕산’ 시리즈가 전시되었다.
2층에는 카페와 공유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공유공간에는 마을 영화관과 공연을 위한 무대도 마련되어 있었다. 난 카페로 들어섰다. 카페에는 김태헌의 ‘아트북’들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을 모티브로 제작된 T-셔츠와 쿠션 그리고 쇼핑백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카페 곳곳에 김태헌의 일명 ‘놀자’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의 ‘놀자’ 작품들은 터프한 카페 인테리어와 잘 어울려 마치 이전부터 그렇게 연출된 것처럼 보였다.
오잉? 반가운 사람들이 카페에 있는 것이 아닌가. 난 카페에서 갤러리 세인 정영숙 대표와 다니엘 경 작가 그리고 송광찬 사진작가를 만났다. 우린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아이스 카페를 주문했다.
우리가 ‘수다’를 떨고 있을 때 오픈스페이스 블록스의 김은영 대표와 이돈순 작가도 방문했다. ‘수다’ 파티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한참 수다를 떨고 있는 중 미대지망생인 고딩 관객 두 명도 합류했다.
우리가 한 테이블에 모여 수다를 떠는 동안 창생공간 ‘재미’ 공동운영자인 이현식 & 전혜주님께서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하셨다. 샐러드와 스테이크 그리고 파스타가 테이블에 차려졌다.
그렇다! 창생공간 ‘재미’ 카페에서는 각종 음료 및 다과 그리고 식사도 가능하다. 창생공간 ‘재미’의 음식들은 한 마디로 ‘꿀맛’이었다.
난 조만간 성남을 다시 방문할 일이 있는데 그때 다시 ‘재미’를 찾아 음식을 음미해야겠다. 창생공간 ‘재미’ 공동운영자 이현식 & 전혜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창생공간 ‘재미’ 갤러리의 김태헌 개인전 <그냥 냅 둬유>는 5월 31일까지 전시된다. 강추한다!
카페에 가보고 싶은데 음료나 식사 가격은 어떻게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