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뭐 따지고 보면 언제나 누구에게나 다 적용되는 이야기는 없긴 하지만요. 그래도 그렇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요즘 자주 책을 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쓰고 싶은 글을 열심히 쓰세요. 원고만 좋으면 어디서든 환영할 겁니다.
문제는 ‘좋다’는 판단 기준이 무엇이겠느냐는 것이겠지요. 그건 워낙 주관적이고 추상적이라 규정하긴 어렵습니다. 오래 전부터 출판사 열 군데에서 퇴짜를 맞았지만 열한 번째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베스트 내지는 스테디, 훌륭한 저작물로 인정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그냥 열심히 잘 쓰는 것이 답입니다.
그래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원고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책의 차례를 구성해 보세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섹시한 제목으로 기성(승)전결(제가 발음에 문제가 좀 있어요. ㅠ.) 의 이야기 구조를 짜보는 겁니다. 이때 어떻게 그 섹시한 차례의 내용을 채울 것인가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책 제목 역시 최대한 섹시하게 만들어 보세요. 그런 다음 이 책에 대한 소개를 한 문장으로 만들어보는 겁니다. 그 한 문장을 설명하는 서너 줄의 글을 써보세요.
그런 다음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라도 이런 책을 읽고 싶어 하겠는가? 그럼, 그러고 말고. 그렇다면 그 책을 쓰기 시작하세요. 미리 귀뜸해 드리지만 이렇게 계획한다고 해서 그대로 글이 쓰여지지 않습니다. 쓰는 동안 수많은 변화가 있을 겁니다. 그게 당연한 일이고요. 미리 만들어 본 차례와 컨셉트, 제목은 길을 잃고 헤매는 시간을 줄여줄 겁니다.
초보 저자는 이렇게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초보 저자들은 대개 팔구백 매나 되는 글을 써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이십 매, 사오십 매짜리 글을 쓰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언어학의 기초를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면 제가 왜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지 좀 더 잘 이해할 겁니다. 우리는 생각을 글로 쓴다기보다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을 쓰는 겁니다.
또 책 전체 내용의 대부분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선배들에게서 배운 것들입니다.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새로운 책 한 권의 내용이라 해도, 작가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정리해 둔’ 선배들의 생각이 대부분일지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대단한 작품을 써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잘 써야만 한다는 생각은 잘 써내지 못하게 만드는 최악의 방해꾼입니다.
나다운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난 한 권 분량의 원고를 마무리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성공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나머지는 세상의 판단에 맡기면 됩니다.
아, 하나 더 있군요. 데드라인을 정하고 최대한 지키려고 애써야 합니다. 데드라인을 스스로 정하고 엄격하게 지키지 않으면 끝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한 권의 책도 써낼 수 없을지 모릅니다. 게다가 데드라인은 글을 쓰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 @kyung45, I gave you an upvote on your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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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을 글로 쓴다기보다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을 쓰는 겁니다." 이말이 엄청 동감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