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경찬 @deskiya 입니다.
올해에는 10일에 1권씩 책을 읽고, 책에 대해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하고 싶은 말이 있은 경우에는 스팀잇에 리뷰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는 브래드 스톤이 쓴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입니다.
이 책은 현지에 출간될 때부터 SNS에서 화제가 되어 관심이 있었는데, 이제야 읽었네요. 무려 번역서가 나오고도 4년 정도가 지난 지금에서야 말이죠. 이 책은 2013년 파이낸셜 타임스&골드만삭스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상’을 수상한 책이기도 하고, 제프 베조스의 부인이 별 1개의 혹평을 남기기도 해서 여러모로 말이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경영 관련 서적, 특히 특정 기업이나 인물을 다룬 책은 1, 2년만 늦어도 뒷북을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페베네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출간 당시의 기억 때문에 이 책을 읽었고, 아마존이나 제프 베조스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업 초기나 제프 베조스 인물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대부분이라, 현재 아마존에서 수익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AWS에 대한 내용이 조금 밖에 없는 점은 다소 아쉽네요. 이 부분은 최신 서적을 통해 채워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부분들을 정리하였더니, 4가지 키워드로 구분이 되어 차례 차례 정리합니다.
첫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서버에 관심있는 개발자나 IT업계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아마존이 뭐하는 회사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쇼핑몰’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에서 시작하여, 세상의 모든 것을 다 파는 쇼핑몰로 진화를 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지요.
그러나 제프 베조스는 이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쇼핑몰은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낮습니다. 고객에게 최저가로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한 아마존으로선 “이익률이 낮은 회사”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른 테크 기업들과 달리 미래 전망이 밝을리가 없고, 주가에도 긍정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프라임 멤버십, 드론 배송, 아마존 대시, 아마존 프레시 등 수많은 시도를 했고 많은 것이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그래도 ‘쇼핑몰’에서는 벗어나지 못 했습니다. 제프 베조스는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뛰어난 엔지니어를 데려오고 검색 엔진 개발 등 많은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들은 치명적인 아마존의 문화를 떠나 구글이나 실리콘 밸리의 잘나가는 인터넷 회사로 몰려갔다. 만약 아마존이 정말로 베조스가 필사적으로 주장하는 것처럼 기술 회사임을 세상에 증명하려면, 극적인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리고 많은 도전 끝에 AWS라는 판을 바꿔버릴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다른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이는 세계 최고의 갑부조차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많은 실패와 도전 끝에 성공했습니다.
어쩌면 가장 큰 변화는 아마존 자신의 이미지였을 것이다. AWS는 진정한 에브리싱 스토어의 범위를 넓혔고, 스폿 인스턴스나 스토리지 테라바이트 같은 어울리지 않는 제품으로 선반을 채웠다. (중략) 세계에서 가장 흥미있는 문제를 풀 기회를 노리는 많은 엔지니어에게 매력적인 곳이 되었다. 여러 해의 위기와 내부 분쟁을 이겨내고, 드디어 아마존은 베조스가 늘 꿈꾸던 의심할 여지 없는 첨단 기술 회사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저는 AWS를 쓰면서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었을까 감탄을 했기 때문에, AWS에 대해 더 자세히 다뤄졌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3년도 책이니 아무래도 적을 수 밖에 없었겠지요.
둘째, 고객이 먼저다
고객이 중요하다는 말은 정말 너무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너무너무 당연한 것처럼 경쟁사를 의식합니다. 저 같이 앱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비슷한 앱 뭐 있지?”, “거기선 어떻게 서비스를 하지?”, “그럼 다르게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하나?” 라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무엇이 많이 사용될지’ 라는 생각보다 ‘무엇이 시도되고 있지 않은지’라는 생각을 더 먼저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이러면 안 되겠지요. 이런 점을 꼬집은 스티브 잡스의 말도 있지요. 저 들으라고 하는 말 같군요 :)
예쁜 여자를 꼬시려고 할 때 라이벌인 남자가 장미 10송이를 준비한다면, 당신은 15송이를 준비할 것인가? 그런 생각 때문에 지는 것이다. 라이벌이 뭘 할지는 상관없다. 그 여성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해야지...
제프 베조스는 고객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래서 공급사와 설전이 오가는 장면도 많이 그려집니다만, 어쨌든 영업 이익을 낮게 가져가며 철저하게 고객을 중심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단순히 싸면 잘 팔려서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그만의 철학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피터 틸의 ‘제로 투 원’에서 말하듯, 경쟁이 아닌 독점의 길을 가려는 것일까요.
그것은 그의 독특한 사업 철학을 반영하는 말이었다. 베조스는 마진이 높으면 경쟁자들이 연구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하고 경쟁자들을 더 많이 끌어당기지만 마진이 낮으면 고객을 더 많이 끌어당기는 한편 경쟁을 방어하기도 쉬워진다고 생각했다.
셋째, 글쓰기의 중요성
블로그를 해야 하는 점이랑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글을 써보지 않으면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분명히 이런 좋은 생각, 저런 좋은 생각, 그런 좋은 생각이 머리 속에 둥둥 떠다녀서 최고의 아이디어가 나온 것 같은데, 그것을 하나의 글로 정리해보면 각각의 생각 사이에 연결 고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회사에서도 기획안을 장표로 보기 좋게 정리해서 보면 그럴싸해보여도, 논리적으로 구멍이 있는 경우가 있지요. 그래서 그런지 아마존에서는 기획안 작성시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마존의 사내 관습은 매우 특이하다. 회의에서 파워포인트나 슬라이드 프레젠테이션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직원들은 자신이 발표할 내용을 여섯 페이지짜리 산문 형식으로 써야 한다. 베조스는 그러한 방법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고 믿는다.
글보다는 사진이, 사진보다는 영상이 인기있는 세상이지만,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이 그럴 뿐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생활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때는 여전히 말과 글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직설적인 화법은 리더의 조건?
리더하면 딱 머리 속에 들어오는 리더가 몇몇 있을 것입니다. 관심 분야나 기업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스티브 잡스 만큼은 겹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가 뛰어난 실력 만큼이나 자기 주장이 강하고 때로는 독선적이기까지 하다는 것도 알고 있지요. 그리고 제프 베조스도 그렇습니다 :) 이런 성격이어야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리더는 일단 방향을 정했으면, 그게 되게끔 이끌어 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시키려면 센 소리도 나오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전설적인 리더들 뿐만 아니라, 제가 다녔던 회사의 중역만 봐도 그렇습니다. 일반 사원들한테는 허허 웃는 좋은 분들이지만, 팀장급들한테는 불호령을 내리는 것처럼 말이지요. 익숙한 모습이니 사실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초창기에 상하 관계가 명백하지 않을 때의 리더의 모습입니다. 누구나 들어오고 싶은 기업에서는 직설적으로 말하고 상처를 줘도 기업은 유지가 될 것입니다. 오히려 무섭고 겁나서 바로바로 실행이되면 더 효율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미 그 동안의 실적으로 리더의 실력은 입증 됐고, 더럽고 치사해도 나가기엔 너무나 좋은 회사이니 말이지요.
그런데 기업 초기에는 그 리더십의 모습이 어땠을까요. 아직 리더나 부하 직원이나 다 경험이 없고, 여기 말고도 좋은 회사는 널린 상황에서 말입니다. 기업의 성공을 다루는 책에서는 기업의 가장 초기 모습이 거의 그려져 있지 않아 아쉽습니다. 이런 책에서는 대개 2-3페이지면 오픈 하자마자 주문이 미어터져 어찌할 줄 모르는 모습까지 그려지곤 하네요 :) 거대 공룡이 아닌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기 리더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 책은 리디북스에서 하는 무료 대여 이벤트 덕분에 읽었습니다. 책은 이북보다 실제 책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렇게 읽어도 좋은 점이 있네요. 지금은 이벤트가 끝났지만, 또 다른 책의 대여 이벤트가 진행 중이니 관심 있는 분은 참고해보세요!
다음 책은 ‘도쿄 비즈니스 산책’입니다. 글은 앞으로 10일 이내에 올려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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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책 봤어요. 읽어볼만해요
아마존 다룬 책으로는 가장 대표적이라서, 관심있으면 읽어봐도 좋다고 생각해요
아마존 정말 흥미있는 기업이죠. 읽어보겠습니다~^^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두드러지니 더욱 관심이 생기더라구요. 글에는 안 썼지만 우주여행에도 도전하고, 베조스 본인은 신문사를 사들이기도 하고.. 대단해요 정말
저도 이책을 읽어보고 정말 리더가 독해야(?) 기업이 성공하는가? 에 질문을 했던 것 같아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저랑 비슷하시네요. 본인한테는 엄격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허허실실형(?) 리더는 거의 못 본것 같아요. 본인이든 타인이든 엄청나게 엄한 사람들만 리더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