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viewing a single comment's thread from:

RE: 학교 교육에서 '과목'을 없앤다?

in #kr-education7 years ago (edited)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도 프로젝트 학습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마음만 먹으면 연수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이 최상위권 성적이 되어야 교대를 들어갈 수 있고 바늘 구멍 같은 임용고시를 통과하는 선생님들이 역량이 부족해서 그런 학습법을 적용 못한다는 건 뭘 모르고 하는 말이죠.

문제는 이를 수행할 교사들이 이러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데 있다.
아니 이러한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가르치는데 꼭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방식의 교육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가르쳐주는 곳이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말씀은 맞지 않은 말씀입니다. 사범대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교대에선 4년 내내 배우는 게 손에 꼽기도 힘든 교수법, 학습법입니다. 프로젝트법은 그 중에서도 빈도가 높고 평이한 내용에 해당됩니다. 프로젝트 학습법도 갈래쳐 나온 여러 종류의 학습법이 존재합니다. 저만 해도 교대에서, 또 임용 후 연수에서 이런 교수법은 여러번 배우고 실습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학습법을 배우고 알면서도 수업에 왜 적용하지 않는 것인가? 하는 건 딱 한 가지 이유입니다. 현재 우리 학교 교육에서 효용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효용이라는 것은 평가와 관련됩니다.
평가는 아직 20세기 수준인데, 21세기 교수법을 굳이 할 필요도 없거니와 그렇게 하면 오히려 교사고 학생이고 두번 일을 하게 되는 결과가 옵니다. 프로젝트 학습으로 수업했다고 합시다. 그 수업만으로 지식을 점검하는 중간고사든 기말고사를 치뤄낼 수가 없습니다. 시험용 수업을 다시 해야죠. 수많은 과목, 또 학습량이 적은 것도 아닌 현실에서 그런 수고를 감내하면서까지 새로운 교수학습법을 적용할 이유가 없지요. 그 평가의 끝엔 역시 대입제도가 버티고 있습니다.
학교에 현재 방식의 지필고사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모든 좋다는 교수학습법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요.
아픈 부분을 치료하기 위해서 먼저 할 일은, 각종 좋다는 치료법들을 알아보는 게 아니라 정확한 '진단'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에 어떤 부분이 어떻게 문제가 있는지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교육개혁이 실패한 주요한 요인 중 하나는, 소위 교육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외국의 좋다는 교육법을 그대로 들여와서 접목하려고 시도한 것입니다. 제대로 된 '진단' 없이 말입니다. 진단 없는 치료책은 아무리 좋아보여도 정작 환자 당사자에겐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핀란드 교육이요? 좋아보이죠. 그게 가능하려면 우리와 그들의 교육 목표, 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교육 인프라, 입시제도, 사회 재화의 재분배 등 그 모든 게 일치한다면 당장이라도 똑같이 시행할 수 있겠지요.

많은 부분 다른 생각을 말씀드렸지만, 이 글로 흩어져있던 저의 생각을 한데 모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좋은 화두를 던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Sort: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이 다 맞는 말씀인 듯 합니다.
저도 좀 깊이 생각을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