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군복에서 클래식으로, M-65야상에 대하여

in #kr-fashion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즐거운 연휴입니다.


다들 새해복&떡국 맛있게 드셨나요? 설날은 역시 떡국이죠.

자영업자인 저는 명절 연휴가 즐겁지만은 않네요.

그 이유는 즐거운 제 몸이 휴식하는 만큼 제 소득도 사이좋게 휴식하기 때문이죠. 하하하

그렇지만 명절때마다 스스로에게 주는 휴가의 느낌으로

저만의 명절특선 영화를 보곤 한답니다.


오늘은 평소에 보고 싶었던 영화인 '아델라인'을 보았습니다.

기존에 염색약CF 기획안을 짜다가 아이디어를 얻을 겸 찾았던 영화인데,

(늙지 않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라니 참 참신한걸?!)

이러고 바빠서 제 위시리스트에 넣어놨다가, 오늘 VOD로 보았습니다.

영화는...저는 그냥 그저 그랬습니다.

영화를 보고 남는 감상은...

블레이크 라이블리 참 예쁘다...

미치엘 휘즈먼 남자가 봐도 쉑시하다...

그냥 영상미가 참 좋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제 시선을 사로잡은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해리슨 포드의 젊은 시절 회상 장면에서 등장한

US-ARMY가 똬앟 박힌 M-65 야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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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무심한 간지라니, 역시 패션의 완성은 얼...

제가 M-65를 처음 접한 것은 14년 전 쯤으로 기억합니다.

동대문에서 자켓을 하나 샀는데, 디자인도 그렇고 실용성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 자켓이 미군 야상을 모티브로 만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저는

오리지널을 입어보고 싶었습니다.

당시에는 빈티지로 '진짜' 미군 야상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사이즈 찾기가 쉽지 않았고, 컨디션에 비해서 높은 가격대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는 유행의 영향도 있고, 한동안 관심을 끄고 살다가

3년쯤 뒤에 같은 동아리 선배가 M-65를 기가막히게 코디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클래식은 유행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선배가 입었던 야상은 굉장히 상태가 좋았는데, 알고보니

미군부대에서 근무하셨던 아버님의 야상을 고대로 물려받은 것이라 합니다.)

그리하여 M-65에 다시 매력을 느끼고 구입하려고 찾아봤는데,

2011년도를 기점으로 트렌드에 힘입어서

ALPHA Industrie, PROPPER 등의 군납업체에서 재생산을 시작하여

지금은 맞는 사이즈의 새 제품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시아인의 체형을 고려한 Tight-fit 으로도 생산이 됩니다.)

그런데 막상 새 제품을 구해서 받아보니,

생각보다 너무 빳빳하고 새것같은 질감이 어색하여 손이 잘 안 가게 됩니다.

그렇게 깨달은 것 같습니다. M-65의 진정한 간지는

참전 미군이 야전에서 입고 뺑이치면서 스며든 바랜 색감과

야간 경계근무 서다가 윤형 철조망에 살짝 긁힌듯한 스크래치같은

옷에 깃든 사연에서 나온다는 것을...

뭐,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제가 느끼기에는 너무 새것같으면 오히려 멋이 없어서

M-65는 무조건 빈티지를 추천드립니다.

ALPHA 에서 나온 Tight-fit도 꽤나 괜찮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에

조금 루즈한 핏에서 나오는 M-65만의 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M-65는 디자인 특성상 범용적인 활용성으로 인해서 다양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포함해서

SPA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많은 바리에이션이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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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ph Lauren의 M-65 자켓
출처 : Sartorialist, Pic by Tommy 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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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RANO&LIVERANO의 스웨이드 M-65 사파리
출처 : rayon de soleil

디자인을 그대로 복각한 제품부터, 가죽, 스웨이드, 울 등

소재를 다양하게 한 시도도 많았고,

저는 제가 구매한 새 제품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의류용 왁스를 구매하여 셀프 왁스코팅을 시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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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리얼리스트가 됩시다.

결과는, 음...

아무래도 "전문가는 괜히 있는게 아니다." 라는 뼈아픈 교훈을 새기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디샷을 한번 보시면,
Field-jacket-Ezio-Mancini.jpg

Field-jacket-with-a-suit.jpg

Field jacket이라는 태생적 특성상 기본적으로 품과 핏이 넉넉하여
사파리 느낌의 아우터로 코디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군복의 특성상 매니시한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이너를 포멀하게 매치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물론 취향이기 때문에 어떻게 코디하던 상관은 없습니다.

이제 날이 점점 풀리고 있는 것 같은데,

간절기에 매칭하기 좋은 재킷으로 추천드립니다.


Tip. 오리지널 보다는 브랜드에서 복각한 제품을 추천드립니다.

오리지널의 경우 견장 디테일이 너무 강해서 혼자 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위의 망한 왁스코팅을 뒤로 하고, 빈티지로 한 벌 사입을 생각입니다ㅠ

그러면 다들 즐거운 설날 보내시길 바라며,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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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군복은 멋이 될수 있는 거 같아요, 저는 남자들이 더플 코트 입은 것도 참 좋더라구요!

더플코트도 영국 해군 방한복에서 유래됐다고 하네요!! 저도 더플코트를 참 좋아하는데, 올 겨울은 추워서 많이 못입었네요. ㅠㅠ

대단하십니다. 혼자서 셀프 왁스코팅까지....
성공했다면 더 좋았을듯...
멋스럽게 잘만코디한다면 정말멋지죠. 야상이란게
담번에 꼭 성공하시길 바랄게요~

ㅎㅎ왁스 값만 2만원이 넘었던걸로 기억하네요. 옷은 함부로 손대는게 아니라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어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팔로우하겠습니다^^

저 옷이 저렇게 수트에 어울릴 줄은 몰랐네요. 역시 패션의 완성은 얼...

소재와 컬러감 자체가 투박해서 포멀한 느낌으로 매치하는게 조화가 좋은것 같더라구요. 그러나 역시 패완얼...ㅋㅋ

이렇게 보면 너무 멋잇는 패션인거 같애요.ㅎ

댓글 감사합니다. 군복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린 옷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날씨가 풀리면 하나 장만해서 입고 다녀보고 싶네요 ㅎㅎ
@sunntag51 님도 즐거운 설 연휴 보내시길 바라며
팔로우하고 앞으로 자주 찾아 뵐게요!

네 설 연휴 잘 보내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내일 로마가는데 야상 하나 챙겼습니다ㅋㅋ

이태리 멋쟁이 샷이 첨부된 후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역시 클래식은 영원한가봐요~!
사진 속 분들 모두 멋이 넘치네요 ㅠㅠ

사진 속의 분들은 멋진데, 제가 입으면 저런 느낌이 안나더라구요 ㅠㅠ

역시... m65죠... 필드자켓류는 확실히 빈티지가 멋진거 같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왁스코팅용 코튼이 따로 있다고 알고있습니다. 일반 면에 왁스를 매기면 우리가 상상한 왁스자켓같은 맛이 안난다네요.. 올해 퍼티그 자켓을 하나 알아보고 있었는데 포스팅보니 더 끌립니다 잘봤습니다 ^^!!

네 저도 왁스용 코튼이 따로 있다는걸 나중에 알았어요 ㅎㅎ코팅하고 나니 색감은 나쁘지 않은데 빳빳한 느낌이 죽질 않아서 좀 아쉽더라구요

근데 다시보니 코팅이 또 잘 먹은거 같기도 한데요?? ㅎㅎㅎ

직접 왁스코팅도 하시는 군요.
새로 사입으시면 직접 입은사진 한번 올려봐주세요 ㅎㅎ
기대하겠습니다~

해보니 직접 할 건 아닌것 같습니다. 좋은 때깔의 제품 찾으면 착샷 한번 올리려구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