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자들도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만으로 믿지 않습니다.
예전에 "유기농 비건식과 플라스틱을 매일 소비하고 아보카도를 매일같이 쳐먹으면서 노동 착취와 계급 후려치기를 일삼는 비건" 이라는 워딩을 봤는데, 딱 와닿았었죠.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싸운다고 하면서 다른 소수자를 배척하고 혐오하는 행동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저번에도 언급했었지만, 누군가의 소수자성이 다른 누군가를 혐오하는 것을 정당화 할 수 없습니다.
2.
트랜스 여성도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랜스 여성이 K-코르셋(...)을 주워입는다는 의견도 거세지만, 저는 그 책임을 트랜스 여성들에게만 물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회가 이미 여성의 것과 남성의 것을 나눠놓은 상태이고 트랜스 여성분들도 그 사회적 기준에 의해 여성성과 남성성을 나누는 사고를 하게 된 거겠죠. 그리고 사실 트랜스 여성이라고 해서 꼭 K-코르셋 주워입은 것도 아님.
애초에 트랜스 여성이 머리를 기르고 화장을 하고 가슴수술을 하는 행동 (즉 여성성이 부여된 것)을 하지 않았더라면 트젠 혐오하는 사람들도 트랜스 여성을 여성이라고 인정하지도 않았을거면서.
마음이 여성이라는 트랜스 여성의 발언에 "나는 내가 고양이라고 생각해서 오늘부터 나는 트랜스 고양이다", "그럼 나는 트랜스 돌맹이다"라며 조롱했던 학우들을 기억합니다.
3.
도전 골든벨이 하는 날이었으니 일요일이었으려나요;? 일요일 맞나
모부님과 같이 저녁을 먹으며 도전 골든벨을 보고 있었는데요. 방송이 다 끝나가는 시점이라 최후의 1인 학생만이 남아서 퀴즈를 푸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 학생 모부님이 잠시 카메라에 비춰졌었는데, 아빠가 그 학생의 어머니를 보고 "엄마가 진짜 인물이 없네. 못생겼어. 아들이 엄마 닮았나보다." 하며 껄껄 웃으셨어요.
골든벨이 끝나고 뉴스가 나왔는데, 한국인들의 난민 혐오&외국인 혐오에 대한 보도를 보고는 아빠가 "한국은 아주 잘못된 나라야." 라며 화를 내셨어요.
인간이 이렇게 복잡합니다.
4.
난민 이슈로 인류애를 또 잃었습니다. 평소 생각이 맞다고 여겨왔던 지인들, 친구들 중 상당수가 난민을 혐오하더라구요. 인간 뭘까 생각중. 이렇게 시혜적인 태도로 글 쓰고 있는 나는 뭘까 또 생각중.
5.
드렉과 여장문화(여성성 희화화)는 전혀 다른 맥락입니다.
예전에 여장이 여성혐오라는 비판 대화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드렉을 두고 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_- 제가 비판했던 건 대학교의 여장대회라던지, 가수 ㅆㅇ의 여성성 희화화가 목적인 여장 정도?
6.
저번 주 토요일에 시위에 다녀왔다는 글을 썼었는데, 사진에 찍힌 사람들은 모두 sns 지인들이었습니다. 페미니즘을 매개로 친분을 쌓은 사람들이었고, 왠지 시위가 끝나고 정모가 됐었어요.
사진에 찍힌 것보다 더 많은 지인들이 시위에 참여했었는데, 지방에 사시는 분들은 일찍 귀가하셨고 시위 참여자들이 워낙 많아(2만명!) 못 보고 간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9월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7.
예전에는 글을 쓰면서 받아왔던 악플들 보면서 무섭다고 생각했었는데 안티페미 집회에 10명도 모이지 않고 주선자는 과제한다고 안나온거 보고(ㅋㅋㅋㅋㅋ) 정신 차림.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일 뿐이던데요. 현실에서 남성혐오(??)를 느껴 본 적도 없으니 피부로 와닿지 않는거겠죠.
그 수많은 여성들이 괜히 할 짓 없어서 주말에 시위나가는 거겠습니까.
또 메이저 여성주의자 분들은 악플 들어오면 증거 모아서 바로 고소 때려버리더라구요. 합의금으로 용돈 버는거 보고 저런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듣보라서 그정도 수위의 악플도 안들어오지만. ㅎㅎ
8.
두달인가 세달 전 쯤에, 애인이 생겼다는 글을 썼었는데요.
사실 걔랑 헤어지고 이번 섹스 글에 언급된 애인은 새로 사귄 사람이에요.
전 애인이 되어버린 그 사람에 대해 서술하자면, 조신한 척 하는 한국 남자였습니다.
헤어진 당시엔 몰랐는데 다시 곱씹어 보니 저를 검열하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페미니스트인건 전 애인도 알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대뜸 저한테 "길 지나가다가 어떤 여자가 한남이라는 단어를 쓰는 걸 들었다. 도대체 그 단어를 왜 쓰는거냐?" 라며 화가 잔뜩 묻어나 있는 카톡을 보냈어요.
웃긴 건, 전 애인도 그 한남이라는 단어가 나온 이유를 알고 현실적으로 그 단어가 쓰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걸 알고 있었다는 건데요. 저한테 처음에는 "대체 그런걸 왜 쓰는거야?" 라고 묻다가 제가 정말 자세히 말해주자 "나도 알아 하지만 논리상으로 따지면 쓰면 안 된다고." 라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저를 '메갈(??)'인지 '진짜 페미니스트(??)'인지 검열하려고 했던 것 같더라구요. 아 역겨워.
쟤랑은 빠르게 헤어지고 새 애인을 만났습니다.
9.
새 애인을 사귀었다고 하니 주변에서 정말 빠르다, 회전초밥이냐는 말을 들었어요. (ㅋㅋㅋ)
확실히 저는 연애 회전율(??)이 빨라요. 작년에 처음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그러니까 작년 1월부터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 애인 혹은 썸남이 없던 시기는 합쳐도 2개월이 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관계를 가볍게 여긴다거나, 혹은 소홀히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저랑 만났던 사람들은 다들 저한테 정말 좋은사람이라고, 배려가 넘치는 사람이라고 말했거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다만 제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애인과 헤어져도 새 사람을 빨리 만나는거죠, 뭐.
10.
옳고 그름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시혜적인 태도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는데, 이건 소수자들한테만 해당 되는 거구요.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제가 장애인들에게 매우 시혜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매번 고치려고 의식하고 있는데 쉽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스스로 바뀌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한 거니까요. 계속해서 스스로를 검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