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경제학에서 맥주게임이란 게 있어. 1960년대 MIT 경영대에서 실험한 내용이야. 학생들에게 소비자, 상점주인, 도매상, 맥주공장의 역할을 각각 주었어. 그리고 처음에는 1주일에 맥주 4박스만 소비하도록 시켰어. 소비자의 역할을 맡은 사람에게 말야.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만큼만 맥주를 만들고, 도매상은 4박스 정도만 상점에게 주고 상점은 그만큼만 소비자에게 팔았겠지. 시장은 4박스의 균형이 이뤄진 거야.
그런데 어느날 소비자에게 이젠 8박스를 주문하라는 실험자의 요청이 떨어졌어. 이 요청은 비밀리에 되어서 상점주인이나 도매상, 공장주인은 몰랐어. 소비자가 8박스를 주문하자 시중에는 물량이 동났어. 허니버터칩처럼 말야. 계속해서 8박스를 주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상점주인은 마음이 급해졌어. 지금 팔아야 하는데 못팔면 손해란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먼저 물건을 챙겨둬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도매상에게 16박스, 혹은 그 이상을 주문했지. 어차피 주문하고 바로 오지 않으니 물건을 빨리 챙겨두는 게 좋을 거 같았지. 없어서 못팔면 손해란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더 많이 주문한 거야.
도매상은 어땠을까.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16박스 주문이 이상하지 않았어. 오히려 그 물량을 못 댈 정도였지. 다른 도매상이 물건을 대기 전에 물건을 확보해야 했어. 그래서 공장에 32박스를 주문했지.
공장은 처음엔 8박스 정도만 생산하도록 세팅되어 있었어. 그런데 막 주문이 밀려 들어오는 거야. 그래서 공장장은 고민했지. 생산시설을 늘리면 더 많은 맥주를 만들 수 있을 거고 지금처럼 물건을 못 만들어서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야. 그래서 생산시설을 늘리기 시작했어. 한 50박스를 생산하는 것으로 말야.
공장에서는 50박스를 만들수 있는 능력이 생겼지. 도매상은 32박스 혹은 그 이상 주문했어. 그리고 상점주인은 16박스 혹은 그 이상을 받아 자기 창고에 채워 넣었지. 다 합리적인 이익을 따라 결정한 거야.
그러나 결국은 시장에 맥주 물량이 넘쳐나게 되었지. 맥주는 더 이상 희소품이 아니게 되었어. 사람이란 욕구가 아닌 욕망을 가진 존재야. 즉 생물학적 필요만 채워지면 되는 게 아니라 희소성을 소비하고 싶어해. 흔해진 맥주는 더 이상 매력이 없게 되었어 그래서 사람들은 맥주를 소비하지 않게 되었고 시장에는 재고만 남아 있게 되었어. 결국 맥주가격을 떨어지고 상점주인도, 도매상도, 공장주인도 손해를 보게 되고 말았지.
재밌게도 자신들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대응했는데, 결국 손해를 보게 된 거야. 지금 당장의 손해를 피하기 위해서 더 큰 손해를 불러 들인 거지. 국소적인 합리성때문에 말이야. 전체 흐름을 보지 못한 거지.
사람은 진화적으로 손해에 민감하게 되어 있어. 그래서 종종 손해보지 않으려고 결정하지. 그러나 그런 결정을 할 때는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이야. 낮은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높은 목소리만 들리지. 심장은 두근거리고 불안해.
하지만 옳은 것은 쉽다고 했어. 즉 손해에 기반한 결정은 쉬운 결정이 아니야. 단순한 결정도 아니고.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어떤 결정을 하는 건 손해를 더 키울 수 있어. 그렇지 않다면 요행이고 말야.
자신의 결정을 손해에 밀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렇게 자신을 쉽게 내어주지 않았으면 좋겠어. 국소적인 합리성에 말야. 왜냐면 충분히 다른 결정도 할 수 있으니 말야.
Nice
Thanks~
youre welcome i think you are dont speack engilesh but im just support you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상황에서는 각자 어떻게 행동하는 게 적절한 행동이었을까요?
손실회피에 쌓인 영리한 판단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쫒겨서 판단해 버리니깐요.
이횽 글 읽다보면 재밌단 말야.
도움이 되었다면 감사~
당연한 본능이 아닐까요. 사람은 이득보다도 손실에 더 민감하니까요.
네~~ 본능일 수도 있지만, 그 손실감에 중독되지 않을 순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자기 욕구를 따라 행동하게 설계가 된거지. 어쩌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어.
응 합리성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영악한 거야.
관성이란 게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오늘의 수요가 내일도 계속 될거라 믿는 마음이 생기나봐. 어느때나 시야를 넓게 가지는 건 꼭 필요할 것 같네 :)
응 ~ 사실 트레이딩이란 시장에 대한 다른 시야를 가진 사람,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있어야 건데 말야. 인간이란 게 자기 행동에 대해 상대성을 갖기가 쉽지 않은 거 같아. 즉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가 말야.
코인 떨어진다고 다 팔아버린 내 모습이 보이네 ㅠㅠ
^^ 힘네~ 하면서 중심을찾아가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