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일상] 흔한 유학생의 취미 - Snowboarding!

in #kr-hobby7 years ago (edited)

저는 원래 운동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단순히 재미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운동은 사람들이 힘들다고 느끼는 요소를 두루 가지고 있습니다.

  1. 일정하게
  2. 꾸준히
  3. 유지하는 것

운동은 일정하게 꾸준히 유지해야하잖아요? 그런건 업무로만 해도 족하다고 봅니다ㅋㅋ

하지만 스노우보드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눈 상태가 매번 바뀌고, 스키장 마다 코스가 다르며, 일정할 필요도, 꾸준할 필요도, 유지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람이 무언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는 계기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우연찮은 계기로 밴쿠버에 유학을 오게 된 이후, 여기까지 와서 스노우보드를 안 타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스노우보드를 탈까 생각하던 찰나, 2018년이 되었습니다.

스노우보드는 마침 제 새해 목표중 하나와 정확히 부합했습니다.

2018 새해목표 2번: 움직이기
나의 몸을 책상과 침대 바깥으로 움직일것이다. 살을 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체력을 위해서. 하고싶은 것에 비해 체력이 모자라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살아남기 위해선 움직여야 한다.

기왕 몸을 움직일거면 캐나다스럽게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집에서 30분 거리의 동네 스키장(!) 의 회원권을 끊었습니다.

가는길

주말마다 느즈막히 일어나 산으로 향합니다. 사진 정면에 보이는 구름에 가려진 산이 Cypress Mountain 입니다. 집에서 30분정도의 거리이며 회원권을 끊을 시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취미로 스키와 스노우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스키장도착

스키장에 도착했습니다. 헬멧, 손목보호대, 무릎보호대, 엉덩이 보호대 등 온갖 보호장비로 무장을 한 후 리프트로 갑니다. 오늘은 눈의 상태가 슬러쉬 하고, 비가 올 것이란 예보에 사람이 평소보다 한산했습니다. 저 같은 초보는 눈 상태보다도 이렇게 사람이 없는 환경이 훨씬 더 편합니다.

스노우보드

제 스노우보드를 소개합니다! Boxing Day 세일에 맞춰 반값 이하로 구매한 K2 디렉셔널 트윈 보드에 귀여운 크랩그랩 스텀패드를 달았습니다ㅎㅎㅎ 스텀패드를 달기전엔 리프트에서 내릴 때 미끄러져 넘어지기 일수였는데, 저것을 단 이후로는 한발을 바인딩에서 빼놓더라도 넘어진 적이 없습니다.

lift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 구름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구름 속에서는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구름에 들어가기 직전 리프트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집 근처에 이렇게 좋은 스키장이 있다는 것, 환상적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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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맑을 때의 풍경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구름이 낮게 껴 어려웠어요ㅠㅠ

열심히 보드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사람이 없어 크게 턴을 하며 스키장을 전세낸 듯 탔더니 온갖 스트레스가 사라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타지 않고 일찍 내려왔습니다. 겨울 스포츠는 안전으로 시작해서 안전으로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타고 내려왔을 때 다리나 허리가 후들거린다 싶으면 그 순간 그날의 스노우보딩을 접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오늘 안다쳐야 다음주에 또 타잖아요? :)

너겟

원래 스키장은 먹으러 오는 곳입니다. 오늘은 유독 치킨너겟이 먹고싶어 푸드코트에서 치킨너겟을 집어왔습니다. 동네 스키장임에도 불구하고 푸드코트의 음식들이 훌륭합니다.

커피

몸도 녹여야 하죠? Cypress mountain엔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메리카노보다 brew된 커피를 좋아합니다. 스타벅스에서는 pike place brewed coffee를 좋아합니다. 보드를 탄 후 얼린 몸을 녹이는 커피란! 역시 말이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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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깜깜해진 이후에야 산을 내려갑니다. 스키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엔 맑은 공기를 마시러 등산을 가는 어르신들의 기분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 상쾌한걸 제가 왜 작년까지 안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스노우보딩은 역시 즐겁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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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흐!!!밴쿠버에서의 스노우 보딩 참으로 대리만족이 되네요 건강하시고 건승하세요 멋져요

화이팅!

이번 겨울에는 보드 한번 타러 못갓네요.ㅠㅎ

스노우보딩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겨울이 끝나기 전에 동참하세요!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운동이 참 좋은 데 요즘 추워서 ~~~~

한국은 많이 춥다 들었습니다. 그래도 겨울스포츠는 추워야 제맛이죠

캐나다에서의 보딩은 생각만해도 설레네요. 사람이 많지 않은것도 좋아 보이구요. 자주 들를테니 벤쿠버 일상 자주 올려주세요 :)

팔로우 감사합니다. 맞팔했어요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와 집근처 30분 거리에 저런 스키장이 있다니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삶이네요. 잘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