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혀니입니다:)
20번째 오늘의 영화는 한국 영화 <가려진 시간>입니다.
이 영화 역시 '강동원'이 나온 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받았었죠.
그냥 포스터나 극장에서 해준 예고편을 봤을 때는
<늑대 소년>같은 영화겠구나 싶었습니다.
전 영화를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지만,
로맨스 장르는 그렇게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그냥 판타지를 차용한
흔하디흔한 로맨스겠구나 싶어서 안보려고 했는데,
감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충무로의 유망한 감독중 하나로 꼽히는
'엄태화'감독이 이 영화의 감독입니다.
예전에 썼던 글인
[단편영화 소개#9] 유숙자(2010) - 2016년, 수요단편극장의 추억
에서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었죠!
이렇게 감독의 이름만 보고 홀리듯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고르는 단계를 굳이 분류하자면
첫 느낌>장르>감독>배우>간단한 스토리(사전정보 아예 없이 보는 경우가 많음)
라고 볼 수 있겠군요 ㅎㅎ
어떤 영화인가?
영화는 여주인공이자 초등학생인 '오수린(신은수)'이
새 아빠가 직장을 옮기게 됨에 따라 '화노도'라는
섬으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됩니다.
수린은 엄마가 재혼한지 얼마 안되어 교통사고로 죽게 되면서,
새 아빠와도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하고 여러므로 그늘이 많은 친구입니다.
유체이탈이라던지 다른 세계로 가는법 등 요상한 포스팅을 하는
블로그도 운영중인데, 아마 이런 것들이 힘든 현실을 잊게할
유일한 탈출구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수린에게 고아인 '여성민(이효제/강동원)'이 관심을 보입니다.
둘은 어느덧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서로 좋아하기에 이르죠.
그러던 어느 날 수린과 성민, 그리고 성민의 친구인 태식, 재욱은
터널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나갔다가 신기한 동굴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요상한 알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수린이 머리핀을 찾기위해 동굴을 다시 다녀온 사이,
알은 깨져있고 성민과 두 친구들은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수린만 빼고 모두 실종된 어느날,
자신을 성민이라고 주장하는 성인 남자가 수린을 찾아옵니다.
감각적인 이미지와 아역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
이 영화 생각보다 강동원이 늦게 나옵니다.
영화 시작하고 거의 한시간(?)은 지나야 등장하더라구요.
강동원이 늦게나오는데도 영화의 초반부는 전혀 루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동원이 등장하고 수린과 만나는 후부터
영화가 조금씩 루즈해 집니다..
이는 배우 때문은 절대 아니구요..
그냥 흐름이 그렇습니다. 강동원 아니었으면 더 심했을듯..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역시
시간이 멈춘 공간에서 성민과 태식, 재욱이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앞서 줄거리 설명할 때 말한 알을 호기심에 깼을 때
세 친구를 제외하고 모든 시간이 멈춰버리고..
언제 다시 풀릴지 모르는 그 공간속에서 친구들은 살아가죠.
이 알은 정확하게 뭔진 모르겠지만
영화 속 태식이 했던 말에 의하면
'시간을 잡아먹는 요괴의 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이게 뭔진 그렇게 안중요해요 ㅋㅋ
개인적으론 시간의 흐름이 멈춘 공간을 묘사할 때
엄청 유치할 것 같았는데 막상 보니
표현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면 장면의 구체적인 상황보다는 이미지적인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간이 멈췄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된
동굴에서의 물방울 터치 장면,
모두 멈춘 거리를 걸어가는 태식과 성민,
그들이 아지트로 삼은 공간의 모습
(수린과 성민이 알콩달콩했던 빈 집같은 공간이죠)
이런 이미지들이 인상깊게 남아있습니다.
또 언제 끝날지 모르는 멈춘 시간의 반복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 변화도 나름 잘 나타내준 것 같습니다.
여기에 엄태화 감독의 친동생 '엄태구'의 깜짝 출연 ㅋㅋ
제2의 류승완 감독, 류승범의 모습을 보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엄태구 배우 매우 좋아합니다.
발음이 좀 뭉개져서 안들릴 때도 있지만, 목소리 톤이 너무 좋아요!
앞서 말한 것처럼 초반부가 루즈하지 않은 이유의 중심에는 아역배우들이 존재합니다.
강동원과의 연기에도 밀리지 않고
극을 이끌어 나가던 신은수는 물론이고
강동원의 아역을 연기한 이효제와
성민의 친구들을 연기한 아역들도 모두 인상깊었습니다.
신은수는 영화출연 당시 연기경험이 없던
jyp연습생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론 연기를 꾸준히 해줬으면 좋겠네요.
연기는 당연히 잘하구요
클로즈업으로 들어왔을 때도 흐트러짐이 없더라구요.
이효제 같은 경우는 눈이 정말
강동원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보니까 소지섭 닮았다는 말도 있는데
닮은 거 같기도 하네요 ㅋㅋㅋ
유승호 처럼 잘 성장해줬으면 합니다.
성민의 친구들을 연기했던 아역배우들도 너무 귀여웠습니다 ㅋㅋ
대사도 맛깔나게 잘치고 자연스럽더라구요.
초반부에 아이들의 어드벤쳐 영화같은 느낌도 살짝 나는데
이 느낌을 너무 잘 살려줬습니다.
이렇게 아역배우들과 재미났던 초반부,
감각적인 영상이 돋보였던 시간이 멈춘 장면들
(영화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감각적이긴 합니다만 ㅋㅋ)
을 거쳐 어른이 되버린 성민과 수린은 다시 만납니다.
이때부터 영화가 좀 힘을 잃었습니다.
클리셰 같은 느낌이 있었죠.
멈춘 시간속에서만 살다 갑자기 시간이 풀려
외관은 물론 정신까지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은
성민을 돌봐주는 수린의 모습,
아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어른들..
어디서 많이 본 듯 하죠? ㅋㅋ
그렇긴 했지만 저는 결말 부분은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후반부의 고비만 살짝 넘기면 다시 집중해서 영화를 볼
포인트들이 보이더라구요.
당시 바로 옆에서 영화 보던 관객 한분은
결말 부분에서 거의 통곡을 하시던데...
제가 감정이 메마른건지, 그분 감수성이 풍부한건지 모르겠네요..
아마 둘 다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ㅋ
마지막으로 이 영화 ost도 상당히 좋습니다.
영화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것 같은데
중요한 장면마다 흐르던 잔잔한 듯 슬픈 선율이 있거든요.
그 멜로디가 정말 좋더라구요.
제가 별로 예술적 감성이 뛰어난 편이 아니라..
ost 묘사를 잘 못하겠네요.
여하튼 영화 분위기랑도 잘 어울리고 좋았습니다.
이상으로 오늘의 영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스틸컷 사진의 출처는 전부 '네이버 영화 포토'입니다.
★점
<가려진 시간> 8/10
아역들 연기로 그들의 미래를 봤던 영화라 할수 있겠죠.
생각보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점이 아쉬운 영화였구요.^^;;
오 저와 동일한 생각이십니다:) 아역들 연기 좋았고
흥행하지 못한 점도 너무 아쉬웠어요 ㅜㅜ
아 저도 이거 중간까지 오!! 대박!!!! 이렇게 보다가 후반부부터 늘어지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후반부가 확실히 좀 늘어졌죠.. ㅋㅋㅋㅋ 그래도 처음 시간이 멈췄을 때의
느낌이 참 좋았던 영화로 기억됩니다:)
저도 시간이 지나 좋아하는 웹툰작가님이 이 영화의 블루레이판 포스터를 그리셔서 다시 보게 됐는데 흥미롭게 잘 봤어요!! 왜 흥행이 안됐는지 떠올려보니 그때 신비한 동물사전이 흥행을...
아 웹툰작가님이 포스터를 그리기도했었군요?!
맞아요.. 흥행이 안된 이유중에 <신비한 동물사전>이 뜬 탓도 있죠 ㅎㅎ
개인적으론.. <가려진 시간>이 더 재밌었는데.. 역시 마법의 힘이란!!
매-직!! ㅎㅎ 저는 롤링여사가 쓴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도 좋아해서 올해 개봉하는 2탄을 기대중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