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사바하' 스페셜 포스터>
1. '사바하'는 난해한 영화?
사바하에 대한 여러 영화 평론가들의 평가를 먼저 접한 나였다. 그 평론가들은 선악의 개념과 구분에 대한 문제에서부터 신에 대한 이야기까지 언급했다. 그래서 나는 정신을 집중하고 영화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내가 본 '사바하'는 난해한 영화가 아니었다.
요약하면 자연의 순리(생의 탄생과 소멸의 이치)를 깨달은 자의 악행을 그린 영화였다.구체적으로 윤회의 작동원리를 깨우친 '김제석'이라는 인물이 자신의 영생을 위해 사천왕을 숭배하는 종교를 만들고, 자신이 지정한 각 사천왕으로 하여금 '김제석' 자신을 소멸하게 할 생의 존재들을 죽이는 이야기이다.
세상이라는 게임규칙을 악용한 자의 이야기. 그것이 사바하의 내용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체스 체스큐브 체스판 체스조각 왕 레이디 보드게임 전략게임 체스게임 전략>
2. 영화 속에 신은 누구인가?
나는 '박'목사가 던지는 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나 행동들이 단순한 영화에 과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장치로 느껴졌다.
'박'목사는 늙지 않는 '김제석'이 신인지를 궁금해하지만, 나는 '김제석'은 신이 아님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김제석'은 신이 만든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영생을 위해 악용한 타락한 인간에 불과하다.'김제석'이 신이라면 윤회의 원리에 구속될 필요도 없을 뿐더러, 윤회의 원리를 악용할 것이 아니라 세상의 순리 그 자체를 바꾸면 될 일이니까.
그렇다면 '금화'의 쌍둥이 동생인 '그것'은 신인가? '그것'은 기이한 생김새(다지증)로 인해 가족과 철처히 분리되고 방치되어왔다. 아버지와 어머니뿐만 아니라 '금화'도 '그것'을 돌보지 않고 증오해왔다. '그것'은 가족에게 달갑지 않은 계륵같은 존재에 불과했다. 빨리 죽어주었으면 하는...
나에게 이러한 모습들은 다르게 보였는데. '그것'이 처한 환경이 고행을 하기에는 딱 좋아보였다. '그것'이 갇힌 가축사육장의 문은 고승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들어갔던 동굴과 다를게 없다. '그것' 역시 신이 아니라 '김제석' 처럼 깨달음(세상의 순리)을 얻은 다지증 환자이다. 다만 '김제석'과는 달리 세상의 순리를 악용하지 않았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에서 Smolen 폴란드 동굴 시계 쥐라 Krakowsko 쳉 스토 호 바 풍경 자연>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사바하' 스틸 이미지>
3. 세상의 순리를 깨닫고도 영생을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
내가 본 '사바하'는 신의 존재, 종교에 대한 믿음, 사이비 종교 등의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다. '사바하'가 나에게 던진 메시지는 깨달음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생을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이었다. 영화 후반부에 '김제석'은 자신의 영생이 위태롭자 이런 식의 이야기를 되풀이한다.
"나는 아직 할 일이 많아요."
"나는 아직 죽을 수 없어. 해야할 일이 있어."
풉!ㅎㅎ 나는 '김제석'의 주장이 여러 독재자들의 장기집권변명과 다를 것이 없어서 너무나 우스웠다. 세상의 여러 이치들 중에 하나를 깨우친 사람이 이야기하는 영생에 대한 정당성이 독재자들의 주장과 별다를게 없다니... 감독의 상상력 한계인가... 속시원하게 '김제석'의 실체와 만행을 파악한 사천왕 '정나한'이 '김제석'에게 일침을 놓는다.
"그렇게 오래 살고도 못바꾸었다면, 당신은 실패한 것이다."
"You failed. ha. ha."
<사진출처: 만화 유희왕/ 네이버 블로그/ m.blog.naver.com/lch374213/221242399026>
4. 판단되어야 하는 인간의 욕망
인간이 가진 많은 것들이 그렇듯이 '욕망' 역시 어떻게 발현되는가에 따라 지향 또는 지양된다. 욕망은 인간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공동체와 사회를 변화시켜왔다. 반드시 좋은 욕망이 좋은 변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투자한 다면, 가능성이 높은 쪽에 투자해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경험이나 독서 등을 통해서 그 사람의 욕망이 선한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한다. 나는 욕망을 실현할 주체가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 그 사람의 욕망은 악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사람은 욕망을 실현할 자리에 자신을 고정해두기 때문에, 같은 욕망을 꿈꾸는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욕망을 지향하는 다른 사람의 욕망을 좌절시키기 위해 부당, 불법, 불의와 같은 선택지를 고를 가능성이 높은 인간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플레이모빌 피규어 장난감 무고한시민 스왓 경찰 특공대 출동 과잉진압 폭행 폭력>
5. 신과 종교가 아니라 인간을 다룬 영화
나의 욕망이 죽어도 당신의 욕망이 죽어도 다른 누군가의 욕망이 죽어도 세상은 흔들리지 않는다. 세상은 하나의 욕망이 사라진다고 흔들릴 만큼 허술하지 않다. 오히려 잔인할 만큼 견고하다. 그것을 '김제석'은 외면했다. 영화'사바하' 신에 대한 이야기도 종교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김제석' 같은 인간을 스크린 밖에서도 만날 것을 경계하기보다는 내 안에 '김제석'이 있는지 경계해야한다.
영생이 아닌 다른 것을 욕망하는 '김제석'이 있는지...
"나여야만 해. 바로 나."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사바하' 스틸 이미지>
<후문사진: @imrahelk님 제작 및 기증>
저는 사바하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 영화에서 가지는 메타포를 뒤흔드는 것도 좋았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다양한 영화를 보면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부흥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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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lea.cur 님이 본 게시글에 1000 AAA를 후원하셨습니다. 지갑 내역을 확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부흥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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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오지 그랬어. 엄청 잘 쓰는 걸 ^^
미미형의 부름을 받고 바로 사바하 봄.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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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쓰시는 분들이 막 유입이 되는구나 ㅎㅎㅎ 씬난다...
감사합니다. 영화는 식견이 부족하여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보아주시고, 반대의견도 다른 의견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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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다형 좋아.좋아 자주 올려줘요^^
형도 자주 자주 올려주세용.ㅎㅎ 나는 요즘 중국 고전 소림 무술 영화를 다시 한 번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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