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터슨>의 주인공 패터슨(Paterson)은 패터슨에 산다. 자신의 이름과 동일한 도시에 사는 패터슨의 일상은 단조롭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간단히 때우고 출근해서 일한다. 그리고 퇴근해 식사한 뒤 산책을 핑계삼아 바에 들려 맥주를 즐긴다. 월화수목금요일 이게 다이다. 지극히 단조로운 생활을 이어가는 패터슨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창작이다. 버스를 운전하기 전 잠시 자리에 앉아 시상을 떠올리고 노트에 적는다. 그러나 그 시간은 언제나 동료에게 방해받기 일수이다. 불쑥 말을 건네는 음성에 놀라 서둘러 운전대를 잡는다.
하루종일 운전대를 잡고 패터슨시 구석구석을 누비는 패터슨은 버스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든다. 승객의 대화를 무심코 듣고 귀를 기울여 관심을 갖는다. 버스에서 나누는 대화는 다양한 사람만큼 다채롭다. 그러나 대화는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얘기이다. 물론, 서울과 같은 대도시 출근길에서 듣지 못할 터이다. 소도시 패터슨만큼 우리에게 그 정도 여유따위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시간의 틈이 있다면 우리도 버스에서 나눠봄직한 얘기다.
<패터슨>에게 큰 사건따윈 없다(일요일에 패터슨에게 큰 일이 벌어지지만 그의 무표정만큼이나 심심하게 지나간다). 관객은 월요일부터 다음 주 월요일까지 비슷한 패터슨의 일상의 궤적을 따라가고 덤으로 시를 듣는다. 시야말로 일상의 반복을 무너뜨리는 계기다. 균열을 가져오는 시는 차이를 가져온다. 서정시는 패터슨의 생활에 진동을 주는 놀이거리다. 애완견 산책조차 고단한 일상인 그에게 향긋한 맥주만큼이나 시는 달콤하게 다가온다. 시창작의 고통은 패터슨에게 없다. 시노트가 찢기고 조각조각나도 평정심을 패터슨이 찾는 이유는 창작이야말로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엔딩크레디트가 오른다. 관객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지긋지긋하다고 느끼지 말라. 패터슨처럼 우리는 잠시 일탈을 경험했다. 그 힘으로 일주일을 살아갈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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