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독서]#04. 7년의밤_정유정

in #kr-newbie7 years ago

얼마전 주말에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영화개봉 예고를 봤습니다.
그래서 결말이 어땠더라..? 하면서 꺼내본 게 화근이었습니다.

소설은 대부분 그 몰입감으로 인해 책이 끝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소설 읽기를 즐겨하진 않습니다.
한 번에 4~5권의 책을 동시에 어딘가에 펼쳐놓고 읽어대는 잡스런 습관 대비,
소설, 특히 재미있는 소설은 과몰입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설을 많이 읽지도 않거니와
어떤 특정 작가의 책들을 기다리면서 다 찾아 읽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 읽는 작가가 몇 있는데, 이 작가가 대표적입니다.

2년전인가, 처음 읽을 때에도 너무 강렬한 인상을 받았는데
(저는 거꾸로 처음에 28년을 읽고, 그 다음에 종의기원을 읽은 다음에야 이 분이 다 같은 작가임을 알기도 했어요. 한 마디로 무식한 거죠..ㅠ) 2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여전히 강렬하고 쉽게 빠져나오질 못했습니다.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머리속에서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감탄만 하면서요.
이미 아들을 둘 둔 아버지였기 때문에, 반대로 울 아부지를 생각하면서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
단 한 순간의 실수로 정말 옴짝달싹할 수 없는 스스로의 덫에 걸려버린 가련한 가장..
어찌보면 자신의 실수에 대한 피해자인데 거꾸로 악마같은 가해자로 변해버린 그 놈으로부터 아들을 지켜내기 위한 사투.
7년전 마지막 밤이 오늘까지 연결된 이야기.
내가 죽어야지만 아들을 구할 수 있는 다음 막이 시작될 수 있는 현실..
그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아버지를 원망만 하던 아들.
...
영화 예고편에 나온 장동건과 유승룡은 소설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만든 이미지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치만 나름 영화는 영화대로 소화했으리라 기대합니다.
모두 훌륭한 배우들이니 영화에서 역시 기가 막힌 긴장과 스릴을 주겠지요.
28은 영화로 만들기 어렵겠지만, 종의기원은 충분히 영화로 만들 수 있을 거라서 그것도 기대해 봅니다.

16년에 '종의기원'이 있었으니, 내년이면 또 엄청난 신작을 들고 올 것인지라, 그것도 기대되고요.
정유정 소설은 진짜 읽어볼 만 해요..

2018.03.21. 봄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추웠던 수요일 오후.

7년의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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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소설 원작을 어떻게 보여줄지 큰 기대가 됩니다. 큰 기대만큼 실망이 크지 않았으면 합니다.

예..저도 비슷한 마음이요.. 하지만 기대를 해도 되는 배우들인지라 괜찮지 않을까 해요...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