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구분법과 종으로 나뉘는 진화의 법칙을 간단하게나마 알아보았다. 이젠 되돌아가서 호모 사피엔스의 인지혁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지혁명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그들이 홀로 살아남은 이유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책 《사피엔스》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인지혁명'을 겪었다고 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들에게 인지혁명이 일어났고, 다른 인간 종보다 집단으로써 우세해졌기 때문에 홀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여러 책들을 읽어봤는데 대부분의 책에서 '인지혁명'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듯했다. 인지혁명의 계기는 '언어'로 보았다. 정보를 주고받기 위한 간단한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 말이다. 간단한 언어는 지금의 원숭이들도 하고 있다고 한다. 본문을 인용해보자.
“인지혁명이란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무엇이 이것을 촉발했을까? 우리는 잘 모른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이론은 우연히 일어난 유전자 돌연변이가 사피엔스의 뇌의 내부 배선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언어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피엔스》 p.44
의사소통 그 이상의 것, 이른바 이야기다. 수다라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의 집단 내부의 누가 어떤 일을 했고, 그 결과 무슨 일이 벌어졌으며, 그래서 그(그녀)의 품성은 이런 것 같다 등의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나눴을 것이다.
그들은 이런 이야기를 속에서 누구를 믿어야 하고, 누구를 믿지 말아야 하는지의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 발달된 언어들은 단순히 '저기에 사자가 있다'라는 정보 전달을 넘어선다. 사자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을 더욱 디테일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상세한 묘사 덕에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지 의논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풍부한 언어는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발명품(물질적인 것이든 비물질적인 것이든)도 만들어낼 수 있었던 모양이다. 다시 본문을 인용해보자.
“그들은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까지 배, 기름등잔, 활과 화살, 바늘(따뜻한 옷을 짓는데 필수 도구)를 발명했다… (중략) 종교와 상업, 사회의 계층화가 일어났다는 최초의 명백한 증거 역시 이 시기의 것이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이런 전례 없는 업적이 사피엔스의 인지능력에 혁명이 일어난 결과라고 믿는다.”《사피엔스》 p.43
간단히 말해 인지혁명은 가상의 것을 생각해낼 줄 아는 능력이다. 즉, 신화나 전설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더 많은 수의 집단생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른 인간 종과 1:1로 붙었다면 졌을지 모르지만 집단 : 집단으로 붙으면 게임이 안됐던 것이다.
실제로 신체적으로는 네안데르탈인이 훨씬 우세했다고 본다. 하지만 그들은 멸종당했다. 고릴라 천 마리를 한 곳에 모아두면 난리가 나겠지만, 서로 모르는 인간 천 명을 한 곳에 모아두면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될 것이다. 이렇게 모일 수 있는 핵심은 '신화'였다. 생각은 언어에 의해 범위가 규정된다.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것을 인간(호모 사피엔스)은 서로 공유하고 신뢰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학계에선 이를 ‘픽션’ ‘사회적 구성물’ ‘가상의 실재’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렇게 인간은 점점 더 큰 규모의 사회생활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현생 인류의 학명이 슬기로운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