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사랑에 빠졌습니다(부제:미친 미모)

in #kr-newbie7 years ago (edited)

저는 눈이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저의 심장을 사정없이 저격하는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지금 이순간도 그녀의 모습이 아른아른거립니다
보시면 반하지 않을수 없는 바로 그녀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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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은 봄이. 세상 빛을 본지 90일.

그동안 저는 애견과 애묘를 함께 하는데 따르는 엄청난 책임감을 너무 잘 알기에 입양을 고민만 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렸을적 엄마가 아메리칸 코카스파니엘과 작별하실 때 얼마나 힘들어하셨는지 옆에서 보아서 그때 저는 절대 애완동물과 함께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죠

그런데 눈이 펑펑 쏟아져내리던 어제의 늦은 저녁.
지겨울법한 눈이 가로등에 비쳐 이번 겨울의 마지막 눈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자 왠지 모르게 그 쏟아지는 반짝거리는 눈들이 너무 아름답다고 느껴진 바로 그 순간이었을겁니다 마법처럼 평소 지나던 거리가 따뜻하고 포근해 보였습니다
거리에 있는 애견샵들을 지나치다가 번뜩하고 어떤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차를 돌려 주변은 어둑어둑하지만 가로등 하나가 따뜻하게 비추는 구석 모퉁이에 덩그러니 다른 샵들과는 멀리 떨어져있는 애견샵 한곳에 차를 댔습니다 터벅터벅 눈을 맞으며 아무 생각없이 그곳에 있는 녀석들을 밖에서 바라보았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좁은 그 공간에 있는 그 녀석들이 참 안되보이고 그 어린 생명들을 '거래'하는 그 공간이 인간으로서 미안해지는 마음이었을겁니다 그런데 어제의 어제 그 순간은 참 신기했습니다 그 오물거리는 그 생명들에 대한 경외감과 신비로움으로 그냥 그렇게 멍하니 바라만 보았으니까요

"추운데 들어오셔서 보세요"
눈이 부리부리한 잘생긴 젊은 남자 사장님이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눈을 맞으며 서있는 저를 이끕니다
'그래 그냥 둘러보는거니까'

자고 있는 녀석들은 자고 있는 녀석들대로 깨어있는 녀석들은 깨어있는 녀석들대로 나름의 에너지를 풍기며 저를 반깁니다
그렇게 한마리 한마리씩 쭈욱 구경을 하는데 저 끝에 따로 떨어진 공간에 강아지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보통의 녀석들처럼 꼬리를 치지도 점핑을 하며 반기지도 않고 가까이 다가가도 가만히 앉아만 있는 그 녀석. 굉장히 귀여운 외모를 가진 그 녀석의 금빛목걸이가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함께 뭔가 굉장한 반전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의 그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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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의 사랑은 시작되어버렸습니다
마법같았죠 아무것도 아닌 시작으로 이렇게나 커져버린 마음을 제 스스로가 지금도 믿어지지 않으니까요

잘생긴 사장님이 챙겨주시는 각종 애견용품을 주섬주섬 트렁크에 넣고 이제 차에는 캐리어 안에 조심스럽게 넣은 그 녀석과 함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날 저녁 우리만의 첫 드라이브를 즐겼습니다

"엑엑"
그 조그만 다리가 바르르 떨리며 몸을 간신히 지탱했지만 흘러내리는 구토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30분씩 12번..
저녁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구토를 하다가 지쳐쓰러진 그 아이를 너무너무 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내 욕심이었다.. 내 욕심이었어..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아 거실에서 침대 옆으로 보금자리를 옮기고 계속되는 구토 끝에 3시30분쯤에는 보통의 변과 함께 설사를 주르륵하는 소리에 다시 눈이 떠졌습니다

9시 30분에는 애견샵에 전화하니 애견가정에서 출산한 너무나도 건강한 아이였고 구토나 설사는 샵에서 전혀 없었다고 멀미증상인것 같으니 안정이 될때까지 조금더 지켜보시라는 말을 들었고, 11시30분에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광주에서 24시간으로 운영되는 동물메디컬센터에 연락했으나 같은 이야기를 듣고 조금더 기다려보기로 했으나 새벽까지 이어지는 그 어린 생명의 몸무림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극한의 집중력으로 작은 움직임과 그 작은 숨소리에 귀기울였습니다 그것밖에는 해줄수 있는 것이 없더군요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떠나가면 어떻게하지 하는 생각이 들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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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고 구토증상은 멈췄으나 여전히 힘없는 모습으로 물에 불린 사료도 거부하던 그 아이를 위해 애견샵이 여는 오전 10시에 맞추어 연락을 하고 조심스럽게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행여나 불편하진 않을까 또 멀미는 하진 않을까 부모님이나 이모들과 여행 다녀올때 조심히 운전하려고 노력하던 것에 비해 10배 100배는 더 신경써서 조심히 운전이 되더군요

그렇게 조심스럽게 애견샵에 도착해서 사장님의 아내로 보이는 젊은 사모님의 품에 안긴 녀석.
한쪽에 따로 마련해둔 공간에 놓아두자마자...

미친듯이 뛰어놉니다...........
사모님이 사료를 한웅큼 주자 미친듯이 먹습니다.........
그렇게 세번을 주는걸 모조리 다 먹어치우고 꼬리까지 살랑살랑 흔들고 점핑합니다...
아나.. 얘 좀 보소..
사료를 불려서 한톨씩 먹여볼려고 그렇게 애썼는데도 안먹더니 여기선..
봄이 이 삭희군색희...ㅠㅠ 서운한 마음이 들려던 찰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아픈게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정말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미안해집니다 이 아이에게는 낯선 사람에 낯선 환경이라는 사실을 망각했고 저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데리고 갈때 품에 꼬옥 안고 체온을 나누고 안정감을 주지 못한 것이 정말정말 미안했습니다
봄이야 미안해 정말..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 다행이야...

봄이가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안정을 취할때까지 샵에서 돌봐주신다기에 그러시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샵에서 함께 있었던 아이중에 눈에 들어오는 다른 한 아이와 함께 이번주 15일에 봄이를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친구와 함께라면 서로 의지도 되고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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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눈앞에 아른아른 거릅니다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오늘 당장이라도 다시 데려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저 멀리 외국으로 떠난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이럴까요
지켜주지 못해서 더욱 애틋하고 생각할수록 대견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문득문득 <삭희군색희=봄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들기도 합니다ㅎㅎㅎ

다시보는 그날까지 도저히 못기다릴것 같습니다
시간이 날때마다 보러 가야겠어요!
나이가 들어 두 눈이 멀고, 걸으면 진물이 나서 걷지 못할때가 되면 변함없는 사랑으로 곁에서 눈과 발이 되어줄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집니다
이렇게 서로 늙어가자 봄이야 여름아~~
잘 늙자 그리고 햄볶하게 오래오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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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아구 기여어요 기여어요~

하루종일 생각나요ㅠㅠㅠ

아이쿠~그녀가 넘 귀엽네요ㅎㅎ 빨리 낫기를..!

바닐라님의 응원을 받아 곰방 건강찾을거예요!^^ 감사함당~^^

봄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게 생겼어요~>_<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봄이와 오래오래
행복한 가정 꾸리시길 바래요~^^*

방금 샵에서 연락이 왔는데 샵에서도 토했다고 하네요..ㅠㅠ 설이후에 데려가는게 좋을것 같다셔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부디 건강해지길 바래봅니다

헉 그래요..... ???혹시 동물병원에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토를 계속하고 설사까지 하면... 걱정되네요 ㅠㅠ

샵에서 간단한 검진을 하고 이상이 있다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한번 연락해봐야겠어요ㅠㅠ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넘넘 귀여워오 ㅠㅠㅠ 빨리 나았으면 좋겠어용 에구구
얼마나 보고싶으실까요 ㅠㅠㅠㅠ

느므느므 보고싶어요ㅠㅠ 하는 일이 12시에 끝나서 내일 오전에 다녀오려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ㅠㅠ

어이쿠 심쿵하는 뭉뭉이 사진이에요 +_+

아구아구 이뻐죽것어용ㅎㅎㅎ

어우 ㅜㅠ 너무 예뻐요 ㅜㅠ
저도 언제나 반려견을 꿈꾸지만 원룸생활하는 독거 회사원이라~
쉽지가 않네요~ ㅎㅎ 봄이 건강하게 자랄거에요! 놀라셨겠어요 ㅠㅜ

봄이의 눈동자에 보팅합니다!

사장님이 어제 봄이를 댁에 데리고가서 계속 체크하셨다해요ㅠㅠ 좀전에 샵에 갔는데 봄이 데리고 병원 가셨대서 만날수 없었습니다 병원도 가고 상태를 계속 체크해야해서 설 끝나고 봄이랑 여름이랑 데리고 가라하시네요.. 사진 볼때마다 그립습니다..ㅠㅠ

샵이 어디인지 참 책임감 있는 사장님이시네요~
강아지 좋아해서 여기저기 알아보다 이야기 들어보면 문제 없었다 모른다 하는 분들이 대다수인데 ㅜㅠ 설 지나고 돌아온 봄이 이쁜 모습 기대합니다!

와웅 기분좋은 댓글을 보니 제 기분까지 너무너무 좋아지네용!^^ 이쁜 모습으로 돌아오면 소식 전해 드리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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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회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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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스티밋의 시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