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언어의 주류는 표음문자(表音文字)와 표의문자(表義文字)로 나뉜다. 몇년 전인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언어 중에서 그 우수성을 따져 상을 주는 세계 언어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한국어가 1등, 인도 주류 언어 중의 하나가 2등, 3등은 영어였다. 순위로 따지자면 그저 하나 차이이지만, 1등과 2등과의 우수성에 대한 차이는 엄청나다. 특히 영어가 표현하는 소리와 한글은 거의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차이가 있다. 한국은 한글 하나만으로도 한민족의 우수성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미국의 유명한 언어학자인 시카고대 교수 제임스 멕콜리는 1966년 미국 언어학회 기관지 "language"에 다음과 같은 글을 발표했는데, "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위대한 글자인 한글을 전 세계언어학계가 찬양하고 한글날을 기념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타당한 일이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다. "라고 했다.
미국의 한글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매년 학생들과 함께 한글날을 기념하여 파티를 한다고 한다. 한데, 우리 글 중에 한문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거의 70%에 육박한다. 그야말로 표현은 한글로 하지만, 생각의 원천은 한문(漢文)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글은 그야말로 세계 제일의 표음문자와 세계 제일의 표의문자가 조합된 것이다. 그러면 표의문자인 중국어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알아보기로 하자.먼저 단점을 알아보자. 중국어는 표기할 수 있는 소리를 숫자로 따져 보자면, 500 여 내외이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능력이 500 개 내외에 갇혀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한글로는 자유롭게 표기할 수 있는 소리를 표현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상당부분 외래 용어인 경우, 소리로 표현하기보다도 뜻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의 경우, 전뇌(電腦- 전기를 가지고 작동하는 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계), 미니스커트(mini skirt ) 의 경우, 迷你裙 (중국어 발음- mi ni qun -미니췬) 迷: 미혹하게 하다 你: 당신 裙: 치자. 당신을 미혹하게 하는 치마. 이 경우 발음이 영어의 mini 와 동일하면서 미니 스커트가 남성에게 주는 효과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주파 (酒吧: 술집 혹은 "빠 -bar ") 술마시는 "빠 - bar"를 말하는 것으로 술과 "빠"의 뜻을 조합해서 만든 말이다. 맥도날드( 麥當勞:중국어 발음은 "mai dang lao- 마이 땅 라오" MacDonald: 맥도날드(헴버거) 이러한 발음은 영어를 사용하는 원어민이 들었을 경우,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 차릴 수 없다. 물론 한국어는 비슷하게 발음되니 알수 있을 것이다.
중국어 발음의 제약은 특히 중국어로 되어 있는 서양 역사에 관한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역사란 바로 전쟁사와 다를 바 없이 전쟁이 벌어졌던 상황과 떼어낼 수 없다. 전쟁이 벌어졌던 외국지명을 중국어로 표기하면, 사전을 찾지 않고서는 어느 곳인지 가늠할 수 없다. 때에 따라서는 읽고 나면 모호한 개념만 남게 된다. 예를 들자면, 독일 "뭰헨"의 경우, 영어로는 "Munich - 뮤닉", 독일어로는 "Munchen - 뮨천" 중국어로는 "慕尼黑 - 무니헤이 (mu ni hei)". 이 경우 한국어도 원어 발음과 차이가 있지만, 중국어는 원어와 전혀 다른 발음을 하게 된다. 그래도 독일의 큰 도시이기에 사전을 찾으면 무슨 지방인지 이해할 수 있지만, 만약 유럽의 작은 도시나 지방일 경우, 그 중국어로 표기된 것으로는 어느 곳인지 알 수 없다. 또한 중국인의 이상한 자존심인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지방명 옆에 영어발음이라도 표기하면 좋을련만 거의 그렇게 친절하게 표기하는 경우가 드물다.
현재 대륙의 중국어는 1958년 모택동이 문자개혁을 단행한 결과이다. 우선 번자체(繁體字 - 획수가 많아 사용하기에 번거롭다고 해서 붙인 이름)에서 간자체(簡體字 - 획수가 적어 쓰기에 간편하다고 해서 붙인 이름)로 변화를 시도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세월로 말하자면 벌써 60년이나 되었다. 지금도 중국 대륙에서는 학자간, 혹은 민간에서 간자체에 대한 논란은 끓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논하기로 하겠다. 간자체의 장점은 획수를 줄이는 것인데, 그 당시 많은 학자들이 동원되어 나름 체계를 갖추어 토론과 연구를 거쳐 만든 것이다. 하지만, 글자의 축약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나라 국(國)의 획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보통 이렇게 囯, 임금 왕(王)을 넣으나, 봉건주의적 사상이 있다고 해서 구슬 옥(玉)을 넣어 표기하는데, 이 구슬 "옥"의 뜻은 국가의 의미인 나라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 또한 사랑 애(愛) 를 “爱” 로 표기하는데, 사랑에 마음(心) 이 빠지고, 친구 우( 友)로 대체하였으니, 글자의 원 뜻과 전혀 맞지 않는다.
그야말로 마음 없이 우정으로 대하는 것이 사랑인지? 중국 글자는 중국인들이 수천년의 문화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형성되어 발전되어 온 것이다. 글자 하나에도 수 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농축되어 있다. 단순한 획수를 줄이고자 그 농축되고 예술적인 의미를 말살해서 되겠는가? 많은 논쟁을 낳을 수 밖에 없다.
중국문자 개혁은 중국에서 공산혁명이 성공하고 나서 바로 내놓은 정책 중의 하나이다. 그 본뜻은 많은 무산계급의 문맹률을 낮추고자 한 것이나, 가만히 생각하자면, 중국인의 문맹은 봉건주의의 제도에서 대다수의 평민이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해서 생긴 원인이 훨씬 크다. 이에 얽힌 이야기 역시 또 다른 커다란 토론 주제이므로 여기선 생략하기로 하겠다.
작금의 세계는 컴퓨터의 보편화로 인해 수 많은 횟수를 가진 한자의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였다. 이제는 일일이 손으로 쓸 필요가 없고 자판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면 모든 글자를 손 쉽게 필기할 수 있다. 아마도 당시 모택동이 지금의 상황을 미리 예상했더라면, 굳이 문자개혁이라는 기치를 들고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아주 전문적인 글입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음에 나올 글들이 기대 됩니다.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디지털시대가 찾아오면서 직접 손으로 한자를 쓸 줄 아는 중국인, 일본인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한자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앍었습니다!!!
저도 중국어 배웠었어서 동감되는 글이였어요!
팔로우 하고 갈게요! 자주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