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의 장점은 장구한 역사성과 광범위하고 심오한 문화를 통해 형성되어 왔다. 그 장점은 세월의 무게를 견뎌왔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사용하는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지구상에 고대의 상형문자를 형성했던 중동 지방의 문자는 현재는 죽은 문자로 남아 있을 뿐 사용하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한자만이 고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변혁과정을 거쳐 살아 있는 문자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고등학교 국어교육을 충실히 받으면 과거 2000년 전의 문장을 읽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얼마 전 대학 논술 시험에서 갑골문만을 써서 논술 시험지를 완성하여 그 평가하는 교수진들에 의해 높은 평가를 받아 특례입학을 한 학생이 있었다. 이는 고대 상형문자인 갑골문이 현재 사용하는 문자와 연속성과 연관성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한문의 장점은 이루 말로 다 형언할 정도로 많다. 특히 표음문자를 가진 한글을 보충하는데 이 만큼 좋은 표의문자도 없다. 앞서 말했듯, 한글은 바로 세상에서 제일 휼륭한 우리 글과 세상에 제일 우수한 표음문자인 한자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그 형성과정에서 몇 번의 글자 변형과정을 알아 보기로 하겠다.
중국어는 갑골문(거북의 등껍질에 새겨진 문자- 상주시대(商周時代- BC 3000 년전) - 금문(金文 - 청동기에 새겨진 문자/ 서주시대(西周時代)) - 전서(篆書 (大篆,小篆) - 춘추전국시대, 진시대-진시황)- 예서(隷書 - 한나라( 漢) AD 200年 - 초서(草書 - 당나라(唐朝) AD 618 · 907 ) - 해서(楷書 - 당나라 ) - 행서(行書 - 한나라 유덕승이 고안해 냄 漢代劉德升 )
갑골문 - 위의 발전과정에서 보듯이 지금까지 걸린 세월은 거의 3000년에 달한다. 갑골문 이전의 문자는 사물의 실물 형상에 가까운 그림에 가까웠는데, 문자화로 변화는 과정의 첫걸음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갑골문에 있어 중요한 의미는, 이미 이 단계에서 한문의 특성인 형상(形), 뜻(意), 뜻과 뜻이 합쳐 이룬 또 하나의 의미(會意)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日)과 월(月)이 합쳐져 명( 明)이 되는데, 객관적인 사물의 상황이 밝음을 뜻하는 것 뿐만 아니라, 머리가 총명하거나 지혜에 밝음에도 명석(明晳)하다는 말로 표현한다. 이는 형상을 의미하는 도형적(圖形的)인 의미에서 추상적(抽象的)인 의미로의 발전을 뜻한다.
금문( 金文 ) - 금문은 상주후기(商周後期) 서주(西周) 시기에 발달한 문자로서, 주로 제사를 드릴 때 사용하는 청동으로 제작한 예기(禮器)나 종(禮) 등에 새겨진 문자이다. 이 시기의 문자부터 글자 모양과 굵기, 끝 마무리, 획수 등에 변화가 있었다.
전서(篆書) - 전서는 춘추전국시대와 진나라(진시황이 건립한)를 거쳐 발전된 문자로서, 과거 문자의 원형과 굴곡을 직선화하고, 규격화하여 보다 단정한 사각형의 틀을 갖춘 문자로 변화하였다. 전서가 쓰이던 시기에는 대체로 여덟가지 문자형태가 쓰이고 있었는데, 병기 등 철기로 제작된 무기 등에 글자를 새겨 넣는 작업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각부체(刻符體) "를 썼고, 일반적인 관방 문서등에는 소전(小篆)을 썼다. 특히 진시황의 등장으로 인해 중국 문자발전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데, 바로 전국 각 지방마다 각기 다른 문자의 통일이였다. 그는 "차동궤, 서동문(車同軌, 書同文) "를 주장하였는데, 이는 전국의 모든 마차 등의 규격과 이에 맞는 도로를 통일함으로써 통행의 편리를 도모하고, 각기 다른 문자를 하나의 같은 문자로 통일함으로써 통일된 국가 정책을 시행하는데 필요한 정지작업이였을 것이다. 특히 당시 진시황이 실시한 문자 통일은 지금의 중국을 형성하는데 적게 않은 공로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만약 그 당시 그러한 조치가 없었다면, 지금의 중국은 각기 문자를 달리하는 유럽국가와 같은 분열된 대륙이 되었을 것이다. 진시황은 문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상이 표출된 책들을 금서(禁書)로 지정하여 관련 책을 불태우고 이단학설(異端學說)로 규정하여 금지하였다. 이러한 조치를 역사서에서는 "분서갱유(焚書抗儒 )"라 하는데, 특히 유가(儒家)와 관련된 책들은 더욱 철저하게 없앴다. 후에 사람들의 구전에 의하거나 일부분의 사상가들에 의해 당시 불태워졌던 어떤 사상들이 전해져 오는데, 그 중에서 어떤 부분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아마도 그 당시의 모든 사상이 그대로 지금까지 전해져 온다면, 오늘날의 중국 문화는 지금보다도 더욱 찬란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전제주의자들이 다양한 사상이나 생각을 가장 두려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예서( 隸書) - 예서의 등장으로 한자는 읽기와 쓰기가 더욱 편리해졌는데, 소전(小篆)에서 나타나는 글씨의 선을 더욱 곧은 글자체로 변화시켰고, 고대 상형적인 글자 형태를 네모다란 형태의 문자 틀로 바꿨다.
초서(草書) - 초서는 주로 주장(奏章 - 상소문)에 주로 사용하였다. 또는 당나라 때에는 서정시를 토로하는데 급히 휘갈겨 쓰는 광초(狂草)가 유행하기도 하였다.
해서(楷書) - 해서는 예서와 초서를 융합한 서체로서 당나라 때 한 때 성행하여 지금까지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글씨 체가 단정하고 한자가 가지고 있는 굴곡의 미를 모두 함유하고 있다. 특히 작금의 인쇄체는 모두 해서체를 변화시켜 사용하고 있다.
행서(行書) - 행서는 한나라 때 유덕승(劉德升)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해서와 초서사이에 해당한다. 오늘날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서체라고 할 수 있다.
- 한자는 형상, 의미, 음율을 모두 갖춘 문자이다. 문자 안에 실물적인 형상, 추상적인 의미, 소리의 높낮이를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그림 글자에서 문자로서의 품격을 갖추기까지 실로 오랜 시간 수많은 문인, 지식인, 기발한 천재, 평민의 소박한 발견까지도 모두 문자화 과정에 일조를 하였다. 예를 들자면, 나무 목(木)에서 목자를 하나 더 붙여 수풀 임(林)을 만들었다. 수풀 임이 단순히 나무가 많은 수풀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단이나 모임을 가르킬 때도 이 임( 林 )자를 붙인다. 아마 영어의 "community"에 해당할 것이다. 바로 무림고수(武林高手 )라는 말이 있는데, 무술하는 모임에서 제일 걸출한 인물을 가리킨다. 무림(武林)을 왜 무계(武界)라고 표현하지 않는지? 아마도 무술은 주로 수풀이 있는 야외에서 몸을 단련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흔히 말하는 교육계(敎育界) 의료계(醫療界 ) 등의 계(界)라는 말은 무림(武林)의 임(林)이라는 뜻과는 좀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계(界)는 일정한 범위를 뜻하는 경계(境界)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의미는 무림(武林)의 단체적인 의미보다 상당히 배타적인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 무술 영화에서 흔히 강호(江湖)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바로 이 "강호"는 무림 고수들에 있어서 조직이나 단체가 어떤 의미라는 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원래 이 말은 도가(道家)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 에 나오는 말로: "相濡以沫,不如相忘于江湖 " , 이 말은 "물이 없어 흙바닥에서 함께 거품을 뿜어내는 (물고기) 신세보다 차라리 각자 살길을 찾아 넓은 강이나 호수로 제 살길을 도모하자"라는 뜻이다. 우리는 이 말 뜻에서 고대 무술을 연마한 인재들의 삶이 어떠한지 알 수 있고, 그들이 속한 조직이나 단체의 취약한 운명을 가늠할 수 있다. 정치적 권력이나 권한이 없는 그들의 조직은 단지 무림(武林)에 그치고 무계(武界)라고 할 수 없는 비애가 숨어져 있다.
수풀 임(林)에 다시 목(木 ) 을 붙이면, 삼림의 삼(森 )이 된다. "임"보다는 더욱 큰 울창한 삼림을 뜻할 것이다. 또한 사림이 나무 밑에 쉬고 있으면, 휴식할 때의 의미인 휴(休 =人 + 木 )가 된다. 한데, 중국인들은 글자를 조합할 때 같은 문자를 세 글자 이상은 붙이지 않는다. 셋을 쓸 때 이미 많은 것을 뜻하고, 같은 문자가 셋이 붙어 표현하고 있는 문자는 대부분 정도나 의미에 있어 지나치거나 부정적인 것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불 화(火)가 셋이 붙어 염(焱)이라고 하고, 이 경우 불 "화"가 둘이 있는 염(炎)보다 왕성한 불을 뜻하고, 이미 인간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불길을 의미한다. 계집 녀(여)가 셋이 합쳐지면 간(姦)이 되는데, "간사하다" "교활하다" "간통하다" 등의 나쁜 뜻으로 쓰인다. 왜 여자 셋이 모이면 교활하게 되고 간사하게 되는지? 이 모두 봉건시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한문은 글자의 형성과정과 의미를 탐구하면 쏠쏠한 재미를 느낄 것이다.
한문은 처음 배우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일단 배우고 나면 그 응용하는 의미와 쓰임새가 무궁무진하고, 심오한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중엔 심취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표의문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예전에 우연한 기회에 도서관에서 대만 여자와 담소한 적이 있는데, 그 여자는 당시 22세로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데, 그 녀가 보던 책은, 내용이 상당히 심오한 불교에 관한 책이였다. 그 내용이 심상치 않아 읽고 이해하느냐고 물었더니, "이해한다"고 대답하였다. 그런 종류의 책은 번역하기도 어렵지만, 번역물이라도 아마 한국 왠만한 인문학적 소양이 없는 대학생은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같은 연령층이더라도 표의문자권에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준이 확실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문이 내포하고 있는 함축적인 의미는 그 어떤 언어도 비교할 수 없다. 중국문화의 전체 덩어리는 인문학으로 출발해서 인문학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인체를 다루는 중의학 역시 중국 인문학에서 파생된 가지이다. 따라서 중국어를 배워 그들의 과거를 보지 않으면 진정 중국을 알 수 없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madlife님~ 고맙습니다. 잘 배우고 갑니다.^^ 중국어 이야기 시리즈 계속 올려주시면 제가 운영중인 프로젝트 어문학 강좌에 탑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왕성한 중국어 강좌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복 받을 겨!
Tak paham tulisannya
잘 보았습니다. 재미있습니다.
Beautiful
우왕 진짜 전문적인 글이군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