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썰을 풀어보자면
제 직업은 치과 기공사 입니다.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은 참 재밌기도 하지만 고된 직종 중 하나지요
근래에는 기공계에서도 퇴근시간을 많이 지켜주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만..
여전히 그렇지 못한 곳도 어마어마하게 많죠
전 다른직종에서 일을 경험해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아. 물론 알바는 이것저것 많이 했었지만, 정규직으로 일한적은 치과기공 빼고는 없네요
다른 업종에서 일하시는분들께는 징징대는 소리로 들릴수도 있으니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유년 시기에 생기게 되는 영구치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그말인즉슨, 평생 단 한개씩의 치아만을 가지고 요즘같은 100세 시대에 버티면서 갈비를 뜯어야 한다는거죠
정말 무자비한 상황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고기를 씹어줘야되니까요) 아주 오래전부터 치과기공기술은 존재했습니다.
.
인간의 본성중에 먹는것에 대한 욕구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기에 치과 기공술은
자연스럽게 발달하였을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지금은 저렇게 조악한 수준이 아니라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되어왔죠
제가 얘기하고싶은건 사실, 치과기공이 얼마나 어떻게 발전해와서 인류에게 심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혜택을 주었는지를 말하고 싶은게 아니라 , 직업군에 관한 고찰입니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에 약 19개교 정도가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한해 평균 1000명 정도의 면허합격자가 배출 됩니다.
하지만 이중에서 치과 기공일을 3년이상쭉 하는 경우는 30% 정도..? 인 현실이죠(체감상으로는 더 낮다고 판단됩니다.)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제 첫 월급은 30만원 이었습니다.
일을 배운다는 명목으로 한달 열심히 기공소에 나가서 월급날 제 손에 쥐어쥔돈은 그정도 였었죠
제가 어리석은건지 , 무뎠던건지.
그때는 다 그렇게 하는줄 알았습니다 ㅎㅎ 언젠가 내가 일을 배워서 잘하게 되면 다 보상을 받게 되겠지 하면서요
그렇게 3개월 후에 수습이 끝나고 저는 70만원을 받게 되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3개월 못버티고 나가는 신입들이 많으니까 일부러 수습기간때는 그렇게 준다고 하더군요
뭐 각설하고...
요즘 워라밸 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거에요
90년 이후 출생한 분들은 아마도 일 과 삶 을 중요시 여기는 사회흐름을 더욱더
피부로 느끼고 계실거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먹고 살기도 더 힘들어졌죠.
때문에 더더욱 제조업이 경기가 바닥으로 가고 있는 한국 상황에서는 치과기공업계가 힘든게 사실입니다.
여지껏 값싼임금과 과도한 노동시간으로 버텼었는데.
그마저도 이제는 깨어있는 분들의 노력으로 바뀌어 가고있지요(정말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수 없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앞으로 치과기공사의 고용전망은 늘어날것으로 나타나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다릅니다.
어려워요.
치과기공소는 거의 대부분의 사업장이 개인사업자 이기에,(법인 사업장은 총 기공소 개소된 숫자대비 극소수로 알고 있습니다. )
5인미만 사업장이 대부분이고 거기서도 1인 기공소가 어마어마 하게 많죠
이 얘기를 풀어보자면..
일단 노동법에는 5인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위배되지 않는 사항들이 꽤 있습니다.
- 정당한 이유 없이도 사용자의 임의대로 해고될 수 있으며,
- 부당 해고를 당해도 구제받을 수 있는 방안이 없고,
- 근로시간에 제한이 없으며,
-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이 제외되며,
- 연차유급휴가 및 생리휴가가 적용되지 않으며,
- 취업규칙 작성 의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참 상대적인거죠?
영세한 사업주 입장에서는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하다고 하고..
노동자 입장에서는 왜 우리는 보호를 받을수 있는 권리가 한정되어있느냐.
라고 할수 있을겁니다.
경험적인 얘기를 하자면.
출근은 9시 퇴근은 ......??
야근수당? 뭐 그런건 없습니다. ㅋㅋ(야근수당? 그게 뭐죠..먹는건가요?)
9시출근해서 새벽4시에 집에가도 그런건 없어요.
부당해고를 당하기보다는 못버텨서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 이고..
연차따위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도 토요일 출근하는 기공소가 상당히 많아요.
써놓기로는 주5일이라고 써놓고 막상 면접보러 가면 격주 토요일은 출근해야 된다는 기공소도 많고.
마지막 화룡점정으로 근로계약서 작성하는곳이 정말 손에 꼽을정도입니다.
현실이 그래요.
누군가 그러실수도 있겠네요.
근데 넌 왜 아직도 하고있냐?
네... 배운게 도둑질이라 하다보니 익숙해져서 시간이 이리 지나가버렸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이유는
누군가라도 말을해야 알수있잖아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입다물고 지나가면 바뀌지 않아서 그런거죠
어찌보면 애증일수도 있겠네요 ㅎㅎ
자.다음으로는 너무나도 터무니없이 낮은 제조물수가 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중에 치과를 태어나서 한번도 안가신분들은 .... 아마 없..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치과 가면 스케일링 하고 엑스레이 파노라마도 찍어보고 할겁니다.
그러면 친절한 우리 금자ㅆ.. 아니 의사선생님께서는 진단을 막 하실거에요
여기가 충치가 있고 치료를 하셔야되고 어쩌구저쩌구..
부분적으로 금이나 레진, 치아색깔로 때우는 것도 생각보다 비싸죠?
그래서 요즘은 치아 보험 많이 드시는데.. 보험료 다 내는 기간 생각하면 사실 거기서 거기인거같아요.
아무튼..
금으로 부분적으로 때우는것을 골드인레이 라고 합니다.
네 요거요.
요게 아마 치과 가면 가격이 20만원대 정도 할겁니다.
치과마다 차이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거같은데,
일단 치과기공소에서 이 골드인레이를 제작해서 납품하는데 받는 제작단가가 ...
만원 정도 할겁니다.
그 이하일수도있어요 ㅋㅋ
가격 후려쳐서 덤핑치는 기공소들 중에는 만원에 2개 납품하는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편의점인가..1+1을 해버리네ㅠㅠ
또한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금니, 골드크라운.
이건 한.. 15000원 정도 할겁니다.
치과에서는..40만원정도?
차이가 꽤 나죠?
마진 부분에서 차이가 극명하게 나네요.
뭐.. 임플란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임플란트 수술비+보철 가격 해서 100만원정도 한다고 하면
거기에 들어가는 보철 제작 단가는 5만원정도 보시면 될거에요.
오.. 그래도 하나에 5만원이야? 괜찮네~ 라고 하시면 안됩니다.
임플란트 보철은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재료비와 인건비, 그리고 고려해야되는 사항이 더 많아요.
교정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러한 현실에 치과기공사의 월급은 항상 제자리 일수밖에 없고, 신규재직자는 참담한 현실에 면허를 따고도
일을 안하는 현상과, 남아있는건 극소수의 사회초년생들과 ..우리때는 원래 그랬어 라고 떠드는 꼰대들 ㅋ
점점 악순환으로 가는것같습니다.
여튼.제가 이렇게까지 설명을 한 이유는
제조 단가의 마진율이 현재로써는 바닥을 치고 있기에 기공계의 현실은 참 어려운게 맞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있죠
어떤분들은 치과에서 하는 이벤트에 원래 임플란트 하는데 150만원인데~ 이번달에는 이벤트로 80만원에 해준대~
완전 싸게 했어 대박.. 이라며 좋아하시겠지만 , 싸다고 다 좋은건 아니라는것만 말씀드리고싶네요..;;
게다가 치과 치료는 비싸다 라는 인식을 더욱 자각하지 못하도록 치과보험이라는 상품을 내밀어서 매달 소액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면 큰돈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고 광고를 하고있습니다.
어떤 전문적인 분야를 일반적인 대중들이 인식을 갖고 서비스를 받는것과 그렇지 않은것의 차이는 크다고 봅니다.
그러기에 제가 자꾸 이렇게 끄적이고 있는 거구요.
치과기공과를 나온 학생들이 물론 의대를 간 학생들보다 수능점수가 부족해서 진학한건 맞겠지만
거기서도 뜻을 지니고 열심히 공부해서 치과기공사면허를 따고 사회로 진출하는 분들에게는 현실이 너무 빡빡하다
는 말을 하고 싶은거에요.
변화하기 위해서는 대중들의 인식과 정부의 정책들이 따라줘야 되는게 사실입니다.
물론 그러기에 앞서 시장생태계를 치과기공사들이 원활하게 조성해줘야 되는건 당연한 얘기이구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면 참 좋겠어요.
휴..요즘 다른 업계들도 많이 힘든것같아요.
직장인분들은 그들 나름대로 비싼물가에 , 억 소리 나는 집값상승에 허덕이고..
장사하시는 분들은 뭐 말할것도 없이 힘드시죠.
출생률이 1명 이하로 떨어졌다는 기사를 얼마전에 보았는데 , 마음이 너무 안타깝더군요
시장경제는 소비자가 소비를 해야 원활하게 돌아갈텐데 . 기업들은 정규직을 줄이고 월급 상승은 요원한 일이고
생산품은 넘쳐나는데 소비를 할수 있는 소비자들은 돈을 쓰고 싶어도 쓸돈이 없는 세상이라니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인플레이션 이지만.. 눈앞에 닥치고 있네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매체에서는 떠들지만, 정작 우리 자신은 그 속으로 어떻게 뛰어들어 살아나가야 할지
가늠을 못하겠어요.
어릴적에는 아버지 혼자서 그래도 4인가족을 먹여 살리셨는데, 지금은 부부가 맞벌이를 해도
힘든 세상이니, 오죽하면 투잡을 뛰어야 된다는 소리가 나올까요?
씁쓸합니다.ㅠㅠ
이 글을 얼마나 많은 분들이 봐주실주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보게 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치과기공사라는 직업군이 이렇게 일을 하는구나 라고 한번쯤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직업이 아니더라도 다른일을 하시는분들중에서도 비슷한 처지에 계신분들, 혹은 더 힘드신 분들이 많거든요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첫글인데 우울돋는 얘기만 쓴것같아 참 그렇네요 ㅎㅎ
다음글은 좀더 밝은 이야기로 채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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